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같은 한국인데 여긴 물폭탄, 저긴 폭염…이게 웬일?

입력 2022/06/30 17:24
수정 2022/07/01 10:07
수도권 천둥번개 동반 폭우
도로·주차장 침수 피해 속출
동부간선·잠수교 등 전면통제

시민들 "전쟁같은 출근길"
7월 1일 오전까지 중부 많은비

남부지방 기록적인 폭염
세종·강원 일부 폭염주의보
경북지역은 폭염 경보로 격상

제주 5일 연속 열대야 발생
기상관측 이래 가장 많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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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 대신 물로 가득 찬 차들 30일 밤사이 많은 비로 호우경보가 내려진 경기도 수원시의 중고차 단지 주차장에 물이 들어차 많은 차들이 침수됐다. [사진 = 연합뉴스]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에 밤사이 '물폭탄'급 폭우가 내리면서 도로 침수 등 비 피해가 속출했다. 30일 오전 수도권 지역에 호우경보가 발령된 가운데 천둥·번개를 동반한 비가 쏟아지면서 출근길 시민들이 교통대란을 겪었다.

서울시는 이날 오전 6시 43분께 중랑천 인근 동부간선도로 전 구간 운행을 전면 금지했다. 이후 오전 9시께 잠수교 통행이 중단됐고, 오전 중 올림픽대로 진입 여의상류IC 교통도 금지됐다. 이 밖에 서부간선도로와 양재천로, 불광천길도 오전 7시부터 통제에 들어갔다.

이날 아침 자가용으로 출근한 직장인 이 모씨(36)는 "도로에 물이 찬 데다 주변 차량이 움직일 때마다 빗물이 튀어 옆이 잘 보이지도 않았다"며 "사고가 나지 않도록 조심해서 운전했다"고 말했다.


직장인 정 모씨(30)도 "폭우에 더위까지 전쟁 같은 출근길이었다"며 "머리부터 신발 속 양말까지 전부 젖었다"고 털어놨다.

기상청은 이날 오전 0시 30분 서울 전역과 인천, 경기에 내려진 호우주의보를 호우경보로 격상했다. 이어 오전 6시 10분 인천 옹진·강화와 경기 북부의 파주·양주·동두천·김포에 내려진 호우주의보 역시 호우경보로 격상했다.

특히 중부지역은 전날부터 밤사이 최대 300㎜에 가까운 호우가 집중되는 등 강한 비가 내렸다. 주요 지점 강수량 현황을 살펴보면 서울에서는 29일 오후 3시부터 30일 오후 10시 사이 176.1㎜의 비가 퍼부었다. 그 외 수원에는 302㎜, 경기 광주 295㎜, 초성리(연천) 290㎜, 성남 281㎜, 탄현(파주) 278㎜ 등 수도권 곳곳에 물 폭탄이 쏟아졌다.

강원도에서는 춘천 남이섬(223㎜), 화천 광덕산(199.2㎜), 철원 동송(189.5㎜), 홍천 팔봉(151.5㎜) 등에 호우가 집중됐다.

이 같은 날씨로 인해 전국 각지에서는 도로 침수와 건물 누수, 빗길 교통사고가 속출했다.


수원 세류역 지하통로에 빗물이 쏟아져 전동차가 무정차 통과했다. 서울 강동구 광진교 남단 사거리에서는 승용차 2대가 충돌해 운전자 2명이 병원으로 이송됐다.

경기 분당서울대병원에서는 코로나19 안심외래 진료소로 쓰이는 컨테이너 건물동이 누수 피해를 입어 의료진과 환자가 불편을 겪었다. 폭우로 컨테이너 건물에 물이 새자 양동이로 막아가며 진료를 본 것으로 전해졌다.

기상청에 따르면 이날부터 7월 1일 사이 수도권과 강원내륙·산지에는 천둥·번개를 동반한 30~50㎜의 많은 비가 쏟아질 전망이다. 수도권에서는 120㎜ 이상의 비가 퍼붓는 곳도 있겠다. 충청권과 남부지방에는 산발적으로 비가 내리고 있으며 시간당 20~30㎜로 강하게 쏟아지는 곳도 있겠다.

서울시는 출·퇴근길 대중교통 이용객이 많아질 것에 대비해 특별수송대책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시내버스 집중배차 시간을 당초 오전 7~9시에서 9시 30분까지로 늘렸고, 퇴근시간대도 오후 8시 30분까지 운영하기로 했다. 서울 지하철 5~8호선은 출근시간대 12회 운행 횟수를 추가했고, 퇴근시간대도 6회 증편했다. 백호 서울시 도시교통실장은 "짧은 시간 서울 전역에 호우 상황이 지속되고 있는 만큼 안전한 이동을 위해 도로상황 확인과 대중교통 이용을 당부드린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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햇빛 쨍쨍 해수욕장 개장 제주도 제주도 해수욕장 개장을 하루 앞둔 30일 함덕해수욕장에 파라솔과 천막이 설치돼 있다. 제주도는 장마 대신 연일 폭염으로 5일 연속 열대야가 지속되고 있다. [사진 = 연합뉴스]

수도권에 물폭탄이 떨어졌지만 남부지방은 기록적인 폭염이 이어지고 있다.


이날 세종·대전·강원 일부를 비롯해 남부지방 곳곳에서 기온이 치솟으면서 폭염주의보가 내려졌다. 대구와 경북 경주·포항·영덕·의성 등에 내려진 폭염주의보는 이날 오전 11시를 기해 폭염경보로 격상됐다. 제주에서는 지난 25일 밤 올해 첫 열대야가 발생한 뒤 5일 연속 열대야가 나타나고 있다. 제주지방기상청에 따르면 6월 동안 제주의 폭염일수는 5일로 집계됐다. 이는 1923년 제주 기상관측 시작 이래 가장 많다. 폭염특보가 발효된 경북권과 제주도를 중심으로 최고 체감온도가 33도 이상(일부 경북권 35도 이상) 올라 무더위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한편 수도권에 물폭탄을 퍼붓던 장마전선은 천천히 북상하면서 7월 1일 오전까지 중부지방에 비를 뿌릴 전망이다. 기상청에 따르면 정체전선이 점차 북쪽으로 이동하면서 1일 오후부터 중부지방으로 폭염특보가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

이에 따라 주말 동안은 전국에서 폭염과 열대야가 기승을 부릴 것으로 예상된다. 무더운 주말이 지나고 다음주에는 열대지방에서 발생한 저기압 소용돌이가 북상하면서 한반도 남쪽에 다시 한번 장마전선이 형성될 전망이다. 특히 저기압 소용돌이 영향으로 오는 4~6일 제주도를 비롯한 남부지방에 많은 비가 내릴 것으로 기상청은 내다봤다.

[문가영 기자 / 고보현 기자 / 류영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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