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주차하다 이웃집과 싸움 났다"…서울시 지난해 주정차 민원 100만건 넘었다

입력 2021/09/28 17:18
수정 2021/09/28 21:46
주차장 확보율 137%에 그쳐
주차난 해소 200%에 태부족
양천·도봉順 공간 부족 심해

공영주차장 포함된 수치라
주택가 주차난은 더 심할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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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강남구에 위치해 있으며 1000가구 이상이 거주하는 한 아파트에서는 매일 아침 고성이 울려 퍼진다. 준공된 지 30년이 훌쩍 넘은 구축 아파트라서 주차 공간이 많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장 모씨(32)는 "이중 주차는 기본이고 아파트 밖 길거리에 주차하는 경우도 있다"며 "아침 출근길에 '길막'을 하는 주차 차량이 많아 주민들끼리 다툼을 벌일 때도 많다"고 고충을 토로했다.

서울시 중랑구의 번화가 인근 오피스텔에서 거주하는 이 모씨(34)도 종종 집 앞에 불법 주차된 차들 때문에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다. 이씨는 "집 주변에 위치한 술집, 음식점에 가기 위해 불법 주차한 차가 많아 스트레스를 받을 때가 많다"며 "이젠 외부 차량이 주차장 입구를 막는 건 너무나 자연스러운 일"이라고 말했다.


부족한 주차 공간으로 인한 갈등이 늘고 있다. 지난 5년 동안 서울시에서 불법 주정차 관련 민원은 2배가량 폭증했다. 같은 기간 경찰의 위반 단속 건수도 4만건에 달한다. 이처럼 주택가·번화가에선 매일 같이 주차 관련 분쟁이 이어지고 있지만 갈등 해소를 위한 충분한 주차 공간 확보는 아직 갈 길이 멀다. 출발지와 도착지의 주차 공간 2면이 확보돼야 주차 대란이 해소될 전망이지만 현재로선 1.3면의 주차 공간만 확보된 게 현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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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일 이수진 더불어민주당 의원(비례)실이 서울시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2016년 53만2265건이던 불법 주정차 관련 민원 건수는 지난해 102만3776건으로 크게 늘었다. 관련 민원은 2017년 58만9917건, 2018년 74만604건, 2019년 96만2221건 등 매년 오름세를 유지하고 있다. 당장 올해 8월까지 접수된 민원도 71만7565건에 달해 연말까지 흐름이 지속된다면 지난해 수치를 뛰어넘을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서울경찰청에 따르면 최근 5년간 경찰이 단속한 주정차 위반 건수도 4만898건에 달했다.


자치구별로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지난 5년 동안 강남구에 접수된 주차 민원이 39만2130건으로 가장 많았다. 그 뒤로 마포구(34만5958건), 송파구(27만4980건), 강동구(27만4618건), 서초구(27만2725건) 순이었다. 유동인구가 많은 강남3구를 중심으로 많은 민원이 쏟아지는 모습이다.

주정차 관련 민원이 폭증하고 있지만 서울 내 주차장 확보는 아직 충분치 않다. 2016년 129.2%였던 서울시 주차장 확보율은 지난해 137.1%로 약 8%포인트 증가하는 데 그쳤다. 주차장 확보율이란 전체 자동차 대수를 주차장 면수로 나눈 수치를 의미한다. 주차장 확보율이 137%라면 자동차가 100대 있다고 가정할 시 주차장에는 총 137면이 있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업계에선 보통 주차장 확보율이 200%는 확보돼야 주차 대란 해결에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말한다. 출발지와 도착지의 주차 공간 2면을 시민들이 무난히 사용할 수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주차 공간이 가장 부족한 자치구는 양천구로 주차장 확보율이 112%에 불과했다. 그 뒤로 도봉구(117%), 중랑구(118%), 노원구(119%) 순이었다. 다만 이는 공영주차장을 포함한 수치로 실제 주택가 주차장 확보율은 이보다 낮을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서울 같은 대도시에서는 주차 공간을 무한히 늘리는 게 어려워 효율화를 고민해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유정훈 아주대 교통시스템공학과 교수는 "야간 주차(주거지), 주간 주차(방문지)로 주차 공간을 구분해서 이원화적으로 관리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차창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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