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법무부 "故변희수 전역취소 항소 포기하라" 군에 지휘

입력 2021/10/22 20:26
수정 2021/10/22 20:29
육군 항소 최종 지휘 권한 가진 법무부 결정
"행정소송상소자문위 항소 포기 권고 존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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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故) 변희수 전 하사 [사진 제공 = 연합뉴스]

성전환 수술을 한 뒤 강제 전역한 고(故) 변희수 전 하사가 제기한 전역처분 취소소송에서 패소한 육군에 법무부가 항소 포기를 지휘했다. 앞서 육군은 "상급 법원의 판결을 받아보겠다"며 항소 제기 여부에 대한 지휘권을 가진 법무부에 항소 지휘를 요청했지만 법무부가 포기를 권고한 것이다.

박범계 법무부 장관은 변 전 하사 전역처분 취소 판결에 대해 항소를 포기하라는 행정소송상소자문위원회의 권고를 존중해 이같이 결정했다고 22일 밝혔다.

자문위는 육군본부 소송 수행자, 법무부 관계자의 의견을 듣고 법원 판결이 인정한 사실관계와 법리, 인간의 존엄성 존중에 관한 헌법 정신, 국민의 법감정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법무부에 항소 포기를 권고했다.


자문위는 총 7명으로, 법무부 인권국장(내부위원)과 법학 전문가·변호사 등 외부위원 6명으로 구성돼 있다. 위원장은 외부위원이 맡고 있다.

법무부는 "이 사건 판결은 성전환자의 군복무를 인정해야 한다는 취지가 아니고, 사건 처분 당시 여성이였던 변 전 하사에 대해 음경 상실, 고환 결손 등을 이유로 한 전역처분이 관련 법령에 비춰볼 때 위법하다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성전환자의 군복무 인정 여부는 추후 관련 규정의 개정 검토, 군의 특수성 및 병력 운용, 국방 및 사회 전반에 미치는 영향, 국민적 공감대 등으로 종합해 입법·정책적으로 결정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행정부처가 제기하는 모든 소송은 '국가를 당사자로 하는 소송에 관한 법률' 제6조 1항에 따라 법무부 지휘를 받아야 한다.

육군 소속이던 변 전 하사는 2019년 성전환수술을 받은 뒤 계속 복무하기를 원했지만 군은 심신장애 3급 판정을 내리고 지난해 1월 전역을 결정했다.


변 전 하사는 같은해 2월 육군본부에 "다시 심사해달라"며 인사소청을 제기했지만 군은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후 행정소송을 내고 첫 변론 전 자택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대전지법 행정2부 (부장판사 오영표)는 지난 7일 변 전 하사가 생전 육군참모총장을 상대로 낸 전역 처분 취소 청구 사건에서 원고 승소 판결했다. 이에 국방부는 "1심 법원의 판결을 존중한다"면서도 상급 법원의 판단을 받아볼 필요가 있다며 법무부에 항소 지휘를 요청했다.

지난 19일 서욱 국방부 장관은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군사법원 국정감사에서 변 전 하사 관련 재판 항소 여부에 대해 "(전역 처분할) 당시 육군은 법적으로 남군이었다고 판정했고, 1심은 (변 전 하사가) 이미 여성이 돼 있었다는 생각의 차이가 있었던 것 같다"며 "기회가 되면 상급심이나 이런 것을 통해서 의견을 들어보고 싶은 마음이 있다"고 말했다.

[홍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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