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80세 노부모, 지역전환돼 건보료 260만원 내라네요"…이달부터 인상 폭탄 피하려면

입력 2021/11/26 20:57
수정 2021/11/27 13:55
은퇴자들 대거 지역가입자로 전환돼
재산 매각·소득감소 땐 건보공단에 조정신청 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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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출처 = 연합뉴스]

"80세를 바라보는 노부모가 평생 일구신 집 한채와 차 한대가 전부인데, 공시가격 급등만으로 지역가입자로 전환돼 연간 260만원이 넘는 건강보험료(건보료)를 부담케 됐다. 벌이가 없어 소득은 한푼도 없는데도 말이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올라왔던 호소글이다.

공시지가 상승 등으로 보유세 뿐 아니라 건보료도 부담스러운 부분 중 하나다. 특히, 은퇴자의 경우 고통이 가중될 수 밖에 없다. 그동안 집 한채 공시가가 상대적으로 비싸지 않아 자녀 건강보험에 이름을 같이 올릴 수 있었으나 공시가가 오르면서 더 이상 이 같은 지위를 유지할 수 없어졌기 때문이다.

최근 국민건강보험공단은 지난해 소득과 올해 재산 변동사항을 지역가입자 건강보험료에 반영해 11월분부터 부과한다고 밝혔다.


지역가입자의 지난해 소득증가율(이자·배당·사업·근로소득, 주택임대소득 등)과 올해 재산과표 증가율(건물·주택·토지 등)을 반영해 보험료를 다시 계산하는 새 부과기준을 이달부터 내년 10월까지 1년간 적용한다는 것이다.

다만 공단은 올해 공시가격 인상으로 지역가입자의 부담이 많이 증가하는 것을 막고자, 건보료를 매길 때 적용하는 재산공제를 확대했다. 지금껏 재산공제 금액은 500만∼1200만원이었는데 이달부터 500만원까지 추가로 공제한 뒤 건보료를 매기는 셈이다.

건보공단에 따르면 새 부과기준 적용 시 전체 지역가입자 789만 세대 중 265만 세대(33.6%)는 보험료가 상승하고, 263만 세대(33.3%)는 오히려 보험료가 감소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 외 261만 세대(33.1%)는 보험료 변동이 없다.

건보료 폭탄 피하는 방법은


매년 상승하는 건보료지만 상황에 따라 줄일 수 있는 방법들이 있다.

우선 '해촉증명서'를 숙지하자. 간혹 일회성 혹은 단기간에 발생한 비정기적인 수입이 지속적인 소득으로 인식돼 갑자기 건보료가 크게 뛰는 경우가 있는데, 이를 해결하기 위해 꼭 알아둬야 한다.


해촉증명서란 급여를 지급한 업체와 거래관계가 종료됐다는 사실을 증명하는 서류다. 국민건강보험공단에 해촉증명서를 제출하면 과납한 건보료와 장기요양료를 환급받을 수 있다.

해촉증명서의 양식은 인터넷에서 쉽게 다운로드할 수 있는데, 중요한 건 거래한 업체의 직인을 받아 보험공단에 제출해야 한다는 점이다. 거래한 사업장에 연락해 직인이 찍힌 해촉증명서 발급을 요청하면 되는데, 만약 거래한 업체가 폐업했을 경우 국민건강보험공단과 상담을 통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또 퇴직 후엔 개인과 회사가 보험료를 반반씩 부담하던 직장가입자의 자격을 상실, 지역가입자로 전환된다.

직장가입자의 보험료율은 지난해 6.67%에서 올해 6.86%로 2.89%포인트 뛰었고, 지역가입자는 부과점수당 금액이 지난해 195.8원에서 올해 201.5원으로 올랐다.

매년 오르는 건보료 때문에 은퇴 후 수입은 이전만 못한 상황에서 늘어난 건보료를 하소연하는 퇴직자들이 많다. 더욱이 주택이나 차량 등 본인 소유의 재산이 있다면 계산방식과 부담비율의 차이로 지역가입자가 더 많은 보험료를 부담할 가능성이 높다.

지역가입자로 전환돼 높아진 건보료가 부담이 되면 '임의계속가입 제도'를 신청하면 된다.


건강보험 임의계속가입 제도는 퇴직 이전 18개월 내에 1년 이상 직장 가입자 자격을 유지한 사람에 한해 신청할 수 있다. 퇴직 후 최초 지역보험료 납부기한으로부터 2개월 이전까지 신청 가능하다. 신청을 원하는 사람은 국민건강보험공단 지사에 방문하거나 우편, 전화, 팩스로도 신청할 수 있다.

다만 임의계속 가입제도를 신청하기 전에 체크해야 할 사항이 있다. 퇴직 후 지역가입자로 전환 시 자신의 재산 보유 수준과 연동해 건보료가 산정된다.

보통 지역가입자가 직장가입자 보다 보험료를 더 많이 부담하지만 간혹 보유한 재산이 의외로 적어 직장 재직 당시보다 건보료가 적게 나오는 경우도 있다. 따라서 무조건 임의계속 가입제도를 활용하기보다는 국민건강보험공단을 통해 지역가입자로서 본인이 내야 할 보험료가 얼마인지 확인하는 게 현명하다.

금융권 관계자는 "임의계속가입제도를 모르는 경우도 많고, 신청할 수 있는 기한도 2개월정도로 짧아 놓치는 경우가 빈번하다"면서 "지금 당장 퇴사 계획이 없더라도 미리 관련내용을 숙지해 두면 유익하다"고 말했다.

또 한가지 방법은 직장가입 자녀가 있을 시 '피부양자로 등록' 하면 된다.

건보료는 한 세대를 묶어 그 세대의 대표가 보험료를 내는 구조인데 직계 부모나 배우자, 30세 미만 혹은 65세 이상의 직계 형제나 자녀는 직장가입자의 피부양자로 등록할 수 있다. 피부양자로 등록 시 세대 대표의 건보료 인상과 무관하게 본인이 따로 건보료를 내지 않아도 건강보험 혜택을 누릴 수 있다.

이 외에도 굳이 큰 차가 필요 없다면 4000만원 미만, 1600cc 이하 차량으로 바꾸거나 리스를 활용하면 자동차로 인해 부과되는 건보료를 줄일 수 있다.

[류영상 매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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