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지원금 반짝효과에…도심 재래시장만 활기

입력 2021/09/17 16:14
수정 2021/09/17 16:15
인천 모래내·대구 서문시장등
규모 큰 전통시장만 사람 몰려

코로나 장기화에 빈점포 많은
소규모 재래시장은 적막감만
지난 13일 오후 인천 남동구 모래내시장. 시장 상인회가 주최한 '비닐 없는 장바구니 쇼핑' 행사장에는 경품을 받기 위해 늘어선 손님 줄이 50m에 달했다. 상인회 측은 일회용품을 줄이기 위해 시장에서 물건을 구입하고 받은 영수증을 제출한 손님에게 추첨을 통해 온누리상품권과 소독제, 마스크, 장바구니 등을 선물로 나눠 주는 행사를 했다.

심상규 모래내시장 상인회 사무국장은 "이벤트에 참여하는 손님들의 반응이 뜨겁다"며 "특히 재난지원금이 풀린 이후 지난주부터 우리 시장을 찾는 손님이 급증했다"고 말했다.

사회적 거리 두기가 4단계로 격상된 이후 모래내시장에는 하루에 2만명 정도 방문했지만, 추석을 앞둔 현재 주중 3만5000명, 주말엔 5만명까지 손님이 늘었다.


반면 지난 14일 오후 대구 동구 소재 신암시장에서는 추석을 앞둔 대목 풍경을 전혀 찾아볼 수 없었다. 전통시장 기능을 상실하면서 지난 4월 말 시장이 폐업했기 때문이다.

현재 5~6곳 가게가 장사를 이어가고 있지만 찾는 손님은 거의 없다. 신암시장은 50년 전인 1971년 전통시장으로 문을 열고 한때 점포가 50곳 이상 있었지만 손님이 계속 줄면서 결국 폐업의 길로 접어들었고, 현재 재개발이 추진되고 있다.

추석 전에 국민지원금이 풀리면서 도심 내에 자리한 유명 전통시장들은 '반짝 특수'를 누리고 있지만 규모가 작은 전통시장은 여전히 죽을 쑤고 있다. 전통시장 간에도 양극화 현상이 뚜렷해지고 있는 것이다.

대구의 대표적인 전통시장인 서문시장엔 추석 연휴를 앞두고 지난주 말에 손님들이 발 디딜 틈 없이 몰리면서 코로나19 사태 전과 비교해 매출이 90%가량 회복됐다.


명절 차례 용품 시장으로 유명한 경기도 수원 못골시장도 코로나19 사태 이후 하루 방문자가 1만명에서 7000명대로 떨어졌다가 최근 1만4000명대로 2배 이상 늘었다. 도심에 위치하고, 규모가 큰 편인 전국 전통시장들에선 국민지원금에 따른 '반짝 효과'가 나타나고 있는셈이다.

이에 반해 작은 규모의 전통시장은 코로나19 장기화로 매출은 줄고 빈 점포도 늘어나면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

부산 수영구의 한 전통시장은 41곳 점포 중 70% 이상이 비어 있다. 10년 전만 해도 이 시장은 사람들로 발 디딜 틈이 없었지만 5년 전부터 손님들이 줄어들기 시작해 급기야 대부분 상인이 떠났다. 2017년 3049곳이었던 부산 전통시장의 빈 점포 수는 2021년 들어 4032곳으로 늘었다. 전통시장 종사자는 4만4653명에서 4만1764명으로 크게 감소했다.

수원 지동시장도 점포가 음식점 위주로 구성돼 있다 보니 추석 특수를 누리지 못하고 있다. 지동시장 관계자는 "일부 점포에서 과일과 고기를 팔지만 순대타운이 주여서 재난지원금이 풀렸어도 손님이 크게 늘지 않았다"고 말했다. 규모가 작은 전통시장은 전통시장 육성법에 따른 요건을 맞추지 못해 인정 취소가 잇따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지홍구 기자 / 최승균 기자 / 우성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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