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안전 구멍 없나" 서울 구청장들 좌불안석

입력 2022/01/20 17:33
수정 2022/01/21 00:57
중대재해법 시행 D-6

지자체장도 중대재해 처벌대상
어린이집·옹벽·터널…
1533곳 막바지 점검 총출동

서울시, 사고낸 건설사 등에
행정처분 6개월 이내로 단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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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대재해처벌법 시행을 일주일 앞둔 20일 서울시와 산하 지방자치단체들이 막바지 현장 점검과 대응책 마련에 총력을 쏟고 있다. 별도의 중대재해 예방팀을 구성하고 관련 부처에 가이드라인을 제공하는 한편 혹시 모를 법정 다툼에 대비하기 위해 법률대응팀을 구성하는 등 분주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중대재해처벌법은 산업 현장이나 공공시설에서 관리 소홀로 인한 중대재해 발생 시 사업주와 경영책임자, 지방자치단체장을 처벌할 수 있는 법률이다. 사망자가 발생하면 지자체장 등에 대해 1년 이상의 징역 또는 10억원 이하의 벌금에 처할 수 있다. 중대재해는 광주 화정동 아파트 붕괴사고 등 산업 현장에서 일어나는 중대산업재해와 2016년 김포공항역 스크린도어 승객 끼임 사망사고 등 공공시설에서 발생하는 중대시민재해로 나뉜다.


서울시 산하 각 자치구의 구청장들은 관내를 직접 점검하는 등 대응에 나섰다. 지난 18일 박준희 관악구청장은 어린이집, 교량, 옹벽, 터널 등 관내 중대재해 대비 관련 시설 4개소 현장을 방문해 시설물 안전 사항을 확인하고 각 시설 담당 부서에 철저한 대비를 주문했다. 성장현 용산구청장은 지난 1일 중대재해예방팀을 조직하고 안전·보건 관리 체계를 구축했다. 또 이달 중 확대간부회의를 열어 안전 확보 의무 사항과 처벌 요건 등에 대한 교육을 추진할 방침이다. 노현송 강서구청장도 지역 사업장과 발주 공사, 소속 공무직·청원경찰 기간제 노동자를 대상으로 안전 실태조사와 위험성 평가를 실시할 계획이다. 유동균 마포구청장은 지역 내 41개 공중이용시설을 대상으로 연 1회 안전계획을 수립해 점검을 실시하는 등 보수·보강에 나선다. 정원오 성동구청장은 이달 초 '안전·보건 경영방침 선포식'을 개최했고 구청 내 안전관리 체계 구축에 나섰다.


김수영 양천구청장은 지난 11일 부서장, 동장 등 간부 56명을 상대로 중대재해처벌법 관련 안전·보건 확보 의무 등에 대한 교육 프로그램을 실시했다.

서울시도 막바지 점검에 한창이다. 시는 21일 오세훈 서울시장이 주재하는 중대재해처벌법 관련 4차 점검회의를 개최한다. 서울시는 지난해 3월부터 중대재해예방 업무에 착수했다. 안전총괄실을 중심으로 재해 예방 가이드라인을 만들어 각 부처와 서울시 산하기관들에 배포하고 실태조사를 진행했다. 또 지난해 말까지 세 차례 시장 주재 점검회의를 열어 재해 사례를 분석하고 대응 방안 등도 논의했다. 이달 들어서는 중대시민재해예방팀(6명)과 중대산업재해예방팀(7명)등을 꾸리고 안전보건관리자 등 인력을 배치했다.

서울시가 대비에 부산한 것은 법 적용 대상이 사실상 서울 지역 내 모든 시설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말 기준 시가 공식적으로 파악한 중대재해처벌법 대상 시설은 1533곳이다. 교량·터널·지하차도 등 토목시설과 지하철 역사 등 교통시설, 건축물과 상하수도·하천 시설 등이다. 서울 지하철 객차 3638량과 한강여객선 2척도 시민재해 영역이다. 서울시에서 발주하는 일정 규모 이상의 공사장도 모두 해당된다.


법률 해석에 따라 적용 시설은 더욱 늘어날 수 있다는 것이 서울시의 설명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서울시가 운영하는 공원은 시민재해 대상에 포함되지 않지만, 공원 관리직이 업무 중 산업재해로 피해를 입으면 서울시장의 책임을 물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아직 관련 판례가 없어 보수적인 기준을 세워 대비 중"이라고 말했다.

한편 서울시는 이날 중대재해 사고를 일으킨 건설사 등에 대한 행정처분 기간을 6개월 이내로 단축한다고 밝혔다. 그동안 사고 발생 시 관계자들 간 이견으로 요청 후 처분까지 약 20개월 이상 소요돼 추가 사고 예방에 소홀했다는 지적이 있었다. 최근 화재사고가 난 평택 물류창고의 경우 2020년 12월 작업자 3명이 사망하는 사고가 있었다. 국토교통부는 지난해 4월 서울시에 해당 시공사에 대한 행정처분을 요청했지만 최근까지 처분은 내려지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시는 향후 행정처분 요청이 들어오면 변호사와 기술 분야 전문가 등이 포함된 '신속처분TF'를 구성해 처분을 앞당긴다는 계획이다. 한제현 안전총괄실장은 "중대재해 등 발생 시 시공사에 대해 신속하고 엄격한 책임을 물어 건설 업계에 경각심을 일깨울 것"이라며 "건설 사업자들이 현장에서 안전조치에 더 신경 쓸 수 있도록 해 건설사고가 재발하지 않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류영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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