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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기사 이렇게 읽어요] 반도체 칩4동맹 가입해야 하나, 美주도로 추진…中보복 걱정돼

입력 2022/08/08 17:01
수정 2022/08/08 17:12
◆ 경제신문은 내친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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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오른쪽 셋째)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지난 5월 20일 경기 평택 삼성전자 반도체 공장을 방문해 직원 설명을 듣고 있다. [매경DB]

지난달 27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영상으로 만난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미국에 220억달러(약 28조8000억원) 규모의 추가 투자를 약속했습니다. 신규 투자액 가운데 절반 이상인 150억달러(약 20조원)는 반도체 분야에 쓰일 예정입니다. 투자금을 활용해 미국 대학교의 반도체 연구개발을 지원하고, 메모리 반도체 첨단 패키징 제조시설을 새로 설립하기로 했습니다. 삼성전자 역시 미국 텍사스주 테일러시에 170억달러(약 23조원)를 투자해 반도체 위탁생산 공장을 짓기로 한 상황입니다. 반도체는 자동차와 가전제품은 물론 일반 제조업에서 군수산업까지 널리 쓰입니다. 이런 가운데 미국 정부는 한국에 대만, 일본과 함께 반도체 동맹, 이른바 '칩4 동맹'을 제안하고 있습니다.


Q. '칩4 동맹'이란 무엇인가요.

A. 미국 주도로 한국, 일본, 대만 4개국이 안정적인 반도체 생산·공급망 형성을 목표로 추진 중인 동맹입니다. '칩'은 반도체를, 숫자 '4'는 총 동맹국의 수를 의미합니다. 미국에는 인텔, 퀄컴, 엔비디아 등 대표적인 팹리스(반도체 제조 공정 중 설계 전문) 기업들이 있고, 대만 TSMC와 한국의 삼성전자는 파운드리(팹리스 업체가 설계한 반도체를 생산해 공급하는 업체) 분야에서 세계 1~2위를 다투고 있습니다. 일본은 반도체 소재 시장에서 큰 비중을 차지합니다.

4개국은 전 세계 반도체 장비의 73%, 파운드리의 87%, 설계 및 생산의 91%를 장악하고 있습니다. 일본과 대만은 미국에 가입 의사를 전달했고 우리나라는 이달 말까지 칩4 동맹 참가 여부를 결정할 계획입니다.

Q. 칩4 동맹 가입 필요성은 뭔가요.

A. 칩4 동맹은 미국 주도로 진행되는데 한국은 메모리, 일본은 장비와 소재, 대만은 비메모리 분야를 맡아 반도체 공급망을 관리합니다.


지난달 27일 미국 상원은 미국 반도체 업계에 520억달러(약 68조원)의 보조금을 지원하는 '반도체·과학법(Chips and Science Act)'을 통과시켰습니다. 앞으로 미국에 반도체 공장을 짓는 기업은 25% 세액공제를 받습니다. 미국에 대규모 투자를 결정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많은 세제 혜택을 받는 것이죠.

만약 한국이 칩4에서 빠지면 미국은 한국의 반도체 생산 라이벌인 대만과 밀착해 한국 기업은 수주에 차질이 생길 수 있습니다. 미국 반도체 설계회사들이 하도급을 주면 한국과 대만 기업들이 위탁생산하는 식으로 이뤄지기 때문이죠.

Q. 칩4 동맹에 가입하면 부작용도 있다던데.

A. 미국이 추진하는 반도체 지원법에 따르면 보조금을 받는 기업은 향후 10년간 중국을 포함한 비우호국가에 반도체 투자를 할 수 없습니다. 특히 중국 당국은 공개적으로 한국이 칩4 동맹에 가입하면 반도체 수입 제한 같은 보복을 가할 것이라고 위협하고 있습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전체 매출에서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각각 30%가 넘고 중국은 한국 전체 반도체 수출의 40%를 차지하고 있어 중국의 반발 우려가 큽니다.

Q. 한국은 칩4 동맹에 가입할까요.

A. 한국은 미국과 중국 사이에서 고심 중입니다. 지난 1일 외교부가 발표한 업무보고에는 정식으로 '반도체 공급망 협력 대화'라는 표현을 썼습니다. 기존 칩4를 공식 용어로 사용하면 마치 4개국이 반도체 관련 장벽을 세우는 것처럼 보이는 것을 우려한 것이죠. '반도체 동맹'이라는 표현도 제외했습니다. 이는 대만을 독립 국가로 인정한다는 점에서 중국 반발을 살 수 있기 때문입니다.

미국은 한국의 칩4 참여 여부와 관련해 예비 회동을 제안했고 정부는 조만한 공식 의사를 전달할 예정입니다.

[문형원 경제경영연구소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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