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이재명 바통 이어받은 김동연, 이재명과 거리두기?

입력 2022/07/22 18:03
수정 2022/07/22 18:03
김동연 "청년·농민기본소득은 선택적 복지"
"보편·현금·정기성 등 전제돼야 기본소득"
주택 철학도 달라…김동연 "한때 소유아닌 주거 개념으로 생각"
"무주택자 주택 소유 욕구 등을 존중하면서 생각 바뀌어"
"이재명 임명 임기직 공무원·산하기관 간부 임기 보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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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연 경기도지사가 22일 수원시 경기도지사 공관에서 열린 오찬 간담회에서 언론인 질의에 답하고 있다. [지홍구 기자]

지난 대통령 선거에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현 국회의원)와 가치연대를 선언하고 러닝메이트로 함께 뛴 김동연 경기도지사가 이재명 의원이 경기도지사 시절 내놓은 이른바 기본소득 시리즈는 엄연한 의미에서 기본소득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발언해 주목된다. 김 지사는 이 의원이 시행한 기본소득 시리즈의 내용을 변경할 뜻이 없다면서도 '기본소득'은 아니라며 선을 그었다.

김 지사는 22일 경기도 수원시 경기도지사 공관에서 열린 언론인과의 오찬 간담회에서 이 같이 밝혔다.


김 지사는 이재명 의원이 경기도지사 시절 내놓은 '청년기본소득' '농민기본소득'에 대해 "기본소득은 보편성, 현금성, 정기성 등 5가지가 전제돼야 한다"면서 " 청년기본소득, 농민기본소득은 기본소득이란 명칭을 쓰지만 제한된 그룹을 대상으로 주기 때문에 사회적서비스에 가까운 선택적 복지"라고 선을 그었다.

그러면서 그는 예술인 수당 신설 의지를 밝혔다. 김 지사는 "가수 상위 1% 소득이 전체 가수 소득의 3분의 1"이라면서 "예술쪽 창작과 창의력을 진작시키고 싶다"고 했다.

다만 모든 예술인에게 지원하는 것이 아니라 "일부 타깃층을 할 수 밖에 없다"면서 제한적 지원을 시사했다. 예술인 수당을 신설하는 만큼 이 지사가 만든 기본소득 시리즈 용어를 변경할 의사가 있느냐는 질문에는 "명칭 변경을 고려하지 않겠다"고 했다. 그는 "사람이 바뀌었다고 이름 등을 바꾸는 것은 예측 가능성, 일관성, 안전성 측면에서 신중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보편적 지원 대상이 확대되면 기본소득 형태로 가는 것이라면서 "(기본소득 사업에 대해) 흑백·진영논리로 바라보지 말아 달라"고 당부하기도 했다.

김 지사는 지난해 쓴 저서 '대한민국 금기깨기'에서 부동산 문제에 대한 근본적 해결책으로 국토보유세를 언급하기도 했다.


부동산에서 발생하는 과잉 불로소득을 세금으로 걷는 국토보유세는 이재명 의원이 제안한 모델이기도 하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 김 지사와 이 의원의 부동산 정책적 노선이 같은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오기도 했다. 그러나 김 지사는 이날 간담회에서 "부동산 문제 때문에 대안이 될 수 있다 정도를 얘기한 것"이라면서 수위 조절에 나섰다.

주택에 대한 철학도 이재명 의원과 온도차를 드러냈다. 이재명 의원은 주택은 돈을 버는 투기 수단이 아니라 주거의 공간이 돼야 한다면서 경기도 기본주택을 그 대안으로 제시하기도 했다.

통계청 주택소유 통계(2018)에 따르면 경기도 475만 가구 가운데 44%에 달하는 209만 가구가 무주택 가구다. 이 가운데 취약계층, 신혼부부 등 약 8%의 가구가 정부지원 임대주택 혜택을 받고 있다. 경기도는 나머지 36%의 무주택 가구를 대상으로 하는 주거서비스가 필요하다고 판단하고 2020년 7월 기본주택을 제안했다. 경기도 기본주택은 무주택자 누구나 적정 임대료만 내면 30년 이상 거주 가능한 장기임대주택이다. 경기도는 도내 3기 신도시 주택 공급 물량의 50% 이상을 기본주택으로 공급해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김 지사는 "한때 부동산을 소유가 아닌 주거 개념으로 생각한 적 있다"고 털어놨다. 이재명 의원과 주택에 대한 인식을 같이한 적이 있다는 뜻이다.

김 지사는 "부동산 전체 거래중 20% 정도가 임대주택으로 거래돼 활성화 되면 소유 중심에서 주거 중심으로 바뀌지 않을까 생각했었다"면서 "그런데 그게 아니라고 생각하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부동산이 국민에게 주는 의미, 무주택자가 집을 가질려고 하는 욕구에 대한 인정과 존중 등 이런 생각을 하게 되다 보니 바뀌게 됐다"고 부연했다.

김 지사는 간담회에서 "나는 남경필도, 이재명도 아니다. 김동연이다"고 강조했다. 김 지사는 경제부총리 등 오랫동안 관료생활을 했지만 지난 대선때 첫 출마를 한 초보 정치인이다.

이러한 핸디캡을 딛고 여야 동수 구도가 된 경기도의회에서 어떤 정치력을 발휘할 수 있을지 궁금해 하는 언론인들에게 김 지사는 "선거과정에서 정치교체, 정치개혁을 주장했다. 정치력 발휘면에서 초자인지 모르지만 필요한 범위 내에서 제가 할 것은 다 하겠다"고 했다. 그는 "기존에 바람직하지 않은 것은 따라가지 않겠다. 나는 남경필도, 이재명도 아닌 김동연이다. 겸허하게 대화로 푸는 방법을 찾겠다"고 했다.

김 지사는 이재명 지사 시절 채용된 어공(어쩌다 공무원·임기가 정해진 공무원)과 도 산하 공공기관 간부들에 대해 인위적 구조조정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 지사는 "특별한 사유가 없는 한 공무원과 공공기관 (간부) 임기는 보장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겠다"고 강조했다.

[지홍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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