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오세훈표 복지실험 '안심소득' 닻 올렸다

입력 2022/07/04 17:32
수정 2022/07/04 20:13
중위소득 85% 기준액서
가구소득 차액 절반 지급
11일부터 현금으로 지원
1차 사업 500가구 선정

吳 "소외되는 사람 없이
내일의 희망 꿈꿀수 있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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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일 오세훈 서울시장(가운데)이 서울시청에서 열린 `서울 안심소득 시범사업 출범식`에서 시민들과 시범사업 출범을 알리는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이승환 기자]

오세훈 서울시장의 미래복지 모델인 '안심소득'이 오는 11일 지급을 시작으로 시범사업의 첫발을 뗀다. 지난 대선에서 여야 주요 후보들이 기본소득, 공정소득 등 새로운 소득 제도를 제안한 바는 있지만, 지방자치단체 차원에서 실제로 소득 제도에 대한 실험이 이뤄지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오 시장은 4일 서울시청 본청에서 '안심소득 시범사업' 출범식을 열었다. 출범식에는 안심소득 설계자인 박기성 성신여대 경제학과 교수를 비롯해 이번 시범사업의 대상으로 선정된 시민 300여 명이 자리했다.

안심소득은 소득과 재산 두 가지만을 기준으로 현금성 복지를 지급하는 새로운 복지 시스템이다.


현행 복지 제도가 생계급여, 주거급여, 기초연금, 청년수당 등 복지 수요층에 따라 다단화돼 있고, 신청 자격 기준이 엄격할뿐더러 복지 수요층이 자신의 자격 요건을 증명하기 위해 복잡한 서류 증빙 과정을 거쳐야 한다는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시작됐다.

오 시장은 이날 출범식에서 영화 '나, 다니엘 블레이크'를 예시로 들면서 "40년간 목수로 일하던 다니엘이 지병으로 일을 할 수 없는 상황이 되어 복지급여를 받기 위해 관공서를 찾았지만, 복지급여를 받기 위해서는 자신이 일을 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음을 처절하게 증명해야 했다"면서 "안심소득 제도는 복지가 사람의 자존감을 잃게 하지 않기 위해 고안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서울시 121만 저소득가구의 72.8%인 88만가구는 복지 혜택을 받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안심소득의 기본 모델은 '하후상박'에 있다. 서울시에서는 소득액이 가구 중위소득의 85% 이하이고, 재산이 3억2600만원 이하인 시민을 이번 시범사업 대상자로 선정했다. 대상자들은 자신의 소득과 기준소득인 중위소득 85%의 차액 절반을 서울시에서 현금으로 지급받게 된다.


예를 들어 소득이 전혀 없는 3인 가구는 중위소득 85%인 356만5500원에서 가구소득(0원)을 뺀 만큼의 절반인 178만2750원가량을 지급받게 된다. 이때 지급하는 금액이 '안심소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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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는 이번 시범사업을 위해 올해에는 우선 중위소득 50% 이하인 500가구를 선정했다. 2023년 시작되는 2단계 사업 때는 가구소득이 중위소득의 50~85%에 해당하는 300가구까지 사업 대상에 포함시키게 된다.

현행 복지 제도와 달리 소득과 재산 두 가지만을 지원 기준으로 삼은 만큼, 어느 정도까지를 복지가 필요한 소득층으로 볼 것인가란 문제가 지속적으로 제시돼 왔다. 이에 서울시는 중위소득 85%를 기준점으로 잡으면서 소득 하위 3분의 1에 해당하는 저소득층을 지원하는 효과를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서울시가 이날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1단계 참여 대상인 500가구 중 기초생활수급 가구가 34.4%, 차상위계층이 24.4%인 것으로 나타났다. 가구원 수를 기준으로는 1인 가구가 40%인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안심소득이 기존 현금성 복지 제도를 대체하는 원리인 만큼 시범사업 대상자들에게 지급되는 일부 현금성 복지는 지급이 중지된다. 서울시는 이날 참여자들에게 배포한 '서울 안심소득 시범사업 지원집단 참여가구 약정서'에서 "국민기초생활보장제도 생계급여 및 주거급여 현금 지급이 중지된다"고 명시했다.

안심소득 시범사업은 11일부터 2025년 6월까지 3년간 진행된다. 서울시는 이를 바탕으로 2027년 6월까지 연구를 분석해 안심소득의 효과성을 입증할 계획이다. 연구를 맡을 '안심소득 시범사업 연구 자문단'도 이날 발족했다. 자문단에는 박기성 교수 등 국내 자문위원 24명과 독일에서 소득 실험을 주도하고 있는 위르겐 슈프 독일경제연구소 교수 등 해외 자문위원 7명이 참여하기로 했다. 오 시장은 "소외되는 사람 없이 서울시민 모두가 자존감을 잃지 않고 내일의 희망을 꿈꿀 수 있는 미래 복지 시스템은 무엇인지, 안심소득 시범사업으로 그 가능성을 면밀하게 검증하겠다"고 말했다.

■ <용어 설명>

▷ 안심소득 : 서울시의 안심소득은 소득기준액을 중위소득의 85%로 삼고, 이 소득기준액과 저소득층 본인 소득 차액의 50%를 현금으로 지원한다. 예를 들어 소득이 전혀 없는 1인 가구의 경우는 중위소득 85% 소득인 165만3100원과 본인소득(0원) 차액의 절반인 82만6550원을 받게 되는 것이다.

[박제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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