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단독] 정부, 또 지원 퇴짜…서울지하철 요금 오르나

입력 2022/06/30 17:33
수정 2022/07/01 07:05
노인 등 무임승차 손실 年3천억
서울시, 기재부와 국비보전 협의
정부는 지난해 이어 올해도 난색

"정부사업 부담 시에 떠넘기나"
서울교통公 올 적자 1조 예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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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지하철 무임승차로 인해 연간 3000억원 수준의 손실이 발생하고 있는 가운데, 정부가 무임승차 국비보전에 다시 난색을 표했다. 코로나19로 인한 운임 수입 감소 등으로 서울교통공사의 적자가 올해도 1조원 안팎으로 예상되는 만큼, 서울시 내부에서는 요금인상이 불가피하다는 볼멘소리도 나오고 있다.

30일 서울시에 따르면 서울시는 최근 진행된 기획재정부 예산실과의 지방재정협의회에서 65세 이상 노인과 장애인, 국가유공자 등을 대상으로 한 서울지하철 무임승차로 인한 손실분 3368억원에 대한 국비보전을 요구했다. 하지만 기재부는 "정부의 지출 구조조정 압박이 심하다"면서 부정적 입장을 낸 것으로 전해졌다.


지방재정협의회는 재정당국이 내년도 재정운영방향과 지역 현안 사업을 논의하는 자리로, 이번 협의회는 윤석열정부가 출범한 이후 처음으로 마련됐다.

서울시로서는 새 정부가 출범하면서 오세훈 서울시장이 추진하고 있는 각종 현안에 대해 정부와 보조를 맞출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을 가져왔다. 오 시장은 대선을 6개월여 앞둔 지난해 9월 서울시-국민의힘 예산정책협의회 자리에서 국비보전 요구를 직접 전달한 바 있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 이후에는 서울시에서 20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를 찾아가 같은 요구를 전달했다. 특히 인수위 보고 당시에는 서울시 업무보고 첫 순서로 주무부처인 도시교통실을 배치하면서 국비보전 요구에 힘을 싣기도 했다. 오 시장이 언론 인터뷰에서 대중교통 요금인상에 대해 "최대한 버텨보려고 작심하고 있다"고 언급한 것도 정권교체에 따른 국비보전 가능성을 염두에 둔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무임승차 국비보전 가능성이 낮아지면서 서울시 내부에서는 "결국엔 요금인상에 따른 부담을 서울시가 떠안으라는 것 아니냐"며 비난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서울시 관계자는 "지방재정협의회에서 기재부는 보통 정부 시책 사업에 대해서는 긍정적으로, 지자체 자체 추진 사업에 대해서는 부정적 입장을 내놓는다"면서 "그런데 지하철 무임승차 제도는 서울시가 자체 추진하는 사업이 아니다"고 말했다.

노인과 장애인, 국가유공자를 대상으로 시행되는 도시철도 법정 무임승차제도는 1984년 대통령 지시로 도입된 사업이다. 실제로 교통공사와 달리 철도산업기본법을 적용받는 코레일의 경우 매년 1500억원 규모의 무임승차 손실분을 정부로부터 보전받고 있다.

다른 서울시 관계자는 "교통공사의 수익은 운송수입, 광고료, 상가임대료 세 가지뿐"이라면서 "지하철 역명병기 판매 사업까지 추진하고 있는 상황에서 수익을 더 늘릴 방법은 요금인상 외에는 없다고 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서울교통공사에 따르면 서울도시철도의 1인당 수송원가는 2014원으로 1명이 지하철을 이용할 때마다 1015원의 손실이 발생하고 있다. 교통공사는 지난해 말 기준 6조6072억원의 부채를 기록했고, 원리금 상환에만 한 해 3000억원을 지출하고 있다. 교통공사의 부채비율이 행정안전부의 지방 공사채 발행 승인 조건인 130%에 근접하면서 추가 공사채 발행이 어려워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자, 30일 교통공사는 만기를 앞둔 도시철도공채 5021억원을 서울시로 이관한 상황이다.

[박제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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