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네이버 직원 4명중 1명 '직장내 괴롭힘' 당했다

입력 2021/07/27 17:24
수정 2021/07/27 19:31
고용부, 특별근로감독 결과…檢송치·과태료 부과

자살 부른 임원행위 사실로
뺨 때리고 폭언·모욕 일삼아

주52시간 근무제 위반 빈발
연장·야간수당 미지급 통해
3년간 87억 임금체불 적발

네이버, 연장근로 초과 관련
"QR체크인 등 방역업무 쏠려
불가피하게 연장근로 발생"
'직장 내 괴롭힘 네이버 직원 사망사건'과 관련해 고용노동부가 특별근로감독을 실시한 결과, 네이버 직원 4명 중 1명은 직장 내 괴롭힘을 경험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야간·휴일·연장 근무수당 86억7000만원이 체불된 것으로 드러났다.

27일 고용부는 이 같은 내용이 담긴 '네이버 특별근로감독 결과'를 발표했다. 이번 특별근로감독은 지난 5월 네이버 직원 사망사건을 계기로 조직문화와 근로조건 전반을 점검하기 위해 실시됐으며, 지난달 9일부터 이달 23일까지 진행됐다.

조사 결과 사망한 직원은 임원급 상사의 지속적인 폭언과 모욕적 언행에 시달려왔고, 의사결정 과정에서도 의도적으로 배제됐던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행위는 업무상 적정 범위를 넘어 정신적·신체적인 고통을 준 직장 내 괴롭힘이라는 것이 고용부 판단이다.

사망사건 발생 이후에도 네이버 내부 '직장 내 괴롭힘 신고채널'이 부실 운영된 점도 문제로 지적됐다. 네이버가 직장 내 괴롭힘이 명백한 사안에 대해 '불인정' 처리하거나 가해자가 아닌 피해자(신고자)를 소관 업무와 무관한 부서로 배치한 사례가 다수 적발됐기 때문이다.

특히 특별근로감독팀이 네이버 직원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에서 응답자 중 52.7%가 '최근 6개월 내 한 차례 이상 직장 내 괴롭힘을 겪었다'고 답했다. 이 설문에는 전체 직원 4028명(임원급 제외) 중 1982명이 응답했다. 단순 계산했을 때 전체 직원 4명 중 1명 이상이 직장 내 괴롭힘을 경험한 셈이다. 또 응답자 중 10.5%는 '최근 6개월 동안 일주일에 한 차례 이상 직장 내 괴롭힘을 반복적으로 겪었다'고 답했다. 직장 내 괴롭힘 피해 경험이 있는 응답자 중 44.1%는 '대부분 혼자 참는다'고 답했다. 그 이유로는 '대응해 봤자 해결이 안 되기 때문'이라는 응답(59.9%)이 가장 높게 나타났다.


이번 특별근로감독에서는 임금 체불과 임산부 보호 의무 위반 사실도 적발됐다. 고용부에 따르면 네이버는 최근 3년간 전·현직 직원에게 연장·야간·휴일 근로수당 등 86억7000만원을 제대로 지급하지 않았다.

또 임신 중인 여성 근로자에게 시간 외 근무를 하게 할 수 없음에도 최근 3년간 12명에 대해 시간 외 근로를 시킨 사실이 확인됐다. 이 밖에도 △연장 근로 한도 위반 △기간제 근로자에 대한 근로조건 서면 명시 위반 △직장 내 성희롱 예방교육 미실시 △임금대장 기재사항 누락 등 기본적인 노동관계법이 제대로 준수되지 않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일각에서는 네이버가 정부의 '코로나 SOS' 요청에 따라 다양한 '대국민 서비스'를 신속하게 내놓는 과정에서 주 52시간 근무제 위반이 불가피했다는 의견도 나온다. 실제로 네이버는 작년 1월부터 최근까지 선별진료소 안내, 긴급재난지원금 안내 지원, 백신예방접종센터 안내, QR 체크인 등 짧게는 한 달에 하나씩 서비스를 내놨다. 다음달엔 재난지원금 알림 시스템을 구현할 예정이다.


다만 이번 고용부 조사 결과처럼 주 52시간제 위반과 직장 내 괴롭힘은 네이버 내 여러 조직에서 발생했다는 점에서 조직문화 개선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많다.

업계 관계자는 "네이버에서 프로젝트 마감 기한을 맞추려면 주 52시간제를 지킬 재간이 없다"며 "근무 시스템에 남지 않도록 하느라 초과 근무한 기록 자체를 못 올리는 데다 주 52시간을 준수하다 프로젝트에서 성과를 못 내면 불이익을 받을 수 있어서 야간·휴일에도 일할 수밖에 없는 구조"라고 말했다. 고용부는 향후 직장 내 괴롭힘 신고자에 대한 불리한 처우, 임금 체불, 임산부 보호 위반 등 노동관계법 위반사항 일체를 검찰로 송치하고, 과태료 부과 처분도 진행할 예정이다. 또 재발 방지 대책 수립 요구 등 네이버의 조직문화 개선을 적극 지도할 방침이다.

네이버는 이날 입장문을 내고 "그동안 놓치고 있었던 부분이 많았음을 확인하게 됐다"며 "다시는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총체적인 변화를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네이버는 그러나 "네이버 경영진이 직장 내 괴롭힘 사실을 사전에 인지하고서도 별도 조처를 하지 않았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추가로 소명할 사항이 있다"며 "향후 조사에서 설명하겠다"고 전했다. 이어 "직장 내 괴롭힘 신고자에 대해 불리한 처우를 했다는 내용은 사실과 다르며, 관련 내용은 향후 조사과정에서 성실하게 추가 소명하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임영신 기자 / 김희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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