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물가상승 밑도는 봉급, '공무원만 쥐어짜기' 너무 합니다"

이윤식 기자
입력 2021/09/04 11:29
수정 2021/09/04 14:25
[청와대 앞 사람들]
황수연 충청북도공무원노동조합 총무국장


"정부, 올 성장률 4% 제시…보수 1.4%↑불과"
"코로나19 대응에 헌신한 공무원들 좌절감"
공무원보수위원회案 권고 그치는 구조 지적
노조 입장은 '재협상'…"번복 어려울 것" 전망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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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일 서울 종로구 청와대 앞 분수대에서 황수연 충청북도공무원노동조합 총무국장이 1.4%로 정해진 내년도 공무원 보수 인상률에 대해 항의하는 릴레이 1인시위를 하고 있다. [사진=이윤식 기자]

"코로나19 대응을 위해 전국 일선 현장에서 공무원들이 힘들게 일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올해 경제성장률 4%를 자신하는 정부가 확정한 공무원 보수 인상률이 1.4%라뇨? 실질적인 임금은 인하된 것이나 마찬가지입니다."

황수연 충청북도공무원노동조합 총무국장(38)은 지난 2일 청와대 앞 분수대에서 릴레이 1인시위를 하며 정부의 내년도 공무원 보수 인상률 결정을 비판했습니다. 앞서 정부는 지난달 31일 국무회의를 열고 2022년도 공무원 보수 인상률을 1.4%로 결정했습니다. 공무원보수위원회가 제시한 1.9~2.2%보다 낮은 수준이고 최근 물가상승률에 비해서도 낮은 수치입니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달 기준 소비자물가는 1년전보다 2.6% 올랐습니다.


충청북도공무원노동조합이 속해 있는 공무원노동조합연맹은 주로 전국 17개 광역지자체 소속 공무원들이 조합원으로 있는 단체로 한국노동조합총연맹 산하단체입니다. 이 단체 외에도 공무원이 가입된 노조로는 주로 시군구 등 기초지자체 공무원들로 구성된 전국공무원노동조합, 국가직 공무원들로 구성된 국가공무원노동조합 등이 있습니다.

공무원노동조합연맹은 공무원 보수 인상률이 발표된 지난달 31일 청와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연 후 릴레이 1인시위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이 노조는 "정부가 자화자찬하는 4%대 경제성장률과 물가인상률을 고려했을 때 이번 인상은 사실상 보수인하"라고 비판했습니다. 릴레이 시위는 2주가량 이어질 예정입니다.

공무원 보수 인상률은 공무원, 정부, 전문가 집단에서 각 5명씩 위원으로 구성되는 공무원보수위원회에서 논의 한 후 기획재정부에 인상률 안을 제시하고 이후 정부가 결정하는 방식으로 정해집니다.


올해 공무원보수위원회는 내년도 보수인상률을 1.9~2.2%로 제시했지만 결정된 수준은 이에 미치지 못했습니다. 노조는 "공무원보수위원회에서 치열하게 논의하고 합의해도 정부가 받아들이지 않을 수 있고 이 합의안도 '기재부에 권고'하는 것으로 돼 있는 게 문제"라고 지적했습니다.

공무원 보수인상률이 문재인 정부에서 가장 낮은 수준이라고도 지적했습니다. 노조에 따르면 역대 정부 연평균 공무원 보수 인상률은 노무현정부 2.44%, 이명박정부 2.28%, 박근혜정부 3.0%, 문재인정부 1.92%입니다. 노조는 "코로나19로 일선 공무원은 1년 8개월째 현장에서 사투를 벌이고 있고 소방, 경찰공무원들은 생명을 담보로 맡은바 공직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며 "이번 공무원보수인상률은 도저히 이해할 수 없다"고 비판했습니다. 또 "정부에 대한 지지 철회를 한국노총에 요구하라는 조합원의 의견이 많다"고도 덧붙였습니다.


황수연 총무국장도 "코로나19 대응을 위해 집에도 제대로 못 가고 총력을 다해서 대응 활동에 매달리고 있다"며 "그에 대해 보상을 해주지 못한다면 국가가 젊은 공무원들에게 얼마나 더 헌신을 요구를 할 수 있겠는지 안타깝다"고 했습니다.

공무원노동조합연맹의 공식 요구사항은 '재협상'입니다. 노조는 성명문에서 "정부는 국회에 공을 넘길 것이 아니라 결정을 철회하고 당사자인 공공 부분 노동자와 한국노총과의 진지한 대화를 통해 문제를 풀어갈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나 정부가 내년도 보수 인상률을 번복할 가능성은 낮게 점쳐집니다. 한 노조 관계자는 "행정에 대한 공신력이 있기 때문에 정부가 한 번 발표한 것을 되돌리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이번에 하는 항의는 공무원들이 보수에 대해 불만인 상황을 알리고자 하는 측면도 있다"고 했습니다.

[이윤식 기자]

※서울 종로구 효자동 139, 청와대 앞 분수대에는 매일 갖가지 사연을 가진 사람들이 찾습니다. 집회금지구역인 이곳에서 피켓을 하나씩 들고 청와대를 향해 '1인시위'를 합니다. 종종 노숙농성이 벌어지기도 합니다. 귀한 시간과 노력을 들여 어떤 얘기를 하고 싶은 것일까요? 매주 토요일, 청와대 앞에서 만난 사람들의 목소리를 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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