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코로나 이전 매출 20% 뛰어넘은 서울 전통시장…위기 극복 비결은

입력 2022/05/24 17:31
수정 2022/05/24 23:33
서울시의회 상권매출 분석

코로나 시기 거리두기 여파
골목상권 등 매출 줄었지만
전통시장은 오히려 20% 쑥

미관 개선, 온라인판로 개척
재난지원금·지역화폐도 한몫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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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영업자와 소상공인들이 어려움을 겪은 코로나19 기간에 서울 영등포구 영등포청과시장 매출은 오히려 급증했다. 2019~2021년 매출 증가율이 271%를 기록했다. 매년 매출이 100% 가까이 성장한 셈이다.

인근에 대형마트까지 버티고 있는 오래된 전통시장이 코로나19 위기 속에서도 오히려 매출이 급증한 이유는 무엇일까. 서울시의회가 24일 펴낸 빅데이터 예산 분석 2호 '서울시 상권 매출액 분석을 통한 소상공인 피해 추정 및 정책적 함의' 연구보고서는 그 핵심 비결로 전통시장과 배달 플랫폼의 결합, 지역화폐 유통 활성화 등을 꼽았다.


서울시는 2019년부터는 전통시장 신선식품을 온라인으로 주문해 배달하는 '동네시장 장보기', 2020년부터는 쿠팡이츠가 전통시장 음식점 주문 서비스를 시작했고 건당 배달비와 할인쿠폰을 지원한 바 있다. 또 지난해에는 전문 쇼호스트가 등장해 전통시장 상품을 라이브커머스로 판매하는 '우리시장 자랑대회'를 진행하는 등 온라인 판로 지원에 힘써왔다. 영등포청과시장처럼 품질이 뛰어난 특화된 상품을 구할 수 있는 전통시장은 온라인플랫폼과 시너지 효과가 극대화될 수 있었다. 지역화폐 이용 또한 변화의 물꼬를 텄다. 보고서를 작성한 조도형 서울시의회 예산정책담당관은 "전통시장 약진에는 지역화폐 영향이 컸다고 본다"면서 "서울시가 재난지원금을 지역화폐 형식으로 제공하면서 전통시장 소비가 상대적으로 늘어난 것"이라고 분석했다.

구청의 시장 현대화 사업 지원과 상인들 변화도 한몫했다. 영등포청과시장 역시 다른 전통시장처럼 좁은 보도, 불법 가판, 보도에 쌓인 과일상자 등으로 인해 찾는 사람이 많지 않았다. 하지만 영등포구에서 지난해 청과시장 보행친화거리 조성사업을 시작하면서 분위기가 바뀌었다. 불법 적치물 정비와 아케이드 설치, LED 가로등 정비 등이 이뤄졌다. 구비와 상인회 부담금을 합쳐 예산 22억원가량이 투입됐다. 상인들도 점포 앞 거리에 노상 판매대를 치우고 시장에서 담배를 피우지 않는 등 변화에 동참했다.


서울시의회 보고서에 따르면 영등포청과시장처럼 전통시장의 점포당 평균 매출액이 증가세를 보였다. 2021년 총매출액은 2018년 대비 19.4%가 증가했고, 점포당 평균 매출액도 2019년 6083만원에서 2020년 7810만원, 2021년 8365만원으로 가파르게 증가했다. 이번 보고서는 신한카드 가맹점을 위주로 매출 승인액을 파악한 뒤 한국은행이 집계하는 카드사별 신용카드 이용 비율과 현금 결제 비율, 유동인구 등을 적용해 상권별·업종별 매출액을 추정했다.

전통시장이 코로나19로 인한 매출 감소를 빠르게 딛고 일어선 데에는 자치구와 전통시장이 마련한 자구책에 더해 서울시 차원의 전통시장 육성 정책, 긴급재난지원금의 지역화폐 사용 등이 영향을 준 것으로 분석된다. 전통시장이 소매 위주인 점도 매출 증가의 동력이 됐다. 보고서에 따르면 2019~2021년 사회적 거리 두기로 외식업과 서비스 업종은 하락세를 보였지만 소매업은 가파른 상승세를 보였다.

반면 전통시장을 제외한 골목상권·관광특구·발달상권의 총매출액은 2018년을 정점으로 코로나19 확산 이후 지속적으로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영세 상권 매출도 크게 줄었다. 점포당 평균 매출액이 감소한 상권 765개 중 분기별 점포당 평균 매출액이 300만원 이하로 감소한 상권은 205개, 매출액이 3000만원 넘게 줄어든 상권은 74개였다. 특히 서비스업의 경우 매출액 감소세의 양극화가 두드러졌다. 서비스업 전체 평균 매출액은 2.7% 소폭 감소했지만 이 중 고시원은 61.1%, 노래방은 44.3%, 여관은 37.8%의 매출 감소를 겪었다. 반면 일반 의원과 치과의원 등은 영세 자영업 매출 규모의 10배가 넘는데, 매출이 각각 3.5%, 0.8% 증가했다.

[박제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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