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물가 난리인데…공무원까지 "월급 7% 올려달라" 빗속 시위

박홍주 기자
입력 2022/06/23 17:32
수정 2022/06/23 21:42
용산 대통령실 앞 빗속 시위

금리 상승해 더이상 못버텨
올해 실질임금 감소분 반영
물가 오른만큼만 올려달라

직무·성과급 도입도 반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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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 서울 용산구 대통령실 앞 도로에서 전국공무원노동조합이 쏟아지는 빗속에서 `공무원보수위원회 위상 강화 촉구 결의대회`를 열고 있다. [사진 제공 = 전국공무원노조]

물가가 연일 고공행진하면서 임금을 올려달라는 노동계 요구가 본격화하고 있다. 최근 주요 대기업 노조가 최근 임금·단체협상에 돌입하며 임금 인상을 요구하는 가운데, 23일에는 전국공무원노동조합도 "물가가 오른 만큼 봉급도 올려달라"면서 집회를 열었다. 임금 인상 압력이 하반기 한국 경제의 또 다른 뇌관으로 부상하고 있는 셈이다. 이에 따라 올라간 임금이 재차 물가를 자극하는 '임금발 인플레이션' 악순환이 발생할 우려도 커진다.

23일 전공노는 서울 용산구 대통령실 앞 한강대로에서 3개 차선을 점거하고 '공무원보수위원회(보수위) 위상 강화 촉구 결의대회'를 진행했다. 많은 비가 내리는 가운데 집회 측 추산에 따르면 조합원 1000여 명이 참석했다.


전공노는 △2023년도 공무원 임금 7.4% 인상 △공무원보수위원회 위상 강화 △공무원 임금의 직무·성과급제 전환 반대 △정액급식비·직급보조비 인상 및 수당제도 개선 등을 요구했다.

전공노는 이날 내년도 공무원 임금을 무려 한꺼번에 7.4% 올려야 한다고 주장해 눈길을 끌었다.

전공노 관계자는 "7.4%는 내년도 물가 상승률 전망치 2.7%에 지난해와 올해 실질임금 감소분인 4.7%를 더해 도출한 수치"라고 강조했다. 전공노에 따르면 공무원 임금은 지난해 0.9%, 올해 1.4% 오른 반면, 소비자물가는 지난해 2.5% 상승했으며 올해 상승률 전망치는 4.5%에 달한다. 이 때문에 지난해와 올해 각각 1.6%, 3.1%만큼 물가 대비 임금이 감소하는 효과가 발생했다고 전공노는 주장했다.


전공노 관계자는 "7.4% 인상이 과도해 보일지 몰라도 딱 물가 상승률만큼만 올려달라는 것"이라며 "2년여간 이어진 코로나19 기간에 모든 국민이 힘들어했기 때문에 공무원들도 함께 견뎠지만 더 이상은 어렵다"고 설명했다.

이날 집회에 참석한 김재현 전공노 청년위원장은 "공무원 10년 차를 맞았고 아이도 태어났지만 월급은 250만여 원"이라며 "부동산 폭등, 물가 폭등, 대출금리 인상으로 갈수록 먹고살기 힘들다"고 토로했다.

특히 전공노는 공무원보수위원회를 총리실 산하 심의기구로 격상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동안 실질임금이 감소하고 있는데 공무원이라는 이유로 제대로 목소리를 내지 못했다는 것이다.

현재 공무원보수위원회는 전공노를 비롯한 노조 측 대표 5명과 정부 측 대표 5명, 양측이 함께 추천하는 전문가 5명이 참여하는 구조인데, 보수위 내부에서 임금 인상안을 합의해도 기획재정부에서 이를 삭감하기 일쑤라는 것이다. 전공노 관계자는 "보수위를 총리실 산하 등으로 법제화하고, 자문기구를 넘어 심의기구로 격상해 기재부가 함부로 추가 삭감하지 못하게 해야 한다"며 "최저임금위원회와 비슷한 구조로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박홍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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