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닷새 추석 기차 항공기 동났다…코로나 방역 비상 걸렸다

입력 2021/09/17 16:14
수정 2021/09/17 20:54
전국 3200만여명 이동 시작…비상 걸린 방역

하늘길 이용 114만명 예상
추캉스 열기에 지방공항 북적

기차역엔 나홀로 귀성족 많아
퇴계이황 종가도 후손 안모여

태풍 찬투로 제주저지대 물난리
17일 한때 항공기 대거 결항
닷새간의 추석 연휴를 앞두고 17일 귀성 행렬이 시작됐다. 사실상 추석 연휴의 시작인 이날 전국 공항이 북적였고, 고속도로 통행량도 크게 늘었다. 그러나 제14호 태풍 '찬투' 영향으로 한때 제주도로 가는 하늘길과 바닷길이 막혀 여행객 등이 큰 불편을 겪었다.

한국공항공사(사장 손창완)에 따르면 이번 추석 연휴(17~22일)에 114만명이 국내선 항공편을 이용한다. 이는 작년 추석 대비 8.6%, 코로나19 사태 직전인 2019년 추석(103만1346명) 대비 10.6% 증가한 것이다. 공항공사 관계자는 "코로나19로 인해 해외여행 수요가 지방으로 전환된 영향으로 풀이된다"고 말했다.

추석 때 38만명이 이용할 예정인 김포공항은 이날 오전부터 여객들로 북적였다.


국내선 터미널 2층 탑승 수속장에는 추석 선물과 여행 가방을 든 여객 수백 명이 몰려 긴 발권 대기 줄을 형성했다. 하지만 태풍 찬투가 제주도에 영향을 미치면서 오전 시간대에 항공기 수십 편이 결항·지연돼 여객들이 큰 불편을 겪었다.

이날 오전 6시 55분 항공편이 결항되자 한 승객은 "항공사에서 이틀 안에 다른 시간대로 예약을 변경하거나 환불해주겠다고 하는데, 모처럼 잡은 제주 여행 일정이 흐트러졌다"면서 아쉬워했다.

찬투발 혼란은 이날 오후 들어 제주도가 태풍 영향권에서 벗어나면서 차츰 정상화됐다. 하지만 추석 연휴를 앞두고 물난리를 겪은 제주도민들은 망연자실했다. 이날 새벽부터 쏟아진 폭우로 다호마을 등 저지대가 침수 피해를 입었다. 월동무 파종지가 침수되는 피해를 입은 서귀포시 성산읍 한 주민은 "이번 추석 때는 피해 농경지 복구에 힘을 쏟아야 할 판"이라고 토로했다. 이 모씨(42)는 서울 부모님 집 방문을 포기했다.


그는 "연휴 첫날부터 태풍으로 항공편을 잡기가 어려워 제주 집에 머물기로 했다"면서 "서울에 계신 부모님도 이해해주셨다"고 말했다.

서울역 등 전국 주요 역사는 이날 오전께 대체로 한산하다 오후 들어 붐비기 시작했다. 전국 철도를 운영하는 코레일이 추석 연휴에 창측 좌석만 공급하기로 하면서 평소의 절반 수준인 103만3000석만 이용할 수 있다. 주요 역사 곳곳에서는 '나 홀로 귀성객'이 눈에 띄었다. 강원도 춘천에 사는 이 모씨(39)는 혼자 선산이 있는 세종으로 출발했다. 그는 "처가는 아예 차례 일정을 취소해 코로나19가 잠잠해지면 별도로 찾아뵙기로 했다"고 전했다.

전국 고속도로는 이날 오후 들어 경부고속도로와 수도권 제1순환고속도로, 서해안고속도로 등 일부 구간에서 차량 정체를 보였다. 한국교통연구원에 따르면 이번 추석 연휴에 고향을 찾는 방문객은 3226만명으로 추산된다. 하루 평균 이동량은 538만명으로, 코로나19 발생 전인 2019년 추석보다 16.4% 적지만 작년 추석 대비 3.5% 늘어날 것으로 전망됐다.

명문 종갓집들은 올해에도 추석 차례를 간소하게 치른다.


조선시대 공조참의를 지낸 석담 이윤우(1569~1634) 가문은 5명이 넘지 않는 최소 인원으로 차례를 지내고, 종친들이 다 같이 모여 하던 식사도 하지 않기로 했다. 이 가문은 평소 명절 차례 때 20명 이상 참석했다. 그대신 각자 집에서 먹을 수 있도록 '음복 도시락'을 준비한다.

안동 퇴계 이황(1501~1570) 종가는 햇곡식이 없는 추석 차례를 지내지 않는 것이 전통이다. 이에 종친들은 도산서원에서 연휴 때 찾아오는 관광객을 안내하며 명절을 보내기로 했다. 퇴계 후손인 이택원 씨(72)는 "설과 마찬가지로 올해 추석에도 후손들이 모이지는 않는다"며 "그 대신 10월 셋째주 일요일마다 묘소에서 잔을 올리는데, 올해는 종손만 가기로 했다"고 말했다.

일선 지방자치단체들은 만약의 사태에 대비해 코로나19 방역을 한층 강화하고 나섰다. 강원도는 고향 방문이나 가족 만남을 이유로 발생할 수 있는 자가격리자 무단 이탈을 막기 위해 18일부터 도·시·군 관계자 174명으로 구성된 '추석 연휴 긴급대응반'을 가동한다.

[지홍구 기자 / 우성덕 기자 / 이상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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