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1兆 사기극' 옵티머스 김재현 징역 25년

입력 2021/07/20 17:36
수정 2021/07/21 14:07
법원, 1심서 중형 선고

이동열·윤석호 각각 징역 8년
"금투업 윤리의식 모조리 무시"

정관계 로비 수사는 안갯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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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조3000억원 규모 '옵티머스 펀드 사기' 사건 주범들이 1심에서 모두 중형을 선고받았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4부(부장판사 허선아)는 20일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상 사기 등 혐의로 구속 기소된 김 대표에게 징역 25년과 벌금 5억원을 선고하고 751억7500만원의 추징을 명령했다.

옵티머스 이사인 윤석호씨에게 징역 8년에 벌금 2억원을 선고했다. 옵티머스 2대 주주인 이동열씨에게 징역 8년과 벌금 3억원을 선고하고 51억7500만원의 추징 명령을 내렸다. 또 송상희 옵티머스 이사와 유현권 스킨앤스킨 고문에게 각 징역 3년 및 벌금 1억원, 징역 7년 및 벌금 3억원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이 사건은 금융투자업자로서 기본적으로 지켜야 할 신의성실의무와 윤리의식을 모조리 무시한 채 이뤄진 사건"이라며 "이 사건으로 5000억원이 넘는 천문학적인 피해가 발생했고, 안정적 상품이라고 믿은 피해자들에게 충격을 줬을 뿐 아니라 금융건전성을 심하게 훼손시켜 사모펀드 시장이 크게 위축되는 결과를 초래했다"고 판시했다.

이어 "피고인들은 옵티머스 펀드가 기망적으로 운영되고 있음을 은폐하고자 문서를 위조하는 행위를 서슴지 않았고, 조사가 임박하자 증거 인멸을 위해 대응 전략을 논의하고 그 결과를 실행하기도 해 혼란을 줬다"고 밝혔다. 또 "펀드자산이 투입된 사업 채권들에 대한 추징보존명령이 이뤄졌으나 실제 피해금 회수가 불분명하고, 회수까지 상당한 기간과 비용이 소모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검찰은 피고인들의 사기 편취액 전부를 수익으로 보고 자본시장법과 부패재산몰수법에 근거해 수조원에 달하는 추징금을 산정했지만 재판부는 자본시장법에 근거한 추징액은 인정하지 않았다. 자본시장법에 근거해 추징을 하려면 수익에서 비용을 공제한 이득이 산출돼야 하지만, 이 금액을 추려낼 수 없다는 이유에서다.

지난달 열린 결심 공판에서 검찰은 김 대표에게 법정 최고형인 무기징역과 벌금 4조578억원, 추징금 1조4329억원을 구형했다.


또 윤씨에게는 징역 20년 및 벌금 3조4281억원과 추징액 1조1722억원을, 이씨에게는 징역 25년과 벌금 3조4281억원, 추징액 1조1722억원을 구형했다.

김 대표 등은 2018년 4월부터 지난해 6월까지 공공기관 매출채권에 투자한다며 투자자에게 약 1조3526억원을 끌어모은 뒤 자금을 사모사채 인수와 펀드 돌려막기에 사용한 혐의로 지난해 7월 기소됐다.

이 사건은 작년 5월 청와대 관계자 등 여권 인사들이 개입됐다는 이른바 '펀드 하자 치유' 문건이 공개되면서 권력형 비리 사건으로 비화하기도 했다.

옵티머스 경영진에 대해 1심 유죄 판결이 나왔지만 옵티머스 사태 핵심 의혹 중 하나인 정관계 로비 의혹의 실체는 여전히 안갯속이다. 검찰은 로비 의혹 등을 계속 수사 중이라는 입장이지만 명확한 실체를 밝히기는 어려워 보인다는 전망이 나온다.

앞서 검찰은 지난달 9일 결심 공판에서 이번 사건에 대해 "김 대표 등이 자신의 사기 범행을 은폐하려는 불순한 의도를 갖고 이 사건을 정관계 로비사건으로 호도하며 범행을 은폐하려 했다"고 지적한 바 있다. 사실상 이번 사건이 권력형 로비 사건은 아니라고 '면죄부'를 준 셈이다.

관련 수사 역시 용두사미로 끝날 가능성이 높아졌다. 검찰은 '펀드 하자 치유' 문건에 이름을 올린 이헌재 전 경제부총리, 양호 전 나라은행장, 채동욱 전 검찰총장 등을 참고인 신분으로 소환 조사했지만, 불법행위에 관여했는지는 밝혀내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사건 초반 윤씨의 부인 이진아 변호사가 청와대 민정수석실 행정관으로 근무하며 금융감독원의 감찰 무마에 관여한 것 아니냐는 의혹에 대한 수사도 별다른 진척이 없는 상황이다. 현재까지 로비 의혹으로 기소된 정관계 인사는 지난 1월 옵티머스로부터 4700만원을 받은 혐의로 기소된 윤 모 전 금감원 부국장이 유일하다.

[홍혜진 기자 / 류영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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