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미성년 성폭력 피해자, 법정 출석 없이 영상 진술…법 개정

입력 2022/06/29 11:16
수정 2022/06/29 11:17
공판 전 증인신문으로 증거보전…피고인 반대신문권도 보장
미성년 성폭력 피해자의 피해 진술 영상을 법정 증거로 사용하면서도 피고인의 반대 신문권을 보장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

법무부는 미성년 성폭력 피해자에 맞춘 증거보전절차를 도입하는 내용의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성폭력처벌법)' 개정안이 28일 국무회의를 통과해 국회에 제출될 예정이라고 29일 밝혔다.

이번 개정은 지난해 12월 헌법재판소가 미성년 피해자의 진술이 담긴 영상물을 법정 증거로 쓸 수 있게 했던 성폭력처벌법 조항을 위헌이라고 결정하면서 후속 보완 조치로 이뤄지게 됐다.

헌재 결정 이후 미성년 피해자가 직접 법정에 출석해 피해를 증언해야 했는데, 이 과정에서 2차 피해 발생 우려가 크다는 문제 제기가 있었다.




개정안은 그 대안으로 피해 아동이 수사 과정에서 진술을 영상 녹화했을 때, 원칙적으로 '증거보전절차'를 진행하도록 했다.

증거보전절차란 공판 전 단계에서 미리 증인신문 등으로 증거를 조사해 결과를 보전하는 절차다.

이를 통해 피고인의 반대신문권을 보장하는 동시에 피해 아동이 법정에 출석하지 않아도 영상녹화물을 증거로 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

개정안은 증거보전절차에서도 피해 아동의 2차 피해를 방지하기 위한 세부 특례를 담았다.

피해 아동에 대한 신문은 아동이 한 차례 조사받은 곳과 같은 공간에서 같은 전문조사관이 진행하고, 이 과정을 피의자가 있는 별도의 장소에 영상 중계토록 해 피해자가 피의자를 대면하지 않게 했다.

피고인 측이 추가 신문 사항이 있으면 실시간으로 반영할 수 있게 하는 등 반대신문권도 보장했다.




만일 피고인이 반대신문을 포기한 경우나 피해 아동의 법정 진술이 불가능한 경우라면 증거보전절차 없이도 기존처럼 영상녹화물을 증거로 사용하도록 했다.

법무부는 개정안이 원활히 시행될 수 있도록 여성가족부·대검찰청·경찰청으로 구성된 실무협의체에서 긴밀히 협의해 나갈 방침이다.

법무부 관계자는 "위헌 결정으로 이미 법정에 출석해 2차 피해를 받는 아동들이 나오는 실정이기에 속히 개정안이 통과돼야 한다"며 "공판까지 기다리면 아동의 기억 소실·오염 우려로 최상의 증거를 취득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기에 피고인의 방어권 보장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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