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그때 인터뷰가 미주독립운동 기초사료 돼…"

입력 2021/12/02 17:42
수정 2021/12/02 19:42
국가보훈처-매경 보훈문화상

LA서 평생 독립운동연구
민병용씨 등 5명 수상

1900년대 이민자 생전 인터뷰
묻힐뻔한 역사 재구성 업적

민족얼지킴이·유퀴즈·효성
구리市도 유공자 예우 공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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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보훈처·매일경제 주최 제22회 보훈문화상 시상식이 2일 서울 그랜드하얏트 호텔에서 열렸다. 왼쪽부터 장대환 매경미디어그룹 회장, 황기철 국가보훈처장, 안승남 구리시장, 박근형 tvN 유퀴즈온더블럭 PD, 민병용 로스앤젤레스 한인역사박물관장, 이아림 문산수억고 민족얼지킴이 반장, 김홍수 문산수억고 교사, 최영범 (주)효성 부사장, 윤재옥 국회 정무위원장, 황민호 숭실대 교수. [한주형 기자]

"신문사 특파원으로 LA로 갔던 1970년대만 해도 1900년대 초에 이민을 오신 분들이 상당수 생존해 계셨는데, 이분들이 독립운동을 위해 노력한 기록이 없었습니다. 저라도 나서서 기록해 두지 않으면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한 분씩 만나 인터뷰를 하다 보니 푹 빠져서 벌써 수십 년이 흘렀네요."

40년 넘게 미주 독립운동사를 연구해온 원로 언론인의 회고다. 민병용 선생의 첫발은 한국일보 특파원으로 일하던 당시 미주 지역 독립운동가와 하와이 초기 이민자 인터뷰였다. 미주 지역에서 우리 민족의 독립운동이 어떻게 시작되고 발전했는지를 기록하기 시작한 것이다. 대한인국민회 기념관, 한인역사박물관에서 국내외 학자와 언론인 등을 대상으로 지원과 해설도 담당했다.


그러던 중 도산 안창호 선생 등 독립운동가 후손들을 알리고 지원하는 데 특별한 관심을 갖게 됐다. 민병용 선생이 인터뷰를 통해 세상에 알리면서 독립유공자로 선정된 분들이 상당하다. 이번 보훈문화상 수상도 안창호 선생의 막내아들인 안필영 씨가 추천한 것이 계기가 됐다. 민병용 선생은 "미주 지역에 독립유공자가 모두 375분이 있다"면서 "더 많은 유공자분들을 발굴하고 이분들을 국립묘지로 모시는 일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소감을 밝혔다.

2일 국가보훈처는 민병용 선생을 비롯해 민족얼지킴이(동아리), 티비엔(tvN) 유 퀴즈 온 더 블럭(예능 프로그램), (주)효성(기업), 구리시(지자체)를 각각 보훈문화상 수상자로 선정했다고 밝혔다. 나라의 독립과 국민의 안전을 지키는 데 공훈을 세운 유공자들을 예우하는 문화를 창달하는 데 앞장선 공적이 인정됐기 때문이다. 시상식은 그랜드 하얏트 호텔에서 장대환 매경미디어그룹 회장, 황기철 국가보훈처장, 윤재옥 국회 정무위원장이 참석한 가운데 진행됐다.


장대환 회장은 "보훈은 오늘날의 대한민국이 존재할 수 있도록 나라를 위해 몸과 마음을 바친 선배님들에 대해 우리 후배들이 가져야 할 최소한의 예의"라면서 "독립과 호국, 민주화 관련 유공자들이 자긍심을 갖고 살아가려면 우리 후배들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황기철 처장도 "보훈문화상 시상으로 국가를 위한 희생과 헌신하신 분들이 존경받는 사회가 되도록 더욱 노력하겠다"며 "앞으로도 국민들이 보훈의 가치를 높이는 주체가 되어 일상에서부터 보훈문화 확산을 실천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윤재옥 위원장은 "이렇게 살 수 있게 된 밑바탕에는 유공자분들의 희생과 헌신이 있었다"면서 "잊지 않고 이에 합당하게 보답할 수 있는 보훈정책과 보훈문화 확산을 위해 국회 정무위원장으로서 더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문산수억고등학교의 민족얼지킴이는 2009년에 결성된 역사동아리다. 지난 12년간 교사와 학생들이 함께 보훈기념일을 계기로 영상 등 역사 콘텐츠를 제작하고 재현행사를 통해 유공자들의 공적을 기억하고 보훈정신을 계승해온 노력을 인정받아 수상자로 선정됐다. (주)효성은 2012년부터 6·25 참전용사의 주택을 개보수해주고, 군 장병을 위한 독서카페를 설치하는 등 군과 참전용사의 복리후생을 위해 노력한 사실이 확인됐다. 특히 코로나19로 돌봄에 어려움을 겪는 보훈가족을 위해 '인공지능(AI) 돌봄로봇'을 제공해 비대면으로도 복지서비스를 확충할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줬다.

지자체 부문에서 수상의 영광을 안게 된 구리시는 조례를 통해 '국가유공자의 날'을 지정하고 유공자들의 공적을 기록하는 사업도 추진했다. 또 지자체 차원에서 보훈수당을 지급하고 대상자를 확대하는 등의 노력을 통해 유공자에 대한 예우에 힘써온 점이 평가에 반영됐다. 보훈문화상은 대한민국을 위해 희생·공헌한 분들을 예우하고 그분들의 나라 사랑 정신을 기리는 사업을 실시한 개인이나 단체의 업적을 국민에게 널리 알리기 위해 수여되는 상으로, 2000년부터 매년 개최해 올해로 22회를 맞이했다.

[최희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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