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두집 건너 한집인 1인가구, 62% "외롭다"…나랏님이 챙겨야 할 때 [스물스물]

입력 2022/07/30 08:08
수정 2022/07/30 08: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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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출처 = 연합뉴스]

"항상 외롭긴 한데 저는 그게 괴롭지가 않아요. 만약 제가 외로움을 느껴도 그걸 괴롭다고 생각하지 않는 거예요. 제가 이 외로움 때문에 어렵고 힘들고 그걸 느껴야 언제 외롭다고 느끼는지 말할 수 있지 않을까요."(40대 1인가구 인터뷰 응답. '서울시 1인가구 외로움·사회적 고립 실태와 대응전략'에서 발췌)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국내 1인가구는 716만 6000가구로 전체의 가구의 33.4%를 차지했다. 전년보다 52만 2000가구 늘어났으며, 1인가구가 700만명을 돌파한 것은 1980년 관련 통계를 집계한 후 처음이다. 결혼과 가정 등 전통적 제도에 대한 인식 변화로 이젠 두 집 건너 한 집은 홀로 살아가는 사람들인 것이다. 문제는 이들이 겪고 있는 외로움이 심각한 수준이라는 것이다.


단순히 외로움을 겪는 수준을 뛰어넘어 사회에서 고립되고, 우울증 등 정신질환으로 발전하는 수준도 적지 않다. 이처럼 개인적 문제를 넘어 사회 현상이 된 1인가구의 외로움을 놓고 정부 차원의 대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29일 서울연구원이 공개한 '서울시 1인가구 외로움·사회적 고립 실태와 대응전략'에 따르면, 조사에 참여한 1인가구 3000명중 62.1%는 외로움을 느낀다고 응답했다. 또 외로움과 사회적 고립을 동시에 겪는다는 응답은 12.8%로 나타났다. 세대별로는 중장년층(40~64세)이 14.4%로 가장 높은 수준이었고, 월 100만원 미만(18.1%)의 저소득층이 고립감을 더욱 느끼고 있었다.

외로움을 겪는 이들은 일상 생활에서 얻는 만족도도 충분치 않았다. '외롭다'고 응답한 이들의 16.3%는 현재 겪는 생활에 만족하지 않는다고 응답한 반면, 외롭지 않다는 응답자는 9.7%만이 불만족한 상태였다.

정신적 고통을 호소하는 이들의 비중도 무시할 수 없었다. 보고서는 1인가구의 사회적·정신적 건강유형을 4가지로 분류했다.


외로움만을 느끼는 외로움군은 45%였고, 사회적 고립 상태까지 발전한 고립군은 10%로 집계됐다. 우울증이나 자살 생각 등 정신건강 문제를 갖고 있는 외로움 우울군은 5%였다. 사회적으로 고립되면서 정신적 고통도 호소하는 고립우울군도 3%였다.

보고서는 1인가구가 겪는 외로움과 사회적 고립이 사회적 문제임을 지적하며, 이를 예방하기 위한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해외에선 정부 차원에서 이같은 문제를 파악하고 관리하는 나라들이 등장하고 있다. 영국은 2018년 '조 콕스 외로움 위원회'의 권고에 따라 체육·시민사회 장관을 외로움을 담당하는 장관으로 겸직 임명했다. '외로움 장관'은 데이터 분석을 통한 정책 기반을 구축하고 외로움 전략을 마련, 시민단체에 자금을 지원하는 역할을 수행했다. 일본은 지난해 고독부 장관을 첫 임명해 외로움에 대한 정책적 조치에 들어갔다. 북유럽 스타트업인 ’No Isolation’ 은 정부가 외로움 장관을 임명하도록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우리나라 역시 최근 지자체별로 고립된 시민들을 지원하는 정책이 등장하고 있다. 그러나 아직 정교한 정책을 추진하기 위한 기초연구가 충분치 않은 상황이다.

보고서는 외로움을 느끼는 이들에 대해 유형별로 각각 대책이 달라야 한다고 주장한다. 외로움군은 사회적 관계망을 형성하고 경제·일자리를 제공하는 방향이 필요하다고 봤다. 고립군은 사회적 관계망 형성에 소극적이고 스스로를 돌보려는 욕구가 있어, 건강관리와 생활안전과 관련된 정책이 필요하다고 했다. 외로움 우울군과 고립우울군은 마음검진 및 상담을 지원해야 한다고 했다.

[류영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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