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루나 창업자 권도형은 어디에…11일 투자독려 트윗 후 행방묘연

김정석 기자
입력 2022/05/13 18:28
수정 2022/05/13 22:58
패닉 투자자들 잇단 손실 인증
20억원 투자한 인터넷방송인
권대표 자택 침입 시도후 자수

4월말 폭락전 국내법인 해산
테라·루나 급락사태 발생에도
트위터에 "난 혼돈을 좋아해"
11일 이후엔 아무 입장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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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산 가상자산 루나와 자매 스테이블코인 테라USD(UST)가 연일 폭락하면서 권도형 테라폼랩스 대표(30)에게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루나와 테라USD가 사실상 휴지 조각으로 전락하면서 성난 투자자들이 권 대표 자택에 침입하는 사태까지 벌어졌다. 13일 서울 성동경찰서에 따르면 경찰은 신원 미상의 남성이 전날 권 대표 자택에 무단 침입했다는 신고를 접수했다. 경찰은 용의자가 지난 12일 오후 6시께 권 대표가 사는 아파트 공용 현관으로 입주민이 들어가는 틈을 이용해 진입했고 그 뒤로 이 남성은 권 대표 자택 초인종을 누른 뒤 "남편이 집에 있는가"라고 묻고 도주했다고 밝혔다. 권 대표 배우자 A씨는 곧바로 경찰에 신고했고 긴급신변보호 대상자로 지정됐다.


경찰에 따르면 이 남성은 가상화폐 투자 방송을 전문으로 하는 인터넷 방송인으로 이날 오후 3시께 직접 전화해 자수했다. 이후 그는 방송을 통해 "권도형을 찾아갔고 루나 20억원어치를 매수했다"고 밝혔다.

이 같은 침입이 가능했던 것은 테라폼랩스 국내 법인 등기에 권 대표 자택 주소가 명시돼 있었기 때문으로 보인다. 테라폼랩스 국내 법인은 지난달 30일 해산했는데, 이 과정에서 권 대표가 이미 국내 재산을 해외로 빼돌렸다는 의혹이 확산되고 있는 상태다. 이런 가운데 이미 해산된 테라폼랩스 국내 법인 등기가 온라인·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급속히 확산됐다. 그만큼 루나와 테라USD 폭락으로 손실을 입은 투자자들이 공분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는 의미다.

한편 권 대표가 테라폼랩스 국내 법인을 해산한 뒤 보여준 행적에서 미심쩍은 부분이 다수 나타나고 있다. 그는 SNS를 통해 투자자와 소통해왔는데 지난달 국내 법인 해산 이후에도 투자를 독려하는 메시지를 SNS에 게시했기 때문이다.


테라USD는 지난 8일부터 대규모 매도 물량이 나오면서 폭락하기 시작했고 테라USD를 뒷받침하는 용도로 발행된 루나 또한 함께 가격이 내림세에 진입한 상황이었다. 이런 가운데 권 대표는 지난 11일 트위터에 "테라 가격 회복 계획을 곧 발표할 것이니 투자자들은 기다려라"라는 글을 올린 뒤 같은 날 시스템에서 테라 공급 물량을 빠르게 흡수하겠다는 대책을 게시했다. 이어 그는 "테라는 항상 장기적인 시야에 초점을 맞췄기에 이달 벌어진 단기적 곤경은 투자자들을 저지하지 못할 것"이라며 "단기적인 실패로는 당신들의 성취를 정의할 수 없고 그보다 당신들이 앞으로 어떻게 대응하느냐가 중요하다"고 투자자들을 다독였다.

하지만 그 뒤로도 루나·테라USD 폭락세는 이어졌고 투자자 손실은 계속 불어났다. 이런 가운데 전 세계 최대 가상자산 거래소인 바이낸스가 루나를 상장폐지한다는 소식까지 알려지면서 사태는 걷잡을 수 없이 커졌다.


가상화폐 커뮤니티에는 "아파트 중도금을 내려고 조금씩 불려가다가 루나로 한 번에 다 잃었다" "3000만원을 하루 만에 잃어서 아내와 아들에게 미안하다"며 손실액을 인증하는 게시글이 우후죽순 등장했다. 2억6000만원가량을 루나에 투자한 한 인터넷 방송인은 실시간 방송 중 평가 수익률이 -99.99%에 도달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런 가운데 권 대표가 지난 4일(현지시간) 싱가포르에서 진행된 인터넷 방송 인터뷰에서 "95% 가상자산 회사가 망할 것"이라며 "그들이 망해가는 것을 보는 건 여흥거리가 될 것"이라고 말한 사실도 드러났다. 그는 지난 11일 이후 트위터 활동을 중단했다. 경찰 관계자는 "루나·테라USD 폭락 사태와 관련해 접수된 사건은 없다"고 밝혔다. 그의 신병에 관한 별도의 강제수사 조치는 이뤄질 가능성이 낮은 상태다.

권 대표는 '한국판 일론 머스크'라고 불리던 가상자산 업계 총아였다. 그는 대원외고를 졸업하고 미국 스탠퍼드대에서 컴퓨터공학을 전공했다. 졸업 후 그는 애플과 마이크로소프트(MS)에서 엔지니어로 근무하다가 2018년 신현성 티몬 창업자와 테라폼랩스를 설립했다. 루나는 지난달 5일 시가총액이 50조원에 달하기도 했다. 그러나 권 대표는 하루아침에 신기루처럼 모든 것이 사라지는 사태에 직면하는 최악의 위기에 몰리고 말았다.

[김정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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