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배설물 흘린 남친 때려 살해한 20대 女…2심에서 징역 10년 감형

입력 2022/05/24 12:03
수정 2022/05/24 14:27
특수상해 인정 어려워 징역 15년 선고
"남친 피학적 성행위 즐겼다" 주장
항소심 "살인 전후 상해행위 구분할 수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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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리스 라인 [사진출처=연합뉴스]

화장실에서 볼일을 보다 배설물을 바닥에 흘렸다는 이유로 남자친구를 때려 살해한 20대 여성 A씨에게 징역 10년이 감형됐다.

24일 법조계에 따르면 부산고법 형사2부(오현규 부장판사)는 원심을 파기하고 A 씨의 형량을 10년 감형해 징역 15년을 선고했다. 1심에서 인정된 혐의인 특수상해와 살인 가운데 특수상해 부분을 법적으로 인정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판결문에 따르면 부산의 한 대학에 다니던 여성 A 씨(당시 24세)는 교내 야구 동아리 모임에서 만난 남성 B씨(당시 25세)와 2020년 5월부터 만남을 시작했다. 이들은 교제 한 달 만인 2020년 6월부터 A 씨의 오피스텔에서 동거 생활을 하게 됐다. A 씨는 2020년 10~11월 야구방망이 등 둔기로 B 씨의 온몸을 수시로 구타했다.


심지어 흉기로 B 씨의 피부를 수십 차례 훼손하기까지 했다.

너무 많이 맞아 정상적인 거동이 불가능하게 된 B 씨는 2020년 11월 10일 오후 11시께 화장실에서 볼일을 보다 배설물을 바닥에 흘렸다. 이에 화가 난 A 씨는 그 자리에서 둔기를 머리 등에 내려쳤고, B 씨는 결국 목숨을 잃었다. 법정에 선 A 씨는 B 씨가 평소 피학적 성행위와 학대 등을 즐기는 '마조히스트'였다고 주장했다. 몸에 난 상처들 대부분은 B 씨가 자해한 것이고, 살해할 당시에도 피·가학적 성행위인 'SM 플레이'를 했을 뿐 살인의 고의가 없었다고 항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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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법원 청사 [사진출처=연합뉴스]

그러나 1심 재판부는 A 씨의 변론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친구들의 진술을 종합해보면 B 씨는 평소 가학적·피학적 성적 취향을 가진 사람이 아니고, 오히려 다른 친구들을 잘 맞춰주는 성격이었다는 것이다. B 씨는 야구 동아리에서 투수와 감독을 겸할 정도로 건강했으나 부검 당시 175cm에 몸무게는 55kg에 불과했고 빈혈까지 있었다.

항소심 재판부는 "검사가 제출한 증거만으로 살인의 고의가 성립한 전후에 있는 상해행위를 구분할 수 없으므로 범죄의 증명이 없는 경우에 해당한다"고 설명했다. 항소심 판결은 상고 기각으로 대법원까지 가지 않고 형이 확정됐다.

[부산 = 박동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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