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단독] 위원장 '횡령' 폭로 노조간부들, 공범으로 고발당해

입력 2022/06/30 17:23
수정 2022/07/01 07:05
건산노조, 간부 3명 고발
"내부고발자 행세 언론 제보"
한국노총 4일 징계 논의
노조 자금 10억원을 횡령해 최근 구속된 진병준 한국노총 건설산업노조 위원장의 비위를 언론에 폭로한 노조 간부들이 오히려 진 위원장의 범행에 적극 동조한 혐의로 고발된 것으로 확인됐다.

30일 법조계와 노조 관계자들에 따르면 건산노조 사무처장 등 노조 간부 3명은 특가법상 배임, 업무상 횡령 방조, 증거인멸 등 혐의로 지난 22일 충남경찰청에 고발됐다. 이들은 언론에 노조 통장 내역 등을 제공하고 인터뷰를 하면서 진 위원장의 노조 자금 횡령 의혹을 폭로한 바 있다. 지난 13일 대전지법 천안지원은 진 위원장에 대한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고발장을 낸 김경태 건산노조 수도권남서부지부 전략기획국장은 "횡령 범죄의 공범인 사무처장 등이 진 위원장과 선을 긋고 내부고발자 행세를 하려고 언론에 제보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고발된 노조 간부 3명은 10년간 진 위원장의 건산노조 최측근 간부로 활동했다.

노조 관계자는 "건산노조 규약상 노조의 모든 수입과 지출, 거래, 증빙은 사무처장의 승인과 결재를 거쳐야 한다"며 "3년간 지속적으로 이뤄진 진 위원장의 횡령을 사무처장이 몰랐을 리 없다"고 말했다. 더욱이 이들은 노조 관계자들의 고발 움직임이 보이자 지난 15일 천안 소재 한국노총 사무실에 문을 부수고 들어와 컴퓨터에서 증거인멸을 시도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노총은 오는 4일 상벌위원회를 열어 진 위원장과 건산노조 지도부에 대한 징계를 논의할 예정이다. 징계 사유는 조합비 횡령과 비정상적 회계 운영, 지부장 임명 과정에서 금품 수수, 비민주적 노조운영 등이다. 고발당한 사무처장은 "진 위원장의 횡령 사실을 전혀 몰랐고, 알게 된 후에는 노조 정상화를 위해 힘썼다"며 "회계 관리에 책임이 있는 사무처장으로서 업무를 제대로 하지 못한 것에 대해서는 책임질 것"이라고 밝혔다.

[김형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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