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별그대 '민준' 나의아저씨 '지안'처럼…매년 13만명 이름 바꾼다

입력 2021/08/01 17:25
수정 2021/08/01 20:59
대법원, 작년 개명신청 분석

드라마·연예인 이름 유행
男 민준·서준·도윤·현우 順
女 지안·서연·지원·수연 順

범죄자 신상공개 무력화 예방
'강력범 개명 불허법' 발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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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의 도민준(배우 김수현), '나의 아저씨'의 이지안(가수 아이유).

개명(改名) 신청이 한 해 13만건에 이르는 가운데 개명할 때 가장 선호되는 이름이 남성은 '민준', 여성은 '지안'인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최근 국가인권위원회는 법원이 개명 신청을 기각할 때 간략하게라도 기각 이유를 밝혀야 한다는 판단을 내렸다.

1일 대법원에 따르면 지난해 개명 신청 건수가 13만2842건에 달했다.

지난해 가장 많이 선택된 남성의 이름은 '민준'이었다. 남성 379명(7.60%)이 이를 새 이름으로 얻었다. 이외에 서준(351명), 도윤(335명), 현우(328명). 우진(289명) 등이 인기 이름이었다.


여성의 새 이름으로는 1044명(9.14%)이 신청한 '지안'이 가장 인기가 많았다. 이어 서연(823명), 지원(779명), 수연(757명), 서윤(658명)이 인기 이름으로 등록됐다.

여성이 남성에 비해 특정 이름을 신청한 건수가 많은 것은 개명 신청자 중 여성이 남성보다 2배 이상 많은 영향으로 풀이된다. 지난해를 기준으로 허가된 개명 신청은 남성 4만278건, 여성 8만2915건이었다.

연간 개명 신청 건수는 13만건 내외를 기록했다. 대법원에 따르면 허가된 개명 신청은 2017년 13만5010건, 2018년 12만9607건, 2019년 12만9953건, 2020년 12만3193건이었다. 올해는 7월까지 7만3517건이었다. 한 달에 1만명 정도가 이름을 바꾸겠다고 신청하는 셈이다. 법원의 개명 신청 기각률은 2019년 기준 3.3%로 나타났다.


개명 신청자 규모가 매년 꾸준한 수준을 유지하는 가운데 인권위는 최근 김명수 대법원장에게 "법원이 개명 허가 신청 사건을 기각하는 경우 간략하게라도 기각 이유를 결정문에 기재해야 한다"는 입장을 표명하기로 결정했다.

인권위는 지난 6월 22일 '법원의 결정문 이유 기재 생략에 의한 인권 침해' 진정에 대해 "국민의 알 권리와 재판 청구권 등 기본권 보장을 위해, 개명 허가 신청 사건을 기각하는 경우 간략하게라도 기각 이유를 결정문에 기재하도록 관련 규정을 정비할 필요성이 있다"고 판단했다.

앞서 한 진정인은 "2019년 12월 법원에서 개명 신청을 기각한다는 결정문을 받았는데 '이 신청은 이유 없으므로 주문과 같이 결정한다'는 문구 외 불허 결정 이유가 전혀 없었다"며 지난해 인권위에 진정을 넣었다.

인권위는 "개명을 원칙적으로 허용해야 한다는 헌법재판소와 대법원의 입장을 지지한다"며 "개명 허가 신청이 불허된 경우까지 아무런 이유를 기재하지 않는 것은 개인의 개명권을 법원의 자의적 판단 아래에 놓이게 해 기본권 침해 가능성을 높이는 결과를 낳게 된다"고 지적했다.

법원에 접수된 개명 신청 건수는 지난해 기준 13만2842건에 달했다.


그러나 기각률 자체가 낮아 기각 이유를 설명하는 데 행정 소요가 크지 않다고 인권위는 판단했다.

인권위는 "개명 신청 건수가 연간 십수만 건에 이르므로 재판의 신속성 내지 효율성을 제고하기 위해 결정문 작성 업무를 경감시킬 필요성은 인정된다"면서도 "법원의 개명 신청에 대한 기각률이 2019년 기준 약 3.3%에 불과한 것으로 확인되는 바, 기각의 경우에 한해 결정문에 이유를 간략하게 기재한다고 해 법원의 업무 부담을 심각하게 가중시킨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다만 인권위는 해당 진정 자체는 각하했다. 인권위는 "인권위법은 인권 침해 구제 기관으로서 법원의 권한을 존중한다는 차원에서 '법원의 재판'을 위원회의 조사 대상에서 제외하고 있다"며 "해당 진정 원인은 비송사건절차법에 따른 결정에 관한 사항이므로 위원회의 조사 대상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한편 신상정보 공개 대상인 강력범이 자신의 범죄 경력을 감추기 위해 개명을 신청하는 것을 법원이 불허할 수 있도록 하는 법안이 최근 발의됐다. 임호선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달 29일 '특정강력범죄의 처벌에 관한 특례법 일부 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 이 법안은 신상정보 공개 대상자로서 특정강력범죄로 유죄 확정 판결을 받은 사람에 대해 법원이 개명 신청을 불허할 수 있도록 했다.

[이윤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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