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울산 장생포하면 고래 아니었나…요즘엔 수국으로 인기몰이 [방방콕콕]

입력 2022/07/03 07:32
수정 2022/07/03 07:40
제1회 장생포 수국 페스티벌 호응
예상보다 4배 많은 2만명 다녀가
수국정원 조성 초기에는 냉대

예산 없어 자투리 예산으로 조성
이제는 남구 차원에서 관리 나서
제주 등 기존 수국 명소에 도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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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달 24~26일 울산 남구청이 주최한 제1회 장생포 수국 페스티벌을 찾은 관람객들이 수국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고 있다. 고래로 유명한 장생포는 최근 수국으로 인기몰이 중이다. [사진 제공 = 울산 남구청]

국내에서 배를 타고 바다로 나가 고래를 볼 수 있는 국내 유일 고래문화특구 울산 남구 장생포가 고래가 아닌 수국으로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 최근 수국 관람객이 급증하면서 수국으로 유명한 제주와 부산 태종대를 넘어설 기세다.

울산 남구청은 지난 달 24~25일 장생포 고래문화마을에서 개최한 제1회 수국 페스티벌에 2만여명이 다녀갔다고 3일 밝혔다. 관람객은 남구청이 당초 예상한 5000명보다 4배나 많았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에 사진을 올렸을 때 사진이 가장 예쁘게 나오는 곳을 추려 30곳의 포토존을 만들고, 매 시각 정각마다 비눗방울이 나오게 하는 장치를 설치하는 등 공을 들인 효과를 봤다고 축제 담당자는 설명했다.

고래문화마을에는 1만7200여㎡ 부지에 20여종 1만여 그루의 수국정원이 조성돼 있다.


부산 태종대 수국은 가뭄으로 상당수가 말라 죽었으나 장생포 수국은 관리를 잘한 덕에 만개해 축제를 치를 수 있었다.

고래와 함께 장생포 명물이 된 수국은 처음에는 대접 받지 못했다. 2019년 남구청 공원녹지과는 장생포에 수국을 심으면 관광객이 증가할 것으로 판단해 수국을 심기 위한 예산을 편성했으나 반대에 부딪혀 예산을 확보하지 못했다.

하지만 당시 공원녹지과장으로 수국 식재를 주도했던 이상만 남구청 자치행정과장은 물러서지 않았다. 그는 예산을 따내지 못하자 장생포 고래문화마을 관리 예산을 아껴 자투리 예산으로 한 그루 두 그루 수국을 심었다.

이렇게 심은 수국은 1만여 그루에 달했다. 해를 거듭하면서 수국이 생장해 꽃을 피우자 장생포는 숨은 수국 명소로 입소문을 타기 시작했고, 결국 남구청이 수국을 주제로 축제를 여는 등 위상이 급상승했다.


이 과장은 "관광과에서 근무하면서 꽃 같은 자연적인 것이 지속가능한 관광 자원이 된다는 것을 알게 됐다"며 "대개 봄·가을에는 꽃 축제가 많지만 여름에는 없어 여름철 꽃인 수국을 장생포에 심으면 차별화되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

이 과장은 "처음에는 예산을 따내지 못했지만 수국을 심고 관리를 잘하면 제주도 못지 않는 수국 명소가 될 수 있다는 확신이 있었다"며 "수국이 장생포 명물이 돼 축제가 열리고 사람들이 많이 찾으니 행복하다"고 덧붙였다.

장생포 수국은 이제 구청 차원에서 관리를 받고 있다. 남구청은 올해 올해 고래문화마을 1700㎡의 면적에 수국 7개 품종 2200여 그루를 추가로 심어 수국정원을 확대할 예정이다. 또 장생포 고래로(고래박물관 주차장~고래바다여행선 선착장) 일대에 수국 7개 품종 1700여 그루를 심어 장생포 일대를 수국마을로 조성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서동욱 울산 남구청장은 "장생포 오색수국정원이 시민들에게 편안한 쉼터와 위안을 주는 공간이 되고, 관광객에게는 '수국 맛집'이라는 색다른 관광지로 자리매김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 '방방콕콕'은 전국 방방곡곡에서 발생하는 따끈따끈한 이슈를 '콕콕' 집어서 전하기 위해 매일경제 사회부가 마련한 코너입니다. 지방자치단체의 소식부터 지역 경제 뉴스, 주요 인물들의 스토리까지 다양한 소식을 전하기 위해 현장에서 열심히 발로 뛰겠습니다.


[울산 = 서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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