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매립장 포화, 주민은 건립 반대…산업폐기물 '발등의 불'

입력 2022/01/17 17:28
수정 2022/01/17 20:02
산업폐기물 하루 20만t 발생
처리 비용은 3년새 3배 급증
부산·포항 3년내 매립장 포화

서울 발생량 97% 타지역으로
지자체간 폐기물 처리 갈등도

울산선 주민참여 허가제 도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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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 국가산업단지에 위치한 A사는 생산과정에서 발생하는 폐기물을 처리하기 위해 회사 인근에 자체 폐기물 매립장 건립을 추진하고 있다. 울산시 승인을 얻어 환경부 낙동강유역환경청에서 허가 절차를 밟고 있으나 산단 인근 주민 반발이 만만치 않다. 이 업체에서는 연간 7만t의 산업 폐기물이 발생하지만 지금은 울산이 아닌 경남 김해와 경북 포항에서 폐기물을 처리하고 있다. 업체 관계자는 "전국적으로 폐기물 매립장이 포화 상태"라며 "폐기물 처리비도 크게 올라 고육지책으로 직접 매립장 건립에 나섰다"고 토로했다.

전국적으로 산업 폐기물이 급증했으나 매립장 확충은 지지부진해 산업 폐기물 대란이 우려된다.


산업 폐기물 매립장이 부족하다 보니 다른 지역에서 폐기물을 처리할 수밖에 없고, 매립장 인근 지역 주민들이 반발하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다.

환경부와 환경공단의 '2019년 전국 폐기물 발생·처리 현황'에 따르면 산업(사업장) 폐기물은 일일 20만t이 발생해 전년도 16t보다 20.8% 증가했다. 같은 기간 건설 폐기물은 6.8%, 생활 폐기물은 3.4% 증가하는 데 그쳤다.

산업 폐기물 처리 비용 상승 속도는 더 가파르다. 2016년 t당 6만5000원이던 비용이 2021년 20만원으로 3배 넘게 올랐다. 산업 폐기물은 크게 증가했으나 전국적으로 폐기물을 처리하는 시설이 부족해 나타난 현상이다. 울산 산업계 관계자들은 "폐기물 처리 비용은 부르는 게 값이라는 말도 있다"고 했다.

폐기물 업계에 따르면 2023년 말까지는 국내 23개 산업 폐기물 처리 업체의 매립 가능 잔여량이 417만t으로 예상 배출량(400만t)을 처리할 수 있지만 2024년 말이 되면 매립 가능량(37만t)이 예상 배출량(380만t)의 10%밖에 안 될 정도로 한계 상황에 직면하게 된다. 산업 폐기물 매립장 건설에 5년 정도 걸리는 것을 감안하면 기업들은 발등에 불이 떨어진 상황이다.


하지만 산업 폐기물 매립장 확충은 주민 반발 등으로 난항을 겪고 있다. 포항지역 산업 폐기물 처리 업체 2곳은 1~2년 뒤 사용 기한이 끝난다. 이에 따라 업체들은 증설에 나섰으나 환경단체 등의 반발에 발목이 잡혔다.

3년 안에 지역 내 산업 폐기물 매립장이 가득 차는 부산도 비슷한 상황이다. 부산시는 부산과학산단과 명례일반산단 등에 폐기물 매립장 건립을 추진했으나 주민 반대로 제동이 걸렸다. 실제 기장군 장안읍 일원에 조성 계획이던 매립장 사업은 최종 무산됐다.

이 결과 부산과 울산 등에서 발생한 상당수 산업 폐기물은 경남과 전남 등 다른 지역에서 처리된다.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폐기물관리법 일부개정법률안' 검토 보고서에 따르면 2018년 기준 산업 폐기물의 다른 지역 처리 비율은 34.6%다. 생활 폐기물이 19.1%인 것과 비교하면 다른 지역 처리 비율이 매우 높다. 서울의 경우 산업 폐기물의 96.6%를 다른 지역에서 처리했다. 지난해 전북 김제 주민들은 지평선산단에 대규모 산업 폐기물 매립장 건설이 추진되자 전국에서 폐기물이 몰려들 것이라며 반대 집회를 열었다.

산업 폐기물 매립장 확충에 비상이 걸린 울산시는 전국 처음으로 산업 폐기물 매립장 허가 사전절차제도를 도입하기로 하는 등 대책 마련에 나섰다. 이 제도는 매립장 허가 과정에 주민과 전문가 참여를 제도화하는 것이 주요 내용이다. 울산시 관계자는 "산업 폐기물 매립장 확충이 안 되면 울산은 6년 뒤 폐기물을 처리할 수 없게 된다"며 "투명한 절차를 통해 주민 동의를 구한 뒤 허가 절차를 밟으면 매립장이 안정적으로 확보되고, 건립 기간도 단축될 것"이라고 말했다.

[서대현 기자 / 박동민 기자 / 우성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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