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월 서울 서대문구 신촌 연세로 `차 없는 거리` 에서 시민들이 파라솔 아래에서 햇볕을 피하며 담소를 나누고 있다. [사진 출처 = 연합뉴스]
서대문구청이 올 연말 내 신촌 연세로 '차 없는 거리' 폐지를 추진하는 가운데 인근 지역 학생들이 이를 반대하는 행동에 나섰다. 구청 측과 신촌 지역 상인들은 연세로 차 없는 거리 폐지를 주장하고 있는 반면에 대학생들은 이들 지역의 순기능에 더 주목하고 있다.5일 대학가에 따르면 최근 연세대·서강대·이화여대 총학생회 비상대책위원회는 '연세로 대중교통전용지구 및 차 없는 거리 폐지 대응을 위한 신촌지역 대학생 공동행동'을 조직한 것으로 알려졌다. 각 대학은 소속 학생들에게 차 없는 거리에 대한 의견을 수렴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서대문구는 신촌 연세로는 신촌 지하철역에서 연세대 정문에 이르는 구간을 2014년 서울시 최초 대중교통전용지구로 개통해 운영해왔다.
주말엔 차 없는 거리로 운영되며 매주 금요일 오후부터 일요일까진 버스 등 모든 차량의 진입을 통제했다. 이를 활용해 신촌 연세로에선 물총축제, 맥주 축제, 거리 음악 축제 등 다양한 공연과 전시 등 각종 문화행사가 진행됐다.
서대문구는 이번에 새로 취임한 이성헌 서대문구청장의 주요 공약 중 하나인 연세로 차 없는 거리 교통 개선 작업에 착수한 상태다. 지난 6월 '서대문구청장직 인수위원회'는 결과보고회를 통해 '신촌 연세로 차량 통행 전면 허용 및 교통 혁신 방안 조기 추진'을 건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인수위 측은 경찰청·서울시와의 협의를 통한 올해 연말 연세로 전면 개방을 제안했다.
차 없는 거리 폐지로 교통 혼잡 개선 등이 기대되고 있다. 신촌 연세로는 그동안 대중교통전용지구로 일반차량은 진입할 수 없어 대신 이면도로 등으로 불편하게 통행해야 했다.
이에 더해 연세로 이면도로 등 일대 골목의 혼잡도 완화로 시민들의 안전 우려가 해소될 수 있으며, 연세대 삼거리와 신촌 로터리 일대 차량흐름에 긍정적 변화가 일어날 수 있다. 지역 상인들과 주민은 상권 활성화 등을 이유로 연세로 대중교통전용지구와 차 없는 거리 폐지를 찬성하는 입장인 것으로 전해졌다.
대학가는 신촌 차 없는 거리 폐지로 보행자 관련 문제 등이 더 많아질 것으로 예상해 반대하고 있다. 연세로 보행자 안전이 위협받을 수 있으며, 차량 소음 공해도 문제가 될 수 있다. 이와 함께 일반 차량 진입이 허용돼 차량 정체로 인해 대중교통 이용이 불편해지며, 축제, 버스킹 등 문화생활 공간 축소가 불가피해진다는 전망이다.
서대문구청 관계자는 "차 없는 거리 폐지를 위한 의견 수렴 등 절차에 들어간 상황"이라며 "지역주민, 서울시, 경찰 등 관계기관과 협의가 필요한 부분"이라고 말했다.
[한상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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