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다단계 코인'에 빠진 엄마·아빠, 어떡하죠?

입력 2022/05/18 17:38
수정 2022/05/19 08:17
월7% 높은 이자율 내건 A업체
지인 추천 땐 인센티브로 유혹
자녀 만류에도 중장년층 투자

루나·테라와 사업모델 비슷
폰지사기 의혹 꾸준히 제기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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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님이 저 몰래 코인에 1000만원을 넣으셨다는데 어쩌죠?"

루나·테라 급락 사태가 촉발한 '코인 폰지 사기 의혹'에 다른 국내 코인들의 사업 모델에도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루나·테라와 마찬가지로 코인 예치에 따른 고이율로 투자자를 유혹하는 사례가 많기 때문이다. 일부 코인은 지인 추천 시 인센티브를 주는 방식으로 투자자를 끌어모으는 방식을 취해 '다단계 사업'이라는 지적을 받는다. 해당 사업 모델에 익숙하지 않은 중장년층이 주요 투자자가 되고 있어 주의가 요구된다.

코인 투자 손실이 커진 가운데 루나·테라 급락 사태까지 터지면서 부모와 자녀 간 갈등도 배가되고 있다.


자녀들은 다단계 구조의 투자자 모집 방식을 지적하며 사기를 의심하지만 코인에 투자한 부모들은 정상적인 투자라고 주장하는 등 의견 차이가 있기 때문이다.

한 예로 국내 A업체는 2019년 블록체인 기반 콘텐츠 플랫폼을 출시하며 각종 콘텐츠를 소비할 수 있는 수단으로 '코인'을 발행했다. 이 코인은 채굴한 코인을 기존 투자자에게 이자로 지급하는 방식으로 인기를 끌었다. 월 3~7%의 높은 이자를 지급하는데 예치 코인이 늘어날수록 이자도 늘어나는 방식이다. 높은 이자를 보장한다는 점에서 투자자들이 물밀듯 유입됐다.

문제는 이러한 방식이 루나·테라 코인이 붕괴된 '앵커 프로토콜'과 유사하다는 것이다. 예치 코인이 늘어나야 고이율을 부담할 수 있는 구조인데 이러한 모델의 신뢰성이 무너지면 코인 가치 역시 폭락할 수 있다. 코인 시가총액 10위 안에 드는 루나·테라도 붕괴한 상황에서 국내 코인의 기반은 더욱 불안정하다는 점이 위험성을 키우고 있다.

특히 이 코인은 지인을 추천할 경우 인센티브를 부여하는 이른바 '레퍼럴' 방식의 마케팅을 하고 있다. 지인 추천 성과에 따라 등급을 나눠 예치 이자를 매기고 별도 인센티브를 부여하는 방식이다.


이에 중장년층 지인 간 홍보, 투자방법 등이 담긴 유튜브 영상 링크를 공유하는 방식으로 빠르게 투자자 유입이 이뤄졌다.

자산가격이 급격히 오른 점도 코인 투자를 부추겼다. 지난해 유동성에 힘입어 각종 코인 가격이 잇달아 급등하며 입소문을 타는 사례가 늘었다. 실제 이 코인은 지난해 11월 중순 3400원대에서 올해 2월 말 7800원까지 2배 이상 급등한 바 있다. 그러나 3월 이후 주가와 더불어 하락세를 그리며 최근 1000~2000원대까지 가격이 떨어졌다.

이 코인은 해지해도 바로 출금되지 않고 정산하는 데 7~15일이 소요돼 탈퇴가 어려운 구조다. 변동성이 큰 상품인 만큼 당장 해지해도 현 가격으로 돌려받을 수 있을지 불확실해 '탈출'이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전문가들은 코인 투자의 사기성을 판단하려면 기반이 되는 서비스가 유효한지를 중점적으로 파악하라고 조언한다. 송인규 고려대 기술경영전문대학원 겸임교수는 "일부 코인은 본인 추천으로 회원가입이 되면 인센티브를 주는 다단계와 유사한 방식을 사용해 이용자를 빠르게 늘리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그 자체가 문제가 되는 것은 아니지만 실질적으로 의미 있는 활동이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송 교수는 이어 "특히 이 코인은 기반이 되는 플랫폼에서는 젊은 층이 이용하는 콘텐츠가 주로 유통되는데 회원은 중장년층이 많은 기형적인 구조"라며 "이런 경우 지속적인 성장이 어려워 투자 위험이 커진다"고 강조했다.

[문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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