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주위에 공공배달앱 쓰는 사람 없는데"…수수료도 세금으로 메워준다고?

김정석 기자
입력 2022/04/03 18:39
수정 2022/04/04 10:09
지자체 공공배달앱 상위3곳
日평균 이용자 10만명 안돼
가맹점 적고 인지도 떨어져
배달 호출 점유율 1% 미만

자영업자 중개수수료 낮지만
배달비 차이없어 경쟁력 상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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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영업자의 높은 배달비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지방자치단체에서 잇달아 공공 배달 애플리케이션(앱)을 내놓고 있지만 낮은 점유율과 인지도에 고전하고 있다. 오히려 가맹점 부족, 질 낮은 서비스 등 공공 배달 앱의 단점이 더 부각되고 있다는 게 소비자의 냉정한 평가다. 민간 기업이 경쟁하는 영역에 공공이 뛰어들어 세금까지 지원해주고 있지만 자영업자와 소비자 양쪽에서 외면을 받고 있는 셈이다.

3일 빅데이터 플랫폼 기업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누적 거래액 기준 최대 공공 배달 앱인 '배달특급'의 일일 이용자 호출 점유율은 줄곧 1% 아래를 맴돌고 있다. 지난달 22일 0.97%, 지난달 25일 0.87% 등이다. 배달특급은 2020년 12월 경기도가 내놓은 배달 앱으로 도민들을 상대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공공 배달 업계 7~8위권인 충청도의 '휘파람'은 고작 0.3~0.4% 점유율에 불과하다. 모바일인덱스가 안드로이드폰 이용자를 대상으로 일일 배달 앱 사용 현황을 집계한 결과 공공 배달 앱 상위 3개사(배달특급·먹깨비·대구로)의 일일 이용자 수를 모두 합해도 평일 7만~8만명, 주말 9만~10만명에 그쳤다. 반면 배민·요기요·쿠팡이츠 등 민간 배달 앱 상위 3개사의 일일 이용자 수는 평일 400만~500만명, 주말 600만명에 달해 60배 이상 격차가 나는 상황이다. 공공 배달 앱이 부진한 가장 큰 원인은 '가맹점 부족'에서 찾을 수 있다. 민간 업체에 비해 적은 가맹점 수 탓에 이용 고객 또한 적을 수밖에 없고 이용자가 없으니 가맹점주도 늘어나지 않는 악순환에 빠졌다.

소상공인들은 공공 배달 앱의 가맹점주 관리 서비스가 미흡하다고 지적한다. 민간 플랫폼 업체에 비해 고객센터 인력이 부족해 가맹점주 불만 사항이 제대로 처리되지 않으면서 이탈하거나 가입을 꺼리는 가맹점이 다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민간 업체는 상담원 수백 명이 실시간으로 대기하며 가맹점주나 이용자의 요청 사항을 즉각 수렴해 처리하지만 공공 배달 앱은 상담원과 전화 연결조차 어려운 경우가 많다. 심지어 일부 공공 배달 앱은 고객센터를 아예 외주로 돌렸으나 이마저도 원활하지 않아 원성을 사고 있다. 수원시에서 주점을 운영하는 한 공공 배달 앱 가맹점주는 "고객센터 인력이 심각하게 부족하다"며 "그렇게 지적했는데도 고객센터 운영이 제대로 되지 않는다"고 토로했다.

소비자들이 공공 배달 앱의 존재조차 모를 정도로 홍보 또한 부족하다는 분석도 나온다. 배달특급은 지난 2월부터 성남시에서 새로 서비스를 시작했으나 이를 인지하고 있는 성남시민들은 찾아보기 힘들다. 실제로 성남시에 위치한 유명 치킨프랜차이즈 가맹점 A업체의 경우 민간 배달 앱 3사 앱에는 각각 200~700개 후기가 있으나 배달특급에 올라와 있는 후기는 '0'이다. 그나마 공공 배달 앱이 비교우위로 내세우는 싼 중개수수료도 유인책으로 작용하지 못하고 있다.


배달대행사 배달비가 워낙 높아지다 보니 아무리 중개수수료를 낮게 책정해도 소비자 입장에서는 별다른 차이가 없기 때문이다. 공공 배달 앱 중개수수료는 건당 1~2%인 반면 민간 플랫폼 업체의 경우 6~12% 중개수수료를 부과하고 있다. 1만원짜리 순두부찌개 주문이 들어왔다고 가정하면 점주 입장에서는 공공 배달 앱에는 100~200원, 민간 업체에는 600~1200원을 내면 되는 수준이다. 차이가 많이 나도 1000원대에 불과하다.

반면 실제 배달을 담당하는 배달대행 업체의 경우 최소 수천 원의 배달비를 받고 있으며 여러 가지 명목으로 할증이 붙으면 최대 1만원까지도 요구하고 있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최대 1000원을 아끼기 위해 가맹점 수가 한참 적고 서비스 질도 낮은 공공 배달 앱으로 넘어갈 유인이 없다는 분석이다. 이병덕 한국소기업소상공인연합회 이천시지회 회장은 "공공 배달 앱 수수료가 저렴하다고 하는데 계산해 보면 민간 배달 앱하고 배달 요금에 큰 차이가 없다"고 지적했다.

이에 전문가들은 공공 배달 앱이 배달비 인플레이션의 대책이 될 수 없다고 지적한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는 "배달대행사 비용처럼 시장에서 나가는 배달비가 있는데 공공이 들어왔다고 해서 이걸 낮출 수는 없다"며 "공공에서 관리하다 보면 소비자 대응이 떨어지는 등 시장 경쟁력이 부족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김정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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