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직장인 29% "직장내 괴롭힘 당했다"…비정규직, 여성, 5인 미만 '사각지대' 여전

이하린 기자
입력 2022/01/16 17:49
갑질 피해자 33%는 "괴롭힘 수준 심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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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 내 괴롭힘에 대한 직장인 1000명의 응답. [사진 출처 = 직장갑질 119]

직장 내 괴롭힘 금지법(갑질금지법)이 시행된 이후 2년 6개월 동안 근로자들의 직장 내 괴롭힘 경험이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괴롭힘을 당한 직장인의 경우 10명 중 3명꼴로 괴롭힘 수준이 심각하다고 느끼는 것으로 조사됐다. 노동 환경 격차에 따른 양극화 또한 여전하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직장갑질119는 지난달 3~10일 직장인 1000명을 대상으로 설문을 진행한 결과 갑질금지법 시행 후 직장 내 괴롭힘 경험이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고 16일 밝혔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직장인 28.5%가 폭행·폭언과 모욕·명예훼손, 따돌림·차별, 업무 외 강요, 부당지시 등의 직장 내 괴롭힘을 당했다고 답했다. 이는 2019년 7월 갑질금지법이 시행된 후 10월 조사 당시의 44.5%보다 16%포인트 감소한 수치다.


직장 내 갑질을 당한 이들 중 33.0%는 괴롭힘 수준이 '심각하다'고 답했다. 일터의 약자로 분류되는 월 임금 150만원 미만(48.3%), 비정규직(36.8%), 비노조원(33.9%)의 응답률이 500만원 이상(31.3%), 정규직(30.7%), 노조원(28.8%)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았다.

직장 내 괴롭힘 가해자는 '임원이 아닌 상급자'(41.8%), '대표·임원·경영진 등 사용자'(24.9%), '비슷한 직급 동료'(21.4%) 등 순이었다.

갑질금지법 시행을 '알고 있다'고 응답한 비율은 68.9%였다. 그러나 비정규직(55.3%), 5인 미만(56.0%), 150만원 미만(51.6%) 근로자들은 법을 알고 있다는 응답이 절반 수준에 머물렀다.


또 법 시행 후 괴롭힘이 '줄어들었다'고 응답한 비율은 57.6%였지만 150만원 미만(46.0%), 여성(50.1%), 5인 미만 사업장(51.6%)의 경우 절반 수준에 그쳐 500만원 이상(71.4%), 남성(63.2%), 공공기관(68.7%) 등과 큰 차이를 보였다.

직장에서 교육 경험도 차이를 보였다. 직장인들은 50.7%가 교육을 받았다고 응답한 반면 비정규직(29.8%), 5인 미만(21.7%), 150만원 미만(18.5%)은 20%대 안팎에 그쳤다. 정규직(64.7%)과 공공기관(68.0%), 300인 이상(76.8%), 500만원 이상(85.0%) 근로자와 격차가 크다.

새해 직장 내 괴롭힘이 줄어들 것이란 응답은 59.9%였다. 역시 여성(53.4%), 20대(51.1%), 비정규직(55.3%), 5인 미만 사업장(53.3%), 150만원 미만(50.8%)은 그 비율이 상대적으로 낮았다.

이는 일터의 양극화가 직장 갑질 양극화로 이어지는 것으로 분석할 수 있다. 직장갑질 119는 "비정규직, 5인 미만, 150만원 미만, 여성 노동자들이 심각한 직장갑질을 겪고 있는데 갑질금지법이나 개정 근로기준법을 모르고 있고 법 시행 이후에도 괴롭힘이 줄어들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권두섭 직장갑질119 대표 변호사는 "직장 내 괴롭힘 사각지대인 5인 미만 사업장과 특수고용 비정규직 노동자, 원청의 갑질도 직장 내 괴롭힘 금지법 적용 대상이 돼야 한다"면서 "형식적인 예방교육이 아니라 실질적인 변화를 이끌어내는 조직문화 점검과 예방교육을 의무화하는 것이 직장갑질을 줄이는 지름길"이라고 말했다.

[이하린 매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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