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그 녀석이 크게 외칠 때마다…실종자, 가족 품으로 돌아왔다

박진주 기자, 김정석 기자박제완 기자
입력 2022/01/26 17:44
수정 2022/01/27 10:00
3월 은퇴 앞둔 9살 구조견
14일 첫 실종자 발견이어
두 번째 매몰자도 찾아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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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조 경력 7년 차의 베테랑 구조견인 소백이가 광주 신축 아파트 붕괴현장에서 구조 활동을 하고 있다. [사진 출처 = 연합뉴스]

지난 25일 광주 HDC현대산업개발 화정아이파크 신축 아파트 붕괴 사고 현장에서 두 번째 실종자를 찾은 건 수색견 '소백'이었다. 아홉 살 래브라도레트리버 수컷인 소백이는 지난 14일 세 살 독일산 셰퍼드 수컷 '한결'이와 함께 사고 건물 지하 1층에서 6명의 실종자 중 1명을 최초로 발견한 구조견이다.

26일 중앙사고수습본부에 따르면 지난 25일 오후 4시께 중앙 119구조본부 이민균 훈련관(46)과 핸들러 김성환 소방장(33)은 소백이와 함께 27층 내부 탐색을 시작했다. 주변을 둘러보던 '소백'이는 출입구가 막혀 있는 석고벽 안쪽 안방을 향해 짖는 등 이상 반응을 보였다.


'소백'이가 가리키는 곳은 사고 건물 27층 2호라인 안방 쪽으로 위층에서 쏟아진 적치물이 쌓여 있어 내시경으로 내부를 수색해야 할 만큼 진입이 어려웠다.

구조견은 사람 냄새를 맡으면 근방에서 짖도록 훈련을 받는다. 구조견이 짖으면 핸들러는 그 주변을 정밀 수색한다. 이 훈련관과 김 핸들러가 피켈(구조 작업에 사용되는 곡괭이 모양의 장비)로 석고벽을 부숴 진입로을 열었다. 안방에 들어온 소백이는 몇 분 동안 좌우를 살피더니 어느 지점에서 앞발로 긁고 위를 보고 계속 짖었다.

이 훈련관 등은 소백이가 반응을 보인 곳의 콘크리트와 벽돌 등을 긁어내며 정밀 수색을 했다. 소백이가 지목한 곳에서 안쪽으로 50~60㎝, 위로 1m 내외 공간에서 핏자국이 발견됐고 다시 위쪽으로 구멍을 뚫으니 청색 작업복 상의가 보였다.


이 훈련관은 오후 5시 30분께 '실종자 1명이 작업복을 입은 상태로 발견됐다'고 지휘부에 보고했고 6시 40분께 첨단 장비팀이 내시경 카메라를 이용해 최종 확인했다.

2013년 3월 태어난 소백이는 두 살 때부터 220여 차례 각종 재난 현장에 출동해 생존자 1명과 사망자 10명을 발견했다. 오는 3월 은퇴를 앞두고 있다. 구조당국은 소방청 소속 전체 구조견 34마리 중 도시탐색(붕괴 건물) 전문 구조견 21마리를 사고 현장에 투입해 매일 5마리씩 번갈아가며 실종자를 찾고 있다. 두 번째 실종자가 발견된 지점은 27층 안방 천장 쪽으로 철근과 시멘트 더미가 뒤엉켜 있고 콘크리트가 굳어 있는 상태로, 29층부터 잔해물을 치우는 방식으로 구조 작업을 진행해야 해 상당한 시일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광주 = 박진주 기자 / 김정석 기자 / 서울 = 박제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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