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팩트체크] 고용안정성이 부족한 비정규직이 정규직보다 더 많은 보수를 받는 게 당연하다?

박홍주 기자
입력 2022/01/17 13:49
수정 2022/01/17 13:52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는 지난 9일 페이스북에 "고용 안정성을 보장받지 못하는 비정규직이 정규직보다 더 많은 보수를 받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상식이지만, 현실은 정반대"라며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불안정·저임금의 중복차별에 시달리고, 임금격차로 인한 일자리 양극화는 점점 심각해지고 있습니다"라고 썼다.

"비정규직이 정규직보다 낮은 고용 안정성을 적용받기 때문에 더 많은 보수를 받아야 한다"는 이 후보의 주장이 사실인지 확인해봤다.

17일 통계청의 '정규직과 비정규직의 시간당 임금총액'에 따르면 비정규직의 시간당 임금은 정규직에 비해 꾸준히 적게 나타났다.


지난 2016부터 5년간의 정규직과 비정규직의 시간당 임금총액 평균치는 2만234.8원, 1만4021.6원으로, 비정규직이 정규직의 약 69.3%에 불과했다. 비정규직이 정규직에 비해 고용 안정성이 낮다는 점을 고려하면, 이 후보의 말대로 비정규직은 '이중고'를 겪고 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단순히 결과로 나타난 임금 격차만 볼 것이 아니라, 정규직과 비정규직의 생산성의 차이까지 고려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김대일 서울대 경제학과 교수는 "일반적으로 정규직이 비정규직보다 생산성이 높다는 게 산업계의 조사 결과"라며 "비정규직의 고용불안정성에 대한 몫은 이미 반영되고 있지만, 생산성 차이가 더 크기 때문에 임금 격차가 벌어지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직종에 따라 비정규직의 임금이 정규직보다 높은 경우가 있다는 분석도 있다.


2016년 한국경제연구원의 '임금방정식 추정을 통한 임금격차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임금결정 요인이 동일할 경우 운수업과 건설업에 종사하는 비정규직 근로자의 임금이 각각 정규직의 119.9%, 111% 수준으로 더 높았다"고 나타났다. 직무, 업종, 성별, 학력 등 임금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을 통제하고 살펴보면, 고용불안정성이나 사고 위험 등의 요인이 보수에 반영되고 있다는 뜻이다.

해외의 비정규직 제도와 일률적으로 비교하는 것도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해외의 정규직-비정규직 제도는 우리나라와 운용 취지나 맥락이 다른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김 교수는 "미국에서는 자신이 원해서 프리랜서처럼 일하는 경우가 많은데, 원치 않게 비정규직이 되는 우리나라와 생산성에서 차이가 날 수밖에 없다"며 "외국에는 여성가족부가 없는데 왜 우리는 있냐, 외국은 원전을 가동하는데 왜 우리는 줄이냐 하는 주장과 다를 바 없다"고 말했다.

[박홍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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