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한동훈 지시 하루만에 '여의도 저승사자' 돌아왔다…라임 옵티머스 재수사 나서나

홍혜진 기자김정석 기자
입력 2022/05/18 17:52
수정 2022/05/19 08:47
코인피해자 19일 고소장 제출
첫 수사대상은 권도형 될듯
라임·옵티머스 재수사도 관심

초대 합수단장에 박성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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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일 서울남부지방검찰청 정문 입구에는 `금융범죄중점검찰청` 현판이 걸려 있다. 서울남부지검은 이날 금융·증권범죄합동수사단을 새롭게 출범시켰다. [이충우 기자]

'여의도 저승사자' 금융·증권범죄합동수사단이 2년4개월 만에 부활했다. 한동훈 법무부 장관 취임 후 첫 번째 행보다. 검수완박 법안 시행 여부와 관계없이 검찰이 직접 수사를 할 수 있는 경제범죄 영역에서 먼저 실력을 발휘해 보이겠다는 의지가 반영됐다는 분석이다. 검찰이 지휘하는 합수단을 부활시켜 검수완박 법안으로 침체된 검찰 분위기를 쇄신하고 향후 검수완박 무력화 움직임에 본격적인 드라이브를 걸지 않겠느냐는 관측이 나온다. 새로 출범한 합수단의 첫 번째 수사 대상으로는 국내에서만 20만명이 피해를 입은 국산 가상화폐 루나·테라 사건이 거론된다.

서울남부지검은 18일 "기존 '금융·증권범죄수사협력단' 체제를 개편해 '금융·증권범죄합동수사단'을 새롭게 출범시킨다"고 밝혔다.


한 장관이 취임식에서 합수단 부활을 공언한 지 하루 만이다.

부활한 합수단은 검사가 수사에 직접 나선다는 점에서 기존 협력단과 차이가 있다. 수사단 내 검사가 협력단의 5명에서 7명으로 증원되면서 총 인원은 46명에서 48명으로 늘었다. 협력단은 수사관과 유관기관 직원이 수사하고, 검사가 포함된 검사실이 기소나 공소유지를 담당하는 구조였지만 합수단은 검사와 수사관, 유관기관 직원이 함께 수사하고, 수사관과 일부 유관기관 직원이 수사를 지원하는 형태로 재편됐다. 금융위원회, 금융감독원, 국세청, 한국거래소, 예금보험공사 등에서 파견받은 금융 전문가 12명은 전원 검사실에 배치돼 수사를 맡는다. 새로 투입되는 검사 2명을 제외한 나머지 협력단 인력은 합수단에 유임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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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수단장은 당분간 박성훈 협력단장(사법연수원 31기)이 그대로 맡는다. 합수단에 새로 합류하는 이승학 서울남부지검 금융조사1부 부부장검사(36기)가 합수단 수사1팀 팀장으로, 이치현 기존 협력단 부부장검사(36기)가 수사 2팀 팀장으로 보임한다.


합동수사 1, 2팀은 각각 팀장 포함 검사 3명, 수사관 7~8명, 실무관 2명, 유관기관의 파견직원 6명으로 구성된다. 검사실 수사 업무를 지원하는 수사지원 1, 2팀도 신설된다.

남부지검 관계자는 "합수단은 패스트트랙 사건이나 사회적 파급력이 있는 사건 등 신속 처리가 필요한 중요 사건을 유관기관과 협업해 직접 수사한다"고 설명했다. 패스트트랙은 한국거래소에서 발견한 범죄 혐의를 금융위나 금감원을 거치지 않고 바로 검찰로 보내 수사할 수 있도록 한 제도다.

부활한 합수단의 칼끝은 국산 가상화폐 '루나·테라' 사건을 향할 가능성이 크다. 한때 시가총액 50조원에 달했던 루나가 테라와 동반 폭락하면서 전 세계 투자자가 막대한 손실을 봤고 국내에서도 20만명의 투자자가 손실을 본 것으로 집계됐다. 피해 투자자를 대리하는 김현권 법무법인 LKB파트너스 변호사는 이르면 19일께 남부지검이나 서울지방경찰청에 이들 코인을 발행하는 테라폼랩스 대표 권도형씨를 사기 혐의로 고소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합수단은 남부지검에 설치돼 있지만 남부지검 관할 지역에 구애받지 않아 수사 영역이 넓다.


합수단이 출범하면서 금융, 증권 관련 사건 가운데 파급력이 있는 사건을 수사하겠다고 특정한 만큼 수많은 피해자를 낳은 '루나·테라' 사건이 수사선에 오를 수 있다는 분석이다.

또 최근 잇달아 발생한 거액의 횡령사고를 본격적으로 수사할 가능성도 있다. 일각에서는 라임·옵티머스 사태 등 야권 인사들의 연루 의혹이 불거졌다가 수면 밑으로 가라앉은 사건들이 수사 대상에 오를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다만 한 검찰 관계자는 "합수단이 과거에 수사가 이뤄졌던 사건을 이관받아 수사에 착수하기보다 새로 회자되는 사건을 맡아 존재감을 드러내려 하지 않겠느냐"고 전망했다.

부활한 합수단의 전신은 2014∼2020년 서울남부지검에 설치돼 금융범죄 수사를 전담하며 '증권가의 저승사자'로 불렸던 검찰 조직이다. 금융위·금감원·한국거래소 등에서 파견받은 금융 전문가와 검찰이 함께 수사에 나서 주가 조작·미공개 정보 이용 등 증권 관련 불공정거래 행위를 적발했으며 검사가 직접 수사에 관여했다. 범죄 첩보를 직접 수집해 수사하는 인지수사를 주로 했고, 수사 중인 증권범죄 중 중대 사건을 골라 처리하기도 했다. 합수단은 6년여간 자본시장법 위반 사범 965명을 기소하고 346명을 구속했다.

하지만 합수단은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 시절인 2020년 1월 검찰 개혁의 일환인 검찰 직접 수사 부서 축소 방침에 따라 폐지됐다. 추 전 장관은 합수단에 대해 "부패범죄의 온상" "검사와 전관변호사 등의 유착 의혹 논란이 지속돼 왔다"며 강하게 비판하기도 했다. 이후 금융·증권범죄 대응 역량이 떨어졌다는 비판이 나오자 박범계 전 법무부 장관이 지난해 9월 남부지검에 합수단을 대체할 협력단을 출범시켰지만 여전히 역부족이라는 평가가 중론이었다.

[홍혜진 기자 / 김정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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