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동학개미 악몽'된 주식…미리 팔아치운 前 대표 무죄, 왜? [이번주 이 판결]

입력 2022/08/06 07:02
수정 2022/08/06 07:48
항암치료제 결과 발표 전 주식 판 신라젠 신현필
法 "임상결과 미리 인식했다고 볼 증거 없어"

2년연속 적자 공시 전 매도한 제이에스티나 김기석
法 "영업손실액 증가 정보 이용했다 단정 못해"

'미공개 정보'와 '주식 거래'와 관계 증명이 관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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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연합뉴스]

최근 자신의 회사 주가가 폭락하기 직전 자사 주식을 매각한 '사장님'들이 잇따라 무죄를 확정받았다. 제약·바이오 기업 신라젠의 신현필 전 대표와 귀금속·핸드백 기업 제이에스티나의 김기석 전 대표가 그 주인공들이다. 이들은 미공개 중요정보를 이용해 주식 매매를 했다는 혐의(자본시장법 위반)로 기소됐지만, 법원은 관련 증거가 부족하다는 이유 등으로 해당 혐의를 인정하지 않았다.

대법원 제1부(주심 노태악 대법관)는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신현필 전 신라젠 대표에 대한 상고심에서 무죄를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고 지난 2일 밝혔다. 신 전 대표는 신라젠의 항암 치료제 '펙사벡'의 임상시험 결과가 좋지 않다는 미공개 정보를 미리 알고 보유 주식을 매각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신 전 대표는 펙사벡의 간암 대상 임상 3상 시험의 무용성 평가결과가 좋지 않다는 악재성 미공개 정보를 미리 알고 2019년 4월부터 7월께까지 보유 주식 16만주, 87억원어치를 매도해 64억원 상당의 손실을 회피한 혐의를 받았다.

그러나 법원의 판단은 달랐다. 1·2심은 "신 전 대표가 주식 매각 이전에 부정적인 임상시험 결과를 미리 인식했다고 볼 증거가 없다"며 "미공개 중요정보를 이용한 행위로 볼 만큼 특이한 매매 패턴을 보이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대법원도 원심 판단을 유지했다.

대법원 3부(주심 노정희 대법관)도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김기석 전 제이에스티나 대표와 제이에스티나 주식회사에 무죄를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고 지난달 25일 밝혔다. 제이에스티나 2대 주주인 김 전 대표는 2019년 2월 회사의 2년 연속 적자 실적 공시를 내기 전 본인이 보유한 주식을 대량으로 매도한 혐의로 기소됐다.


검찰에 따르면 그가 2019년 2월 1∼12일 시간외매매와 장내거래 등으로 팔아치운 주식은 모두 34만6653주 규모다. 김 전 대표의 대량 매도 마지막 날인 12일 장이 끝난 후 제이에스티나는 연간 영업손실액이 8억6000만원으로 전년보다 18배가량 늘었다고 공시했고, 이후 회사 주가는 약 한 달 만에 40%가량 급락했다.

그러나 법원은 줄곧 무죄 판결을 내렸다. 1·2심은 영업손실액 증가 같은 정보가 '악재성 중요 정보'에 해당하거나 그가 이를 이용했다고는 단정 짓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기관투자자의 대량 매도 등 주가 하락에 영향을 미친 다른 요인도 있었다는 취지다. 또 김 전 대표 측이 내부 경영보고회의 자료를 이용해 실적 악화를 예상하고 미리 주식을 처분했다는 검찰의 주장도 받아들이지 않았다. 대법원은 2심 판단에 문제가 없다고 판단하고 무죄 판결을 확정했다.

이를 두고 미공개 정보 이용 거래 사건은 검찰이 주식 매수·매도 매도 행위와 미공개 중요 정보 이용 사이의 관계를 신빙성 있는 증거로 입증했느냐 여부가 관건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한편, 미공개 정보 이용 주식거래 혐의로 기소된 두 전직 대표들이 무죄 판결을 확정받으면서 유사한 다른 자본시장법 위반 사건들에도 영향이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이윤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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