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전장연 "서울역 내 음주는 사실…역사 점거 아닌 대피"

이상현 기자
입력 2022/07/04 16:44
수정 2022/07/04 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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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경석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상임공동대표와 활동가들이 지난달 13일 오전 서울 혜화역에서 지하철 집회를 재개하며 장애인권리예산과 이동권 보장을 촉구하고 있다. [사진 출처 = 연합뉴스]

장애인 이동권 등을 요구하며 출퇴근길 시위를 이어온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가 서울역 대합실 무단노숙과 역사 내 음주 논란에 대해 공식 입장을 밝혔다. 역사 내에서 술을 마신 것은 사실이나, 대합실에 체류한 건 폭우를 피하고자 어쩔 수 없었다는 설명이다.

4일 오전 한 매체는 전장연이 1박 2일 시위를 진행하던 지난달 30일 서울역 대합실을 무단으로 점거하고 역사 안에서 술을 마셨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전장연 회원들은 철도공사 직원의 제지에도 무리 지어 음주했고, 서울역 관계자의 퇴거 요청에도 응하지 않았다.

이에 전장연은 곧바로 보도자료를 내고 "의도적인 낙인찍기 기사가 되지 않기를 바란다"며 서울역 대합실 체류와 관련해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단체는 지난달 30일부터 이달 1일까지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자택이 있는 한티역에서 잠수교로 행진 시위를 계획했다고 운을 뗐다.

이어 "오후 3시부터 전국에서 2000명 정도 중증장애인들과 활동가들이 모여 신고된 집회 계획에 따라 진행하려 했다"며 "호우주의보 발령 수위의 비 때문에 용산역과 협의하여 비를 피할 수 있는 용산역 광장에서 계획했던 집회를 진행했다"고 설명했다.

또 "(집회를 마친 뒤) 지방에서 올라온 300여명의 중증장애인과 활동가들은 집회신고 된 잠수교의 한강고수부지에서 천막을 치고 노숙할 계획이었으나, 잠수교 침수로 한강고수부지 진입 자체가 허락되지 않았다"고 부연했다.

그러면서 "폭우 속에서 긴급하게 중증장애인들이 안전하게 노숙할 수 있는 곳이 서울역 로비였다"며 서울역 역장에게 경위를 설명하고 긴급피난처 활용을 요청했다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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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경석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상임공동대표와 활동가들이 지난달 13일 오전 서울 혜화역에서 지하철 집회를 재개하며 장애인권리예산과 이동권 보장을 촉구하고 있다. [사진 출처 = 연합뉴스]

전장연은 "그럼에도 서울역 역장은 세 차례의 퇴거 요청서를 공문으로 전장연에 전달해 현장에서 접수받았다"며 "'추후 고소·고발하겠다'는 것이 서울역의 입장이라면 겸허하게 수용하겠다"고 덧붙였다.


전장연은 또 역사 내 음주에 대해서도 해명을 제시했다.

단체 측은 "서울역 로비에서 일부 회원들이 맥주 등 음주를 한 것을 사실"이라면서도 "철도공사가 집행부에게 제지를 요청해서 곧바로 음주하는 회원들에게 가서 음주하지 말 것을 요청하고 자리를 정리했다"고 강조했다.

이어 "철도공사가 집행부에게 음주를 금지해 달라고 요청한 시각은 밤 12시 이후였고, 12시 40분경 모두 정리됐다"며 "오전 2시에는 특별한 상황 없이 모두 잠자고 있음을 확인했다"고 부연했다.

그러면서 "음주로 인한 소동은 일어나지 않았다"며 "전장연은 내규를 통해 집단적으로 모인 상황에서 성차별과 권력관계의 위계에서 일어날 수 있는 상황과, 음주로 인한 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특별하게 교육도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전장연은 이날 오전 장애인 이동권과 장애인 권리 예산 확보를 촉구하며 서울지하철 4호선에서 출근길 시위를 벌였다.

단체는 이날 오전 8시 20분께 삼각지역에서 당고개 방향 열차에 올라 오전 9시 35분경 혜화역에 내릴 때까지 출입문을 막거나 승하차를 반복하는 식으로 시위를 벌였다.

서울교통공사는 이날 시위로 혜화역 기준 당고개 방향은 42분, 오이도 방향은 23분가량 지연된 것으로 판단했다.

[이상현 매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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