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어휴 무서워…움직이면 안돼!"…오겜 '영희' 뜬 이곳 가보니[르포]

최아영 기자
입력 2021/10/26 17:51
수정 2021/10/26 1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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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5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88잔디마당에 전시된 `오징어게임` 영희 동상. [사진 = 최아영 기자]

"어휴 무서워…왠지 움직이면 안 될 것 같아요."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에 넷플릭스 드라마 '오징어게임'의 영희 동상이 등장해 화제를 모은 가운데 이를 보는 시민들의 시선은 엇갈리고 있다.

26일 오후 찾은 올림픽공원 88잔디마당에 들어서기도 전에 4m 크기의 영희 동상을 한눈에 알아볼 수 있었다. 옆에 있는 스피커에서 오징어게임 OST와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 음성이 흘러나왔다. 영희 모형의 얼굴이나 눈동자가 움직이지는 않았다.

조형물은 양쪽으로 묶은 머리와 노란색 블라우스에 주황색 뷔스티에 원피스 의상 그대로 영희의 모습을 재현했다. 동상 앞에는 수십명의 사람이 모여 사진 촬영을 하느라 여념이 없었다.


사진을 찍고 있던 김 모씨(42)는 "소식 듣고 자전거타고 달려왔다"며 "자주 오는 곳인데 영희 동상이 있어 반갑고 좋다"고 말했다. 강동구 주민 박 모씨(27)도 "사람들이 몰려 있길래 궁금해서 한번 와봤다"며 "공원에 동상을 세울 정도로 인기가 많다는 데 놀랐다. 제작물의 힘을 다시 한 번 느꼈다"고 밝혔다.

반면 청소년 관람불가 드라마의 동상을 가족 단위가 찾는 공원에 설치하는 것이 부적절하다는 반응도 나왔다. 88잔디마당에 돗자리를 펴고 앉아있던 오 모씨(35)는 "6살 아들을 데리고 자주 놀러 온다"며 "아들도 영희는 알고 있는데 어떻게 설명해야 할지 말조심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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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 오후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을 찾은 시민들. [사진 = 최아영 기자]

초등학생을 가르치고 있다는 박 모씨(26)는 "학생들도 부모님과 함께 오징어게임을 봤다고 한다"며 "아이들이 보기에 좋아 보이진 않는다"고 말했다. 경기 성남시에서 왔다는 이 모씨(55)는 "왜 굳이 여기에 있어야 하는건지 모르겠다. 공원과 어울리는 않는 것 같다"고 답했다.


오는 31일 핼러윈 데이를 앞두고 오징어게임 의상이 인기를 끌고 있는 가운데 이 때문에 사람이 몰릴 수도 있다는 지적도 있었다. 박 모씨(60)는 "동상이 무섭기도 하고 재밌긴 하지만, 드라마가 흥행에 성공한 만큼 관광객으로 붐빌 것 같다"고 말했다.

올림픽공원을 운영하는 국민체육진흥공단 측에 따르면 이 동상은 전날부터 약 3개월간 전시한다. 공단 관계자는 "동상은 11월 21일까지 이 자리에서 전시한 이후 만남의 광장으로 이전해 1월 23일까지 있을 예정이다"고 밝혔다.

넷플릭스 관계자는 "실제 촬영 동상은 아니며 오징어게임과 함께 화제를 모은 영희를 팬들이 직접 만나볼 수 있도록 야외 전시를 기획했다"며 "일정과 추가 장소 등 아직 확정된 바 없다"고 밝혔다.

앞서 넷플릭스는 지난달 5일 지하철 6호선 이태원역에 마련한 팝업 체험관 '오겜월드'에 인파가 몰리자 방역상의 이유로 조기 종료했다.

지난달 17일 넷플릭스에서 공개된 오징어게임은 한국 드라마 최초로 전 세계 넷플릭스 1위를 휩쓸며 흥행을 이어가고 있다. 오징어 게임은 456억원의 상금이 걸린 의문의 서바이벌에 참가한 사람들이 상금을 차지하기 위해 도전하는 극한의 게임을 그린 작품이다.

[최아영 매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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