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건축 100년 넘은 韓 성당 20곳, 사연도 풍경도 참으로 아기자기

입력 2021/09/22 16:25
수정 2021/09/22 18:10
김대건 탄생 200주년 맞아
사진전 여는 김세원 교수

전국 성지 111곳 걸으며
100년 성당 카메라에 담아
공세리성당·풍수원성당
빼어난 느티나무에 절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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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100년 성당 사진전`을 여는 김세원 울산대 교수가 2년 전 공소(公所)라 불리는 천주교 한 성지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 제공 = 김세원 교수]

울산대 미술학부에 재직 중인 김세원 교수(세례명 안젤모)는 한국 천주교 성지 111곳을 걸었다. 김 교수는 전국의 유서 깊은 서양식 성당과 한옥 성당을 모두 카메라에 기록했다.

김 교수가 올해 성(聖) 김대건 신부 탄생 200주년 희년을 맞아 '한국의 100년 성당 사진전'을 연다. 김 교수를 전화로 만났다.

"제주도와 추자도까지, 전국 15개 교구의 성지를 다녔더니 종종걸음으로 2년의 시간이 걸렸네요."

가톨릭 신자인 김 교수는 최근 안식년을 맞아 한 교구당 2박3일씩 전국 성지를 차례로 순례했다. 섬유디자인 전공인 김 교수는 사진과는 다소 거리가 있었지만 "오직 일반인 신자의 눈으로 한 세기 전의 성소를 바라보고자 했다"고 말한다. 그렇게 한 장 두 장 찍다 보니 제법 결실이 쌓였다. 이번 전시엔 1892년 한국 최초의 성당 약현성당 이후 1920년대까지 지어진 '100년 성당'만 모아 전시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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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주 되재성당

"우리나라에는 로마네스크와 고딕 양식 외에 한옥을 접합한 이색적인 성당도 상당수입니다. 익산 나바위성당이 대표적이에요. 또 완주 되재성당은 6·25전쟁으로 인해 무너졌다가 2009년 복원됐는데 한국의 두 번째 성당이라는 점과 최초의 한옥 성당이란 점에서 의미가 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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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산 공세리성당

성당에 순위를 매길 수는 없겠지만 김 교수는 자연 풍광과 가장 어우러진 성당으로 아산 공세리성당을 꼽는다.


횡성 풍수원성당도 빼놓을 수 없는 절경이라고 그는 기억한다. "공세리성당은 수백 년 된 보호수가 상당히 많습니다. 오래된 느티나무와 성당 건물이 멋진 풍광을 자아내니 비신자라도 꼭 한번 들러보세요. 횡성 풍수원성당도 자연과 잘 어우러진 곳입니다. 두 성당은 당시 신자들이 직접 벽돌을 굽고 나무를 해온 곳으로 신자들이 직접 지었다는 점에서 종교적 의미도 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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횡성 풍수원성당

서양식 성당과 한국 성당의 차이는 단지 규모만이 아니라고 김 교수는 말한다.


"노트르담 대성당, 쾰른 대성당에 견주면 한국 성당은 아기자기해요. 한국만의 특수한 성당이 주변에 있는데 우리가 잘 모르고 살아가고 있어요."

김 교수의 사진전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한국의 100년 성당 사진전에 앞서 그가 주로 사진을 찍은 장소는 경주 남산과 인근의 불교 유적이었다.

"경주 남산과 불교 유적은 문화적인 측면에서, 한국의 성당은 개인의 종교적 측면에서 진행하고 있습니다. 2007년 실크로드를 다녀온 뒤 사진에 흥미를 느껴 사진 작업에 치중하고 있는데 사진은 찍는 사람의 감정을 전달할 수 있다는 점에서 매력적이라고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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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명동성당

한국의 100년 성당 역사 가운데 기억해야 할 인물로 그는 개화기의 코스트 신부(1842~1896)를 꼽는다. 코스트 신부는 명동성당과 약현성당을 설계한 성직자다. "코스트 신부님은 한국의 대표적인 두 성당을 직접 설계하셨어요. 완성을 보지 못하고 선종하셨지만 그분이 만든 성당이 한국 천주교의 역사를 이룬다는 점에서 꼭 기억해야 할 분이에요."

이달 24일까지 용인시 처인구 마가미술관에서 열리는 김 교수의 전시는 천주교 부산교구의 지원을 받아 27일부터 10월 12일까지 울산 태화강국가정원 인근 갤러리가든에서 이어진다다. 김 교수는 1930년대 이후 건립된 성당 사진전도 열 계획이다. "사진전은 신앙 선조의 마음을 다시 한번 되새기는 작업이라는 확신이 듭니다. 사진전을 통해 신앙에 대해 묵상하는 계기가 되시길 바랍니다."

[김유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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