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붕세권 대체 어디죠?…수지 안맞아 장사 다 접었다

입력 2021/11/26 17:44
수정 2021/11/27 08:06
밀·팥 등 국제 곡물가격 올라
"수지 안맞아 장사 접었다"

SNS·앱 '간식지도' 이용 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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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청난 '겉바속촉(겉은 바삭하고 속은 촉촉한)' 붕어빵 맛집을 찾았어요." 서울 월계동에 사는 김지민 씨(가명·31)는 최근 날이 추워지자 붕어빵을 먹고 싶어 길거리를 헤매다 포기했다. 지하철역 부근 포장마차나 상가 귀퉁이에 자리 잡고 있던 붕어빵 가게가 사라진 것이다. 김씨는 "오죽하면 '붕세권'이라는 말까지 나왔겠느냐"며 "요즘은 붕어빵 가게를 발견하면 소셜미디어(SNS)로 공유한다"고 말했다.

'붕어빵의 계절'이 왔지만 붕어빵이 길거리에서 자취를 감추고 있다. 붕어빵을 찾는 사람은 많은데 붕어빵 가게는 왜 이렇게 찾기 어려운 걸까. 최근 몇 년 사이 재료가격이 폭등해 붕어빵을 팔아도 수지 맞추기가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국제 원자재 가격 폭등이 붕어빵에까지 영향을 주는 셈이다.


26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농산물유통정보(KAMIS)에 따르면 붕어빵 앙금을 만들 때 쓰는 수입산 붉은팥(40㎏)은 도매가격이 25만7000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평균 22만7800원이었는데 불과 1년도 되지 않는 사이 12.8% 올랐다. 붕어빵 몸통을 만드는 밀가루 가격 또한 꾸준히 상승했다. 미국 시카고상품거래소(CBOT)에 따르면 국제 밀 가격은 24일 기준 t당 307달러로 집계돼 지난해 235달러보다 30.6% 올랐다. 심지어 붕어빵이 틀에 붙지 않게 칠하는 식용유 가격도 전년 대비 12.3% 상승했다.

재료가격이 전반적으로 오르면서 붕어빵 상인들은 아예 장사를 접거나 다른 업종으로 전환하고 있다.


서울 갈현동 부근에서 3년 동안 붕어빵 장사를 했다는 A씨는 "올해 마가린 한 덩이가 900원에서 1500원으로 올랐고, 가스도 한 통에 3만원 하던 게 4만원이 됐다"며 "가격을 인상하면 안 팔리기 때문에 원가가 올라도 붕어빵 가격은 작년과 동일하게 받고 있다"고 말했다.

길거리 간식을 찾기 힘들어지자 SNS나 온라인 커뮤니티 등을 통해 가게 위치 정보를 공유하는 모습도 나타나고 있다. 지역 생활 커뮤니티 서비스 당근마켓에서는 이용자들이 '동네 맛집'과 '우리동네 질문' 등을 통해 실시간으로 붕어빵 파는 곳을 공유한다. 당근마켓은 겨울 간식 위치 정보를 알려주는 '겨울 간식 지도' 서비스도 다음달 선보일 예정이다. 지난해 내놓았던 겨울 간식 지도에는 정보 총 1만1000여 건이 등록됐다. 관련 애플리케이션(앱)도 등장했다. 1만회 이상 다운로드된 '가슴속3천원'이란 앱에서는 위치 정보를 바탕으로 가장 가까운 가게 정보를 찾을 수 있다.

[한상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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