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340억원 팔린 대박 '염색 샴푸'…식약처 "과장광고" vs KAIST "제도가 신기술 못 따라가"

변덕호 기자
입력 2021/12/07 14:48
수정 2021/12/07 15:19
340억원어치나 팔려 대박 난 '염색 효과 샴푸'를 두고 대학·기업과 정부 기관이 충돌했다. 식품의약품안전처 측은 "과장 광고다"라며 판매 정지 처분을 내렸다. 반면 KAIST는 "제도가 신기술을 못 따라간다"며 대립각을 세웠다.

최근 중장년층 사이에서 화제가 된 모다모다 샴푸의 이야기다. 지난 6일 중앙일보의 보도에 따르면 모다모다 샴푸는 이해신 KAIST 화학과 교수가 만들어 낸 세계 최초의 염색 효과 샴푸다. 이 교수는 폴리페놀의 연구·개발(R&D)를 통해 만들었는데, 사과를 깎은 뒤 공기 중에 오래두면 갈색으로 변하는 것과 같은 원리를 이용했다. 염색약을 사용하지 않고 샴푸만 써도 흰머리가 흑갈색으로 변하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한다. 샴푸와 관련 염증, 시력 저하 등 부작용에 대해서 알려진 바는 없다.


모다모다 샴푸는 국내 TV홈쇼핑과 인터넷 쇼핑몰, 미국 아마존 등에서 전량 팔리는 등 완판 행진을 이어갔다.

하지만 식약처 측에서 지난달 24일 모다모다 프로체인지 블랙샴푸에 대해 4개월간 광고 정지 행정처분을 내렸다. 모다모다 샴푸는 기능성 화장품으로 허가받지 않은 제품인데 광고를 본 소비자가 기능성 화장품으로 잘못 인식할 우려가 있다는 이유 때문이다. 또 모다모다의 광고가 사실과 다르거나 부분적으로 사실이더라도 전체적인 광고를 본 소비자가 충분히 속을 우려가 있다고 판단했다. 최미라 식약처 화장품정책과장은 "식약처는 현행 규정에 따라 '과장광고'를 한 모다모다에 행정처분을 내린 것"이라고 밝혔다.

모다모다는 중앙행정심판위원회와 행정법원에 식약처의 행정처분을 중단해달라고 신청했다. 중앙행정심판위원회는 바로 집행정지를 결정했다. 즉, 모다모다가 다시 샴푸 광고를 할 수 있게 됐다는 뜻이다. 현재 행정법원이 심리를 진행하고 있다.

이해신 교수는 "현행법상 기능성 샴푸로 쓰려면 식약처가 지정한 염모나 탈모 성분을 제품에 넣어야 하는데, 모다모다는 기존 염색약에 들어가는 염모제를 쓰지 않은 신기술이라 현재 기능성 샴푸의 범주에 들어갈 수 없다"며 "샴푸만 해도 머리의 색깔이 염색한 듯 흑갈색으로 변하는 기능이 핵심이라 광고에 그렇게 표기했다.


식약처가 이 또한 소비자가 잘못 인식할 우려가 있다고 광고를 못 하게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지난 8월 출시된 모다모다 샴푸는 국내외에서 총 340억원어치가 판매됐다.

배형진 모다모다 대표는 "현재는 위탁제조 회사의 생산설비 한계로 샴푸 생산에 한계가 있지만 조만간 공장설비를 대폭 확충하면 판매가 더 많이 늘어날 것"이라며 "중소기업을 육성이 아직도 어려운 환경이라 생각되고, 기업 활동이 계속 어려워지면 규제가 없는 미국으로 회사를 옮기는 방안도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광형 KAIST 총장은 "모다모다샴푸는 제도가 신기술을 따라가지 못하는 대표적 사례"라고 말했다.

[변덕호 매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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