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박찬호 박세리 고향마저 사라질 위기…이곳에 무슨 일이

입력 2021/10/18 17:29
수정 2021/10/19 13:35
전남·경북 16곳씩 선정 '최다'
행안부, 10년간 10조 투입해
일자리 창출·청년 유입 지원
"재정 지원이 만능 열쇠 아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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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 고흥, 경북 봉화 등 인구 감소가 심각한 전국 시·군·구 89곳이 '인구감소지역'으로 선정됐다. '지방소멸' 위기를 막기 위해 이들 지역에는 향후 10년간 10조원이 투입된다. 그러나 청년층의 수도권 쏠림이라는 근본 원인 해결을 위한 구체적인 방안이 담겨 있지 않았다는 점에서 실효성이 의심스럽다는 지적도 나온다.

18일 행정안전부는 전국 시·군·구 89곳을 '인구감소지역'으로 지정·고시했다고 밝혔다. 정부는 지난해 '국가균형발전 특별법'을 개정하고, 지난 6월 시행령 개정을 통해 인구감소지역을 지정하고 지원할 법적 근거를 마련했다. 이후 인구 증감률, 고령화 비율, 조출생률 등 8개 지표를 적용한 인구감소지수를 개발하고 이를 토대로 인구감소지역을 선정한 것이다.


전해철 행안부 장관은 "인구감소지역 지정은 국가 균형발전과 밀접하게 관련된 지역 인구 감소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출발점"이라며 "지정과 지원이 지역의 활력을 되찾는 전환점이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지역별로 전남과 경북은 각각 16개군이 선정돼 최다를 기록했다. 강원은 12곳, 경남은 11곳이 인구감소지역으로 선정됐다. 전북·충남·충북은 각각 10·9·6곳이 지정됐다. 부산도 동구, 서구, 영도구 등 3곳이, 대구는 남구, 서구 2곳이 인구감소 위기지역으로 꼽혔다. 수도권에서는 경기지역 2곳과 인천 강화군, 옹진군 등 2곳이다. 서울은 균특법상 지정 대상에서 제외됐다. 인구감소지역은 5년 주기로 지정하되, 이번이 최초인 점을 감안해 2023년까지 상황을 지켜본 뒤 재지정할 계획이다.

정부는 이날 지원 방안도 발표했다. 우선 지방자치단체가 지역별 특성에 맞는 인구 활력 계획을 수립하면 국고보조사업 등 재정 지원과 특례 부여 등 제도적 지원을 할 방침이다.


또 내년에 신설되는 지방소멸대응 기금을 인구감소지역에 집중 투입해 일자리 창출, 청년인구 유입, 생활인구 확대 등 지자체 노력을 도울 예정이다. 지방소멸대응 기금은 10년간 매년 1조원씩 총 10조원이 투입된다. 정부는 '인구감소지역지원 특별법' 제정을 추진하고 2개 이상 지자체 간 생활권 협력사업도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발표된 정부 정책에 대해서는 의견이 갈린다. 가속화하는 지방 소멸을 막기 위한 중앙부처 차원의 대책 마련에는 긍정적이지만 재정 지원 위주의 정책이 실효성 측면에서 의문스럽다는 반응이 나온다.

조영태 서울대 인구정책연구센터장(보건대학원 교수)은 "청년들은 단순히 일자리에 그치는 것이 아닌 성장의 기회를 원한다"며 "이 기회는 인적 자원이나 문화적 인프라스트럭처 등 다양한 부분을 포괄하고 있어서 재정 정책만이 해결책이라고 볼 수 없다"고 했다.

실제 재정 위주의 균형발전 정책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참여정부 시절인 2005년 5조4000억원을 시작으로 균형발전 예산은 매년 늘어나 전년도까지 144조원이 투입됐다. 작년까지 153개 기관이 전국 10개 혁신도시 등 지방으로 거처를 옮겼다. 그러나 지역 청년층 유출은 매해 심각해지고 소멸위기 지방이 늘어나는 등 별 효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

안영철 부산대 경제학과 교수는 "(지원 정책은) 모두 미시적이며 지엽적"이라고 말했다.

[류영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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