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경북 봉화 석포제련소, 폐수 배출 '0' 도전장

입력 2021/08/01 17:19
수정 2021/08/01 20:01
320억 투자한 '무방류 시스템'
세계 최초로 증발농축식 도입

하루 평균 물 2000t 재사용
불순물 고체화해 폐기물 처리

'낙동강 오염' 문제 제기에
친환경 공정기술 집중개발
742893 기사의 0번째 이미지 이미지 크게 보기

경북 봉화 석포제련소에 설치된 `무방류 시스템` 전경. [사진 제공 = 석포제련소]

경북 봉화군에 있는 영풍 석포제련소가 낙동강 오염 주범이라는 오명을 벗고 '폐수 없는 제련소'에 도전한다. 아연 제련 과정에서 발생하는 공장 폐수가 강으로 유입되는 것을 원천 차단하는 '무방류 시스템(ZLD)'을 도입해 본격 가동에 들어간 것이다.

1일 영풍그룹에 따르면 석포제련소에 설치된 무방류 시스템은 총사업비 320억원을 투입해 지난 6월부터 가동되고 있다. 건물 4층 높이에 달하는 이 시스템은 국내는 물론 전 세계 제련소 중 최초로 상압식 증발농축 방식이 적용된 '무방류 시스템'이다.

이는 생산공정에 사용한 폐수를 증발농축 과정을 거쳐 물은 수증기로 만든 뒤 포집해 공정에 재사용하고, 물속에 있던 불순물은 고체화해 폐기물로 처리하는 방식이다.


세계 최고 수처리 기술을 보유한 수에즈 워터테크놀로지와 협력해 건립됐다. 공정 사용수를 증발시켜 깨끗한 물로 회수하는 증발농축기 3기, 불순물을 고체로 농축하는 결정화기 1기로 구축됐다.

석포제련소의 증발농축식 무방류 공정이 업계 주목을 받는 건 기존 공정보다 오염물질 제거 효율이 높기 때문이다. 물을 70~80도에서 끓게 만들어 증발시키는 감압식은 칼슘과 마그네슘 등이 설비 벽에 달라붙어 효율이 떨어진다. 반면 상압식 증발농축은 칼슘 등이 벽에 달라붙는 성향이 약해지는 100~110도에서 물을 끓여 오염 제거 효율을 극대화한다. 이로 인해 기존 정수 처리 공정보다 연간 18억원이 더 들어가고 연간 운영비만 93억원에 달한다.

그러나 이러한 부담에도 영풍그룹은 친환경 기업으로 탈바꿈하기 위해 과감한 투자를 결정했다. 석포제련소는 그동안 배출 허용 기준보다 훨씬 낮은 수치로 정수해 물을 방류해 왔지만, 이번 설비가 가동되면 극미량의 오염물질마저도 하천에 유입되지 않을 것으로 기대할 수 있다.

수자원 재활용은 무방류 시스템의 가장 큰 장점이다.


석포제련소는 공업용수를 하루에 약 1만2000t 사용하고 있다. 무방류 시스템이 제대로 효율을 내면 하루에 2000여 t의 물을 재사용할 수 있다. 현재 공업용수 사용량의 17%를 절감할 수 있는 셈이다. 물 2000t은 25t 탱크로리 71대 분량으로 4인 가족 기준 1695가구가 하루에 사용할 수 있는 양이다.

석포제련소가 친환경 기업으로 탈바꿈하기 위해 노력한 건 낙동강 수질오염에 대한 우려를 불식하기 위해서다. 1970년 설립된 국내 첫 아연 제련소인 석포제련소는 생산량 기준으로 단일 사업장 세계 4위 규모다. 석포제련소와 고려아연 등 영풍그룹의 총 아연 생산량은 세계 1위(점유율 9.2%)를 차지하고 있다. 하지만 이 같은 성장에도 명암은 있었다.

석포제련소는 지역경제 활성화를 이끈 효자기업이기도 했지만, 제련 과정에서 발생하는 공정 사용수가 낙동강 수질을 악화시킨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았다. 환경단체들은 "석포제련소가 낙동강 상류 오염 주범"이라며 환경문제를 강력히 제기했고, 2014년 국회 국정감사에서 이 문제가 이슈로 등장하기도 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영풍기술연구소는 2014년 무방류 공정기술을 집중 연구하기 시작했고, 환경오염 문제 해결 시급성을 감안해 무방류 시스템을 도입하게 됐다.

[봉화 = 우성덕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