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외국인 관광객 다시 온다"…기대감 부푼 명동·이태원 상인들

입력 2022/05/29 08:00
수정 2022/05/29 21:40
내달 1일부터 외국인 관광객 대상 관광비자 발급 재개
"바로 상권 활성화되진 않겠지만, 지금보다 나아질 것"
"코로나19 이전 수준 회복하려면 생각보다 많은 시간 필요" 신중론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를 버티면서 힘들지 않은 사업가가 어디 있겠습니까. 하지만 이 주변 상인들은 더 고달팠을 겁니다."

14년째 서울 용산구 한남동 서울 이슬람 성원 맞은편에서 외국인을 상대로 선불폰 매장을 운영하는 정민석(56) 씨는 "코로나19를 기점으로 매출이 80% 가까이 쪼그라들었지만, '언젠가 좋아질 것'이란 믿음으로 버텨왔다"며 "장사하는 사람이 좀 힘들다고 가게 문을 쉽게 닫을 수 없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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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부터 관광비자 발급 재개..'외국인 관광객이 돌아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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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부터 관광비자 발급 재개..'외국인 관광객이 돌아온다'

장 씨는 "곧 외국인 관광객이 다시 들어올 수 있다고 하니까 예전처럼 이 동네가 북적거릴 날도 오지 않겠냐"며 "그때까지 희망을 품고 버텨볼 것"이라고 웃었다.




코로나19 유입 차단을 위해 2년 넘게 중단됐던 외국인 관광객에 대한 비자 발급이 내달 1일 재개된다는 소식이 알려지자 이들을 대상으로 사업을 꾸려온 서울 명동과 이태원 등의 상인들이 "숨통이 트일 것"이라며 반겼다.

앞서 법무부는 외국인 관광객 유입 활성화와 관련 산업 활성화를 위해 비자 발급 규제를 완화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6월 1일부터 일반국가(Level 1) 외국인을 대상으로 한 단기방문(C-3) 비자와 전자비자 발급을 재개한다. 2020년 4월 중단 이후 약 2년 만이다.

서울 중구 명동 지하상가에서 25년째 운영하던 분식집을 접고 지난 3월부터 모자 가게로 업종을 변경한 박영자(68) 씨는 "명동에서 터줏대감처럼 일하면서 1998년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나 2003년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 등 많은 고난을 겪었지만, 코로나19만큼 힘든 적은 없었다"며 "잘 버틴 보람이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박 씨는 "코로나19 이전에 중국인과 일본인 등에서 온 관광객들로 인해 하루에 숟가락만 300개 넘게 설거지했다"며 "손님 응대에 필요한 영어도 공부해야 했다"고 전했다.

그는 "다행히 최근에 거리두기 조치가 해제되면서 조금씩 손님이 늘기 시작하고 있다"며 "예전처럼 얼른 명동 거리가 활기를 띠기를 바란다"고 했다.

실제로 최근 들어 외국인 방문객이 늘고 있는 분위기도 엿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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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부터 관광비자 발급 재개..'외국인 관광객이 돌아온다'

이날 오후 명동 거리에서 만난 한 통역 관광안내원은 "길을 묻거나 안내를 부탁하는 외국인 관광객이 어림잡아 하루 400명이 넘는다"며 "지난해 이맘때와 비교하면 5배 정도는 증가한 셈"이라고 했다.

법무부에 따르면 관광 비자를 받고 한국을 찾은 외국인은 1월 7천797명, 2월 7천855명, 3월 1만421명, 4월 2만8천621명으로 올해 들어 매달 증가했다.

올해 1∼4월 해당 비자를 받은 외국인은 5만4천694명으로, 지난해 동기(2만1천703명)보다 152.0% 증가했다.

외국인 관광객을 대상으로 사업을 하는 외국인 사업주들도 기대가 크다.




파키스탄 출신의 칸 나비(48) 씨는 아들과 함께 10여 년 전부터 서울 이슬람 성원 근처에서 인도 음식점을 운영하고 있다. 이태원을 찾은 말레이시아와 인도, 인도네시아 관광객들이 꼭 들르는 식당일 정도로 제법 입소문도 났다.

그는 "이슬람 성원을 방문한 뒤 우리 식당에서 식사하는 단체 관광객이 많았다"며 "코로나19 이전만 하더라도 평일에 100명은 족히 이곳을 찾았다"고 말했다.

이어 "관광객 의존도가 그만큼 높았지만 최근 2년간은 하루 손님이 10명 넘기기가 힘들었다"며 "얼른 손님 응대로 바빠졌으면 좋겠다"고 희망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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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아오는 외국인 관광객'…상인들 기대감

일부에서는 당장 예년 수준으로 회복하긴 힘들 것이라는 목소리도 있다.

1993년부터 명동 중앙로에서 티셔츠와 바지 등을 파는 노점상을 운영해 온 김모(53) 씨는 "외국인 관광객 입국이 허용된다고 해도 바로 주머니 사정이 좋아지지는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 씨는 "코로나19를 버텨내면서 명동의 공실률이 높아지고 유동 인구도 줄면서 예전의 활기를 잃었다"며 "이 상태라면 관광객이 이곳을 찾을 매력이 없다"고 진단했다.

그는 "코로나19 이전 수준으로 회복하려면 아무리 빨라야 올겨울이나 내년은 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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