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오빠들 얼굴 보기 참 힘드네"…콘서트 가격 16만원대까지 치솟아

입력 2021/11/12 17:32
수정 2021/11/12 20:54
위드코로나 이후 50% 급등
"웬만한 내한공연만큼 비싸"
경기도 용인시에 사는 박 모양(16)은 부모님을 졸라 이달 26일부터 사흘 동안 열리는 뉴이스트 콘서트를 예매하려다가 깜짝 놀랐다. 표 가격이 16만5000원으로 2019년 공연 때보다 50% 넘게 올랐기 때문이다. 박양은 "원래도 콘서트 표 가격은 학생이 부담하기 힘들 정도로 비싸다고 생각했는데, 부모님이 지원해주셔서 겨우 갈 수 있었다"면서 "이렇게 과거보다 더 비싸지면 부모님께 콘서트 간다고 말할 엄두도 안 날 것 같다"고 걱정했다.

이달 1일부터 '단계적 일상 회복(위드 코로나)'이 시행되면서 오프라인 콘서트가 속속 열리고 있다. 지난해부터 콘서트가 열리지 못하면서 얼어붙었던 공연계가 모처럼 활기를 띠고 있지만 콘서트 표 가격이 대폭 오르면서 팬들은 울상을 짓고 있다.


오는 16일 우선예매를 시작하는 뉴이스트 '더블랙' 콘서트의 티켓 가격은 잠실 실내체육관 전 좌석이 일괄적으로 16만5000원으로 책정됐다. 이번 콘서트는 이달 들어 열리는 첫 대형 콘서트다.

아직은 정부 지침에 따라 좌석을 건너뛰어 착석하기 때문에 불가피한 선택이지만, 팬들은 이번 공연을 계기로 표 가격이 전반적으로 오르지 않을지 우려하고 있다.

실제로 코로나19 사태가 일어나기 직전이던 2019년 같은 장소에서 열린 공연을 봐도 가격 인상은 가파른 편이다. 2019년 6월 잠실 실내체육관에서 열린 그룹 아이즈원 콘서트 표 가격이 11만원이었고, 다른 가수들 또한 표 가격이 13만원을 넘지 않았다.

아이돌 공연은 클래식이나 뮤지컬 등과 달리 좌석 등급을 나눠서 가격을 책정하지 않고 동일 가격으로 표를 판매하는 사례가 많다.


뉴이스트 팬이라고 밝힌 양 모씨(24)는 "예매가 워낙 치열해 자칫 실패하면 추가 비용을 주고 전문 리셀러나 업자에게 암표를 사야 한다"면서 "좋은 자리로 가려면 티켓 하나에 20만원을 넘게 써야 해서 부담이 된다"고 말했다.

이 같은 현상은 콘서트뿐만 아니라 인원 제한에서 상대적으로 자유로운 팬미팅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아이돌 그룹 크래비티는 이달 20~21일 서울 한남동 블루스퀘어에서 진행하는 팬미팅 표 가격을 일반 예매가 기준 9만9000원으로 책정했다. 2019년 콘서트 표 가격과 비슷한 수준으로 팬미팅을 개최하는 셈이다. 2019년 동일 장소에서 열린 아이돌 윤지성의 팬미팅 표 가격은 3만원이었다. 크래비티 팬이라고 밝힌 박 모씨(23)는 "웬만한 유명 해외 가수의 내한 공연을 가는 것만큼 비싸진 느낌"이라고 토로했다.

전문가들은 아티스트 소속사나 공연 주최 측도 어려운 상황이라는 점을 인정하면서도 이를 소비자에게 전가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강조했다.

정덕현 대중문화평론가는 "가격 인상은 콘서트를 개최할 때 나타나는 비용을 관객들에게 전가하는 행위라고 볼 수 있다"며 "그 부담을 과연 팬들이 져야 하는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고보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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