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뉴욕 400만원, 도쿄 60만원…비행기값 급등에 '보복 해외여행' 사라졌다

입력 2022/06/19 17:40
수정 2022/06/20 09:12
사회적 거리두기 해제로
여행족 증가 예상했지만
유류할증료 폭증 변수로

7월말 뉴욕행 왕복 항공권
350만~400만원…과거 2배
도쿄행 국적기값도 60만원

경비부담 느낀 직장인들
"차라리 집에서 쉴래요"
"해외여행을 알아보다가 항공권 가격이 너무 비싸서 포기했어요. 에어컨 바람이나 쐬면서 쉬려고요."

직장인 오 모씨(28)는 올여름 휴가철에 가려던 해외여행을 포기했다. 사회적 거리 두기가 해제된 이후 첫 휴가를 맞아 해외여행을 계획했지만 항공권 가격이 너무 올라 부담이 됐다. 그는 "지난 2년 동안 해외여행을 못 갔던 만큼 방역조치 완화에 대한 기대가 컸는데 항공권 가격이 상상 이상으로 올라 왠지 김이 빠졌다"며 "항공권 가격이 내리면 그때 해외여행을 갈지 말지 고민할 것 같다"고 말했다.

코로나19 확산세가 잦아들면서 '보복적 해외여행'이 줄을 이을 것이라는 전망이 무색해지고 있다.


지난 8일 입국자 격리의무가 해제되며 해외여행을 가로막던 장애물이 없어졌지만 천정부지로 뛴 항공권 가격과 물가가 해외여행을 포기하게 만들고 있다. 국제유가마저 치솟으면서 당분간 항공권 가격이 안정되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올해 7월 말 기준 인천~뉴욕 왕복 항공권 가격은 350만~400만원이다.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 대비 2배 가까이 오른 가격이다. 유럽의 경우 인천~파리 왕복 항공권 가격이 300만~320만원, 인천~런던은 530만~560만원에 달한다. 가까운 일본 도쿄 역시 국적기 이용 시 왕복 항공료가 60만원에 육박한다.

특히 올해 들어 국제유가 급등세가 이어지면서 항공권 가격을 더욱 끌어올리고 있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유가가 오르면 이를 충당하기 위해 항공권 가격에 유류할증료가 붙게 되는데 최근 항공권 가격이 급격히 오른 데는 그 영향도 있다"고 설명했다.

항공업계에 따르면 7월 대한항공의 국제선 유류할증료는 이달 19단계보다 3단계 오른 22단계가 적용될 예정이다.


이에 노선 거리에 따라 편도 기준 4만2900~33만9300원이 유류할증료로 부과된다. 올해 2월 유류할증료 최고액이 7만9200원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7월 최고액은 이보다 21만4600원 올랐다.

이렇다 보니 여름 휴가철을 앞둔 여행사들도 마케팅에 적극 나서지 못하고 있다. A여행사 관계자는 "항공료가 싸야 여행사 마진이 커지는 구조인데 그러지 못하다 보니 모객 활동을 적극적으로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국제유가 급등으로 유류비와 물가가 치솟으면서 서민들은 지갑을 닫고 있는 실정이다.

직장인 최 모씨(34)는 "원래 출퇴근 시 자가용을 이용하는데 요즘 기름값을 아끼려고 지하철로 출근하고 구내식당에서 밥을 먹는다"며 "해외여행은커녕 일상의 소소한 행복도 줄어드는 느낌"이라고 토로했다.

항공업계는 항공권 가격이 코로나19 이전 수준을 회복하려면 최소 두세 달은 걸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항공권 가격이 천정부지로 뛰는 것은 일차적으로 수요 대비 공급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최근 사회적 거리 두기 해제에 따라 여행 수요가 늘어난 가운데 증편이 더디게 이뤄지면서 항공권 공급이 이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국토교통부 항공정보포털서비스에 따르면 지난달 국적기 국제노선 탑승객은 55만6065명으로 지난 2월(18만175명) 대비 3배 이상 급증했다. 반면 같은 기간 항공권 공급은 50만1081석에서 74만9438석으로 50%가량 느는 데 그쳤다. 이는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 5월 636만4404석 대비 10분의 1 수준이다.

지난 8일 국토부는 방역조치를 위해 도입했던 항공기 도착 편수 제한, 운항시간 규제 조치를 2년2개월 만에 해제한 바 있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입국자 격리의무가 해제된 지난 8일 시간당 이착륙 제한, 야간 착륙 금지 등 항공기 운항 관련 규제가 해제됐지만 인기 노선은 편성 허가가 더디게 이뤄지고 있다"며 "국제노선은 상호주의에 따라 편성되는데 동남아시아, 유럽, 미국 등과 달리 한국은 입국 전후로 코로나19 검사 의무가 남아 있기 때문에 해외로 나가는 관광객이 입국하는 관광객보다 더 많아 원하는 만큼 노선을 편성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문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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