사회

"제2의 네카라쿠배 만들어요"…신촌 유일 IT 창업 동아리 'CEOS' [스물스물]

입력 2021/06/14 09:30
취업 준비생들에겐 '꿈의 직장'
네이버·카카오·라인·쿠팡·배민…
직접 도전하는 IT 창업 동아리
※스물스물은 '20년대를 살아가는 20대'라는 의미의 신조어입니다. 사회 진출을 준비하거나 첫 발을 내딛고 스멀스멀 꿈을 펼치는 청년들을 뜻하기도 합니다. 매일경제 사회부가 대학생과 사회초년생 등 20대 독자의 눈높이에 맞춰 참신한 소식에서부터 굵직한 이슈, 정보까지 살펴보기 위해 마련한 코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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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촌 유일의 IT 창업 동아리 `CEOS` [사진제공=CEOS]

고연봉과 수평적 분위기의 기업 문화를 꿈꾸며 IT업계에 취업하길 희망하는 대학생들이 많다. 이른바 '네카라쿠배당토(네이버·카카오·라인·쿠팡·배달의민족·당근마켓·토스)'로 꼽히는 주요 IT기업은 취업 준비생들의 꿈의 직장으로까지 불릴 정도다.

이런 가운데 스스로 '제2의 네카라쿠배'를 만들겠다며 창업 도전기를 써내려가고 있는 대학생들이 있어 주목된다.


바로 서울 신촌 유일의 IT창업 동아리인 'CEOS'다.

지난 2015년부터 시작한 CEOS는 기획·개발·디자인 역량을 겸비한 열정 있는 대학생들이 모여 실전 창업을 경험하고, 법인 설립 등 실제 창업으로까지 이어진 사례들을 속속 내놓고 있다.

CEOS 13기 운영진인 정시원 회장(연세대 컴퓨터과학과 3학년)은 "IT 창업 동아리라고 하면 보통 공학 계열 전공자가 많을 것이라고 생각할 수 있는데, 의외로 과가 다양한 편"이라며 "그간 활동 멤버에는 경영·경제학과나 체대 전공자도 있었고, 음대에 다니던 분도 있었다"고 소개했다.

CEOS에선 주로 신촌 지역에 위치한 학교(서강대, 연세대, 이화여대, 홍익대)에서 멤버를 선발하고 있다. 보통 개발 파트는 컴퓨터 관련 전공자, 디자인 파트는 디자인 관련 전공자들의 비율이 높고, 기획은 특정 전공에 국한되지 않은 편이다.

또 다른 운영진인 김효진 부회장도 이화여대 심리학과(4학년)를 다니며 연계전공으로 기업가정신을 이수했다. 그는 "전공을 살리지 않아도 각 파트에 필요한 기술이나 실력을 가지고 있다면, 원하는 파트에 지원할 수 있기 때문에 컴퓨터공학 전공인 사람이 기획을 지원하기도 하고, 경제학과인 사람이 개발로 지원하기도 하는 등 정말 다양한 전공이 모이는 곳"이라고 설명했다.

일례로 앞선 CEO 기수 중에선 경제학과를 전공해 마케터를 꿈꿨지만 동아리 활동 과정에서 개발로 진로를 전향해 현재 토스 개발자로 일하고 있는 사례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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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S 오프라인 활동 모습 [사진제공=CEOS]

정시원 회장은 CEOS가 IT 창업 동아리라고 모두가 창업을 목표로 동아리에 들어오는 것은 아니라고 했다. 그는 "지금 당장 창업을 하겠다며 동아리에 들어오는 경우보단 일련의 창업 프로세스를 경험하며 적성에 맞는지 확인하고, 자신의 전공을 넘어 다양한 전공자를 만나 함께 활동하는 과정을 통해 개발, 디자인 등 여러 프로젝트 역량을 쌓으려는 취지가 더 크다"고 전했다.


김효진 부회장도 "나 역시 스타트업을 이해하기 위해 동아리에 지원했고, 지금은 뜻이 맞아 창업까지 하게 된 케이스"라고 말했다.

