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착한리더가 세상을 바꾼다] "올해부터 월급 반납…나눠서 더 행복해요"

박홍주 기자
입력 2022/03/30 17:33
수정 2022/03/31 08:06
정영화 대호테크 대표

급여 포기하고 나눔활동 앞장
특성화고 학생 버팀목 되고자
지난해 고액기부자 모임 가입

노인 복지재단 세워 재기 돕고
회사 지분 전직원 나눠주기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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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영화 대호테크 대표가 경남 창원의 본사에서 앞으로의 나눔 활동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 제공 = 대한적십자사]

"나눔은 나를 이기고 웃으며 죽을 수 있는 유일한 방법입니다."

지난해 11월 대한적십자사 개인 고액 기부자 모임 'RCHC(Red Cross Honors Club)'에 가입한 정영화 대호테크 대표는 "어려운 산골에서 자랐지만 주변 사람들이 음양으로 보태준 도움 덕분에 지금의 내가 있게 됐다"며 이렇게 말했다. 정 대표는 "우리 사회의 미래가 될 어린 학생들에게 도움이 되고자 RCHC에 가입했다"고 설명했다.

1989년 다니던 회사가 부도난 뒤 정 대표는 친구와 함께 500만원씩을 출자해 지금의 대호테크를 만들었다. 최고 온도 850도에서 평면 유리를 곡면 유리로 가공하는 3차원(3D) 유리 성형 장비를 세계 최초로 개발하기도 했다.


정 대표는 "'작품 만들기'를 사훈으로 걸고 끊임없이 연구개발에 매진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직원들에 대한 인적 투자에도 적극적이다. 대호테크의 또 다른 모토는 '삼일사석육일공'으로 '직원들이 30세까지 1억원을 벌고, 40세까지 석사 학위를 받고, 60세까지 10억원을 벌게 하자'라는 뜻이다. 이는 "이익의 10%는 직원에게, 1%는 사회에 돌려주자"는 정 대표의 강력한 의지로 자리 잡은 회사 문화다. 대호테크는 직원에게 학자금 전액을 지원하는 한편 직무 발명 보상 제도 등으로 역량 개발을 돕고 있다.

정 대표는 "기업활동으로 돈을 버는 것만이 아니라 욕심을 버리고 자신을 낮추며 덕을 쌓는 게 중요하다고 느꼈다"고 말했다. 봉사와 나눔을 적극 실천하다 보니 오해를 사기도 했다. 10여 년 전 병으로 6개월 시한부 판정을 받은 친구 김 모씨가 사업을 정리하는 걸 도와주자 그는 수고비를 전달했다.


정 대표는 별다른 고민 없이 이를 김씨의 이름으로 고아원에 기부했는데, 고아원에서 감사 인사를 받은 김씨가 "액수가 적어 기부해버린 것이냐"고 서운함을 표현했다. 화들짝 놀란 정 대표는 진의를 설명했고 이를 이해하게 된 김씨는 그 뒤로 3년 동안 더 삶을 이어가며 '기부 전도사'가 됐다.

스스로 가난을 딛고 사업을 일궈낸 정 대표는 어린 학생들을 돕는 데 관심을 갖고 있다. 정 대표는 "공업고 등 특성화고 학생들을 특히 더 돕고 싶다"며 "각자의 환경은 모두 다르지만 기부와 나눔은 이들이 잠재력을 꽃피울 수 있게 도와주는 역할"이라고 말했다.

정 대표는 앞으로 더 큰 나눔을 준비하고 있다. 70·80대 노인들이 자유롭게 사회활동을 하며 활력을 되찾을 수 있도록 돕는 복지재단을 차릴 계획이다. 이미 올해 초부터 그는 회사에서 급여를 받지 않고 있다. 향후 회사 지분을 정리하면 직원들에게 모두 돌려주겠다고 공언하기도 했다. 정 대표는 "누군가는 위선이라고 볼지도 모르지만 돈을 받지 않고 일하는 것이 더 행복할 때도 있다"며 "모범을 보이면서 부담 없이 떠나는 사람이 되고 싶다"고 말했다.

매일경제신문은 고액 기부로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개인과 기업 및 단체, 기업인을 발굴해 소개한다. 자세한 내용은 대한적십자사로 문의하면 된다.


■ 공동기획 : 대한적십자사

[창원 = 박홍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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