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단독] "내 세금 누가 이리 낭비하나"…2억6천 들여 만든 앱, 다운로드 84건 뿐

입력 2021/09/29 17:35
수정 2021/09/30 06:34
유명무실 공공앱 국감자료

3천만원이상 들인 앱138개중
87개가 다운로드 1만건 안돼

서산시 앱 제작비 7392만원
다운로드 겨우 43건에 불과

시도·교육청 앱도 37% 폐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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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지방자치단체가 제작비 3000만원 이상을 들여 개발한 애플리케이션(앱) 가운데 63%가 다운로드 건수 1만명 미만인 것으로 나타났다. 사용 빈도가 너무 적어 이용자 1인당 개발비가 200만원을 넘는 앱도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또 시도·교육청 앱 중 128개는 작년에 다운로드 수 미달 등으로 폐기 대상으로 정해진 것으로 나타났다. 앱 제작을 위해 적게는 수천만 원에서 많게는 수십 억원까지 예산을 투입하지만 사용자가 적어 혈세 낭비라는 지적이 나온다.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서범수 국민의힘 의원이 전국 228개 광역·기초지자체에서 예산 3000만원 이상을 들여 제작한 공공 앱 현황을 파악한 결과 다운로드 수가 1만건 미만인 앱이 87개나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총 개발비용을 다운로드 수로 나눈 '1인당 개발비용'이 10만원 이상인 앱도 42개나 됐다. 전국 지자체가 만든 공공 앱 352개 중 제작비 3000만원 이상인 앱 138개만을 대상으로 한 수치로, 3000만원 미만 앱까지 조사하면 이용이 저조한 앱은 더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광주시가 개발한 농가 하우스 실시간 모니터링 시스템 '팜 in 광주'는 제작에 2억6000만원이나 소요됐지만 다운로드 수는 84건에 불과했다. 이용자 1인당 개발비는 245만원에 달했다. 충남 서산시가 시정 홍보와 긴급재난안전정보 등을 제공하기 위해 만든 '서산시 스마트 마을방송'은 제작에 예산 7392만원이 투입됐지만 다운로드 건수는 43건에 불과했다. 1인당 개발비가 171만원인 셈이다.

서울시가 한양도성 유적전시관 내 유적을 소개하기 위해 만든 '한양도성 유적 전시관'도 개발에 5000만원이 소요됐지만 내려받은 건수는 49건에 그쳤다. 경남 김해시가 1억2141만원을 들여 만든 '김해 회현지기'는 111건, 대구시가 1억3419만원을 들인 블록체인 기반 디지털 증명서 '대구ID'는 123건에 그쳤다. 지자체 공공 앱 중에서는 교통정보 앱이 활용도가 높았다.


경기도가 제작비 2억7180만원을 들인 도내 버스정보 앱 '경기버스정보'는 205만8770건 다운로드됐다. 울산시가 8500만원을 들여 제작한 '울산교통정보'는 다운로드 수가 112만6685건에 달했다. 제주도 전자출입명부 앱 '제주안심코드'도 104만건 이상 내려받았다.

가장 많은 예산이 투입된 앱은 경기도가 플랫폼 기업 독과점 문제 해소와 소상공인 수수료 부담 경감을 위해 개발한 '배달특급'으로 128억원이 투입됐다. 이 앱은 다운로드 수가 55만4000건이다. 다음으로 제작비가 높은 앱은 대전시 지역화폐·지역사랑상품권 충전 앱 '온통대전'으로 61억원이 소요됐고 다운로드 수는 63만8755건이다.

아울러 지난해 만들어진 공공 앱 128개가 폐기 대상인 것으로 조사됐다. 한병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행정안전부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전국 17개 시도와 교육청이 개발한 공공 앱 346개 가운데 128개가 성과측정 결과 폐기 대상으로, 이들 앱에 투입된 예산은 총 30억원으로 나타났다. 폐기 대상 앱 중 가장 개발비가 많이 들어간 것은 2017년 경남 창원시가 5억6000만원을 들여 제작한 '나온나앱'이었다. 광주시가 2억원을 들인 '다가치그린 서비스'와 충남 서산시가 1억4000만원을 투입한 '서산 안심지기'도 폐기 대상에 포함됐다. 행안부는 공공 앱을 대상으로 누적 다운로드 수, 이용자 수, 사용자 만족도, 업데이트 최신성 등 자료로 측정해 100점 만점 중 70점 미만을 폐기 대상으로 정하고 있다.

서 의원은 "개발비 3000만원 이하인 공공 앱까지 파악한다면 예산 낭비가 더 심각한 수준으로 예상돼 실태조사가 필요하다"며 "앱이 난립하다 보면 시민 혼란만 가중될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윤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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