이처럼 CEOS에선 창업과 취업을 이분법적으로 바라보지 않는다. 이들은 동아리 활동과 관련해 취업 이후 축적된 사회 경험을 토대로 창업에 도전할 수 있고, 혹은 곧바로 실전 창업에 뛰어드는 등 자신에게 맞는 길을 찾아가는 과정이라고 강조했다.

정시원 회장 역시 일단 연구·개발에 뜻이 있어 대학원 진학을 염두에 두고 있는데, 이후 심화된 학습을 해나가면서 그동안 동아리 활동에서 배운 창업 경험을 바탕으로 아이디어 창업을 하는 것이 목표라고 했다. 그는 "창업에 관심 있는 학생들이 모여 활동하기에 많은 동아리 부원들이 직접 부딪혀보며 창업을 경험해보고 있다"면서 "꼭 창업을 하지 않더라도, 창업 관련 경험을 해본 것을 살려 졸업 이후 취업에도 도움이 되었다는 경우도 많다"고 전했다.

현재 스타트업 '두들'을 운영하고 있는 김효진 부회장은 "만약 두들이 유니콘 기업이 된다면 나만의 아이템을 또 창업화하고 싶은 마음이 있다"면서 "내가 내놓은 솔루션이 시장에서 받아들여질 때는 정말 짜릿한 느낌이 든다. 앞으로도 시장과 맞닿아있는 스타트업을 계속해서 키워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그는 대학생 사이에서 스타트업 붐이라고 할 정도로 관심 갖는 학생들이 많아지고 있는 분위기를 전했다. 김효진 부회장은 "CEOS만 보더라도 매년 지원자가 늘고 있는 추세인데, 작년보다 올해 지원자가 25% 이상 증가했다"며 "다니고 있는 학교에서도 스타트업 동아리가 최근 많이 생겨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취업이 어려운 상황인 점도 영향이 있겠지만, 스타트업 자체가 빠르게 변화하고 단순 업무가 아닌 복합적인 업무를 하기 때문에 수요가 높은 것 같다"면서 "특히 쿠팡이나 토스 등 유니콘 기업이 많아짐에 따라 스타트업 성장에 대한 대학생들의 인식이 많이 높아진 것 같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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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S 온라인 활동 모습 [사진제공=CEOS]

-CEOS에선 이런 활동을 합니다.

▷CEOS의 가장 큰 장점은 자체 개발이 가능한 팀을 꾸릴 수 있다는 점입니다. 창업함에 있어 최소한의 포지션인 기획, 디자인, 개발(백&프런트) 파트를 확보하고 있으며, 활동 기간 내에 이 파트별 인원들이 적정 비율로 하나의 팀을 이룹니다.


이렇게 만들어진 하나하나의 팀들은 모두 자체 개발을 할 수 있으며, 이는 학부 수준에서 만날 수 있는 창업 팀 중 제일 완벽한 팀 매칭 풀이라고 자부합니다. 기획, 개발, 디자인까지 모든 파트가 협업해 일하는 경험은 회사가 아니라면 접하기 힘든 환경입니다. 하지만 CEOS에서는 그러한 환경을 자연스럽게 경험할 수 있다는 것이 가장 큰 장점입니다.

구체적으로 CEOS에선 6개월의 정규 커리큘럼을 통해 최소기능제품(MVP)을 제작하는 과정을 거치면서 IT 서비스의 기획·디자인·개발 한 사이클을 경험하게 됩니다. CEOS 정규 커리큘럼은 지난 6년간의 피드백을 통해 계속해서 새로운 활동 기수가 더 린하게, 더 완성도 높은 서비스를 개발할 수 있도록 발전해 나갑니다.

일례로 한 학기 커리큘럼 중 가장 굵직한 이벤트들을 꼽자면 '아이디어톤'을 통해 아이디어를 선정, '해커톤'을 통해 서비스 개발 완성도를 높이고 마지막 'Demoday'에 모든 CEOS 선배님들 앞에서 한 학기 동안 구현한 MVP를 선보이는 행사일 것입니다. 또 각 파트별 스터디도 진행하고 있습니다. 스터디는 각 파트의 전문성을 더 살릴 수 있도록 하며, 파트별로 협업하는 방법(개발자와 대화하는 법, 디자이너와 대화하는 법 등)도 함께 진행하며 활동이 더 편하고 자유로울 수 있도록 합니다.

