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람 잡은 반지하…서울시 "주거용 금지 건의"

김동은 기자, 권한울 기자
입력 2022/08/10 17:42
수정 2022/08/10 19:46
반지하 주택 일몰제 추진
창고·주차장 전환때 인센티브

외신선 'banjiha' 인용해 보도
◆ 수도권 폭우 피해 ◆

사상 최악의 집중호우로 반지하 주택 거주민의 피해가 잇따르자 서울시가 반지하 거주를 전면 금지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10일 서울시는 "건물의 지하·반지하를 주거 용도로 사용하지 못하게 하는 내용을 건축법에 명시할 수 있게 정부와 협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지금도 건축법에는 '상습 침수 지역' 등 건축물의 지하층을 주거용으로 사용하는 것이 부적합하다고 인정될 경우 지방자치단체장이 주택 건축허가를 제한할 수 있도록 돼 있지만 이를 한층 강화하겠다는 것이다. 서울 시내에는 2020년 기준 전체 가구의 5% 수준인 약 20만가구가 지하·반지하에 살고 있다. 아울러 시는 '반지하 주택 일몰제'를 추진한다.


기존에 허가된 지하·반지하 건축물에 10∼20년의 유예 기간을 주고 순차적으로 주거용 지하·반지하 건축물을 멸실시키겠다는 뜻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현재 거주 중인 세입자가 나간 뒤에는 더는 주거용으로 사용하지 않도록 비주거용 용도 전환을 유도하고 이 경우 건물 주인에게 인센티브를 주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근린생활시설, 창고, 주차장 등 비주거용으로 전환할 경우 리모델링을 지원하거나 정비사업 추진 시 용적률 혜택을 주는 등의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국토교통부는 서울시의 제안에 대해 "전국 모든 지역의 반지하를 한꺼번에 금지하는 것이 맞는지 논의가 더 필요하다"며 "반지하에 거주할 수밖에 없는 주민들의 이해관계가 걸려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반지하 주택이 많은 노후 빌라 지역을 개발해 고층 주거시설을 만드는 것이 근본적 해결책이라고 조언했다.


제해성 아주대 명예교수는 "반지하는 가격이 싸고 도심에 위치했다는 장점 때문에 안전에 문제가 있어도 거주하려는 수요가 있는 것"이라며 "안전하면서도 가격이 싼 도심 주택을 제공하려면 용적률을 높인 고밀도 도심 개발 외에는 방법이 없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 8일 서울 관악구 신림동 반지하 주택에서 일가족 3명이 쏟아지는 폭우로 인해 미처 빠져나오지 못하고 참변을 당한 것과 관련해 주요 외신이 한국의 독특한 주거 형태인 '반지하'를 비중 있게 다뤘다.

외신은 반지하를 영어로 'semi-basement'(준지하실) 또는 'underground apartment'(지하 아파트)라고 설명하면서 한국어 발음을 그대로 옮긴 'banjiha'라는 표현을 쓰기도 했다.

[김동은 기자 / 권한울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