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요요는 철지난 애들 놀이?…평생 직업 도전해요

입력 2022/01/27 17:36
수정 2022/01/27 19:12
25년 차 요요 퍼포머 문현웅씨

초등학교 때 처음 시작해
국내 챔피언 4회·亞 3위까지
놀이같지만 알고보면 스포츠
기술종류 세기도 어려워
"가족스포츠로 발전했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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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현웅 한국요요협회장이 요요 기술을 선보이고 있다. [김호영 기자]

1998년을 학창 시절로 보낸 밀레니얼 세대(1981~1996년생)에게 요요는 생활 필수품이었다. 일본 완구회사 반다이의 프로모션을 계기로 전국적인 요요 붐을 경험했던 이들은 학교에 가면 '땅강아지' '그네' 등 요요 입문자용 기술을 배우기 바빴다. 한국에 요요 동호회가 처음 만들어진 시기도 같은 해였다. 요요 애호가들은 PC통신 동호회 문화에 맞춰 서울 종로구 혜화동 마로니에 공원 일대에서 매주 '정모(정기모임)'를 했다.

2016년부터 올해까지 한국요요협회장으로 활동하고 있는 문현웅 씨(36)도 정모 멤버 중 한 명이었다. 초등학교 6학년 때 처음 요요를 잡고 25년간 한 해도 요요를 쉬지 않은 그는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1세대 요요 퍼포머다. 그는 독보적인 실력을 바탕으로 경력을 쌓았다.


2003년 처음 출전한 전국 대회에서 우승한 그는 같은 해 12월 한국 대표 자격으로 참여한 싱가포르 아시아 대회에서 3위에 올랐다. 이후 2006년까지 내리 4년간 국내 대회 1위 자리를 지키면서 아시아 대회에서도 순위권에 들었다.

문씨는 최근 매일경제와 인터뷰에서 "하굣길에 학교 앞 문구점에서 요요를 처음 가지고 놀며 내가 잘한다는 걸 알았다. 동네 백화점이 주최한 대회에서 1등을 해 자전거를 받았고 대회에 대한 동기부여가 됐다"고 말했다. 2007년 후로는 입대 등을 계기로 더 이상 대회에는 나가지 않는다. 대신 이듬해부터 2013년까지 전국 대회에서 심판으로 참여했다. 2007년 12월에는 중국에서 열린 국제 대회에 심판으로 초대받기도 했다. 문씨가 한국요요협회 운영진으로 합류한 건 2014년이었다. 매년 1회 열리는 전국 대회가 협회의 가장 중요한 업무다. 요요 대회는 피겨스케이팅과 비슷한 방식으로 진행된다. 정해진 시간(최대 3분) 안에 선수가 원하는 음악에 맞춰 시연하고자 하는 기술을 배치해 보여주는 방식이다.


다만 요요의 경우 하나의 줄기에서 파생되는 기술이 다양해 세부적으로 분류하면 기술 종류가 수십만 개까지 늘어날 수 있어 어떤 기술에 성공했는지 집중해서 봐야 한다. 최근에는 기술 개발 트렌드도 바뀌는 분위기라고 한다. 문씨는 "유튜브 등 영상 플랫폼이 다양해지고 기술을 공유할 수 있는 방법이 많아지면서 기술에 대한 저작권 인식도 높아졌다"며 "다른 사람의 기술을 변형해 새로운 기술을 만드는 방식을 업계 전반에서 주저하면서 신기술 개발에 드는 시간이 길어졌다. 불가피하게 타인의 기술을 사용할 경우 누구에게서 영감을 받았는지 출처를 남기고 있다"고 설명했다.

대중이 선호하는 기술과 선수들이 경쟁하는 기술에는 차이가 있다고 한다. 선수들이 시연하기 어렵다고 생각하는 기술과 관객들이 보고 감탄하는 기술이 다르다는 것이다. 문씨는 "단순히 신기하다는 감상만 주는 공연을 넘어 여운을 남기기 위해 스토리라인을 짠다"고 말했다.

대중 공연에 대한 문씨의 관심은 장래에 대한 치열한 고민에서 나온 결과다. 2011년 스코틀랜드 에든버러에서 열린 세계 최대 규모 예술 축제인 프린지 페스티벌에 문씨와 함께 참여했던 4인조 그룹(요앤조이) 멤버 등 요요 동지들이 각자의 길을 찾으면서 '요요로 먹고살 방법'을 숙고했던 것이다. 그는 "코로나 사태 전까지는 각종 행사에서 요요를 공연하는 활동을 주로 했다. 최근에는 서울문화재단 서울예술교육센터에서 원데이 워크숍을 여는 등 학생들을 대상으로 대면·비대면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고 밝혔다.

문씨가 주목하는 것은 요요가 갖는 가족 스포츠로서의 잠재력이다. 그는 "어렸을 때 요요를 가지고 놀았던 세대가 자녀를 둔 학부모가 되면서 먼저 자녀들에게 유료 강습을 끊어주고 대회에 응원하러 온다"고 했다.

[이진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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