이를 통해 모든 동아리원들은 기본적인 IT 서비스를 제작하는 것을 넘어 더 큰 시선과 이해도를 얻을 수 있습니다. 또한 스타트업에 잘 모르는 동아리원도 한 학기 활동만으로도 아주 자연스럽게 스타트업에 대한 이해도와 생태계를 체험할 수 있습니다.

아울러 CEOS의 기수 조직도는 회장단, 운영진, 활동 기수 이렇게 이뤄져 있습니다. 각 기수에선 신입분들이 활동을 주로 하시며, CEOS 활동을 수료하신 분들이 운영진을 맡고, 운영진을 수료하신 분들이 회장단을 하고 있습니다. 여기서 CEOS의 장점이 또 드러나는데요. 저희는 매우 수평적인 문화를 가지고 있습니다. 회장단, 운영진, 활동 기수 구분 없이 모두 자유롭고 활발하게 네트워킹이 이뤄집니다. 각 활동 기수분들이 더 자유롭고 더 역동적인 활동을 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이 저희 CEOS 운영진의 미션이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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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의 상상을 현실로, 아이들의 그림들을 굿즈로 제작해주는 서비스 ’두들’ [사진제공=CEOS]

-주목할 만한 창업화 사례는요.

동아리 내에서 매 기수마다 '아이디어톤' 행사를 통해 5~6개의 아이디어를 선정한 다음, 한 학기 동안 아이템을 개발하고 최소 기능 제품(MVP)을 제작해 테스팅을 하게 됩니다. 매 기수마다 평균 12개의 아이디어가 나오며, 그중 5개의 아이템이 CEOS 정규 활동으로 창업화를 거치게 됩니다. 여기에 더해져 활동 기수분들이 자율적으로 타 아이템들을 서브 프로젝트로 진행하시면서 창업화를 하기도 합니다. 이 과정에서 동아리 내부에서 했었던 아이템을 발전시켜서 실제 창업으로 이어가거나, 동아리 내에서 알게 된 사람들로 새로운 팀을 꾸려 창업을 하는 경우 또한 있습니다.

대표적으로 CEOS 정규 활동으로 시작해 법인 설립을 한 팀으로는 '두들'(아이들의 그림이나 낙서를 맞춤형 굿즈로 제작해 주는 서비스)과 '피스오브 무드'(성공러들을 위한 콘텐츠 플랫폼 탑기밀 운영)가 있고, 서브 프로젝트로 계속해서 진행해 법인 설립은 한 팀은 '소타랩스'(나만을 위한 코디 플랫폼 pppper 운영), '알파카 살롱'(시니어들의 취미 공유 플랫폼) 등이 있습니다.

이 가운데 가장 최근의 사례 중 하나인 두들은 최근 pre-seed 투자 유치를 받으며 법인을 설립한 경우입니다. 두들은 아이들의 무한한 잠재력을 응원하는 마음으로 시작한 스타트업인데, 아이들에겐 본인의 그림이 실제로 만들어지는 경험을, 부모님에겐 평생 간직할 수 있는 실용적인 굿즈를 제공합니다.

이 밖의 최근 서비스화된 사례로는 지난해 2학기(12기) 활동 기준 느리게 가는 O2O 편지 서비스 '씨유레터', 비대면 부동산 직거래 플랫폼 '마이홈', 성장하는 사람들을 위한 똑똑한 북마크 콘텐츠 저장소 'Clique', 찾아가는 홈트레이닝 서비스 '찾트', 이웃에게 맡기는 반려견 돌봄 플랫폼 '이웃집 뽀삐' 등이 있으며, 서강대학교 창업 아이디어톤 대상, 서울디자인창업센터 COSTATION, 연세대학교 캠퍼스타운 지원사업에 최종 선정되는 등 다양한 곳에서 아이템과 동아리 부원들의 경쟁력을 인정받고 있습니다.

[고민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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