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디지털 성범죄 절반이 SNS로 유통"

이진한 기자
입력 2022/08/10 17:45
수정 2022/08/11 09:25
서울디지털성범죄안심지원센터
초대 센터장 맡은 이효정씨


영상물 삭제·수사·상담 등
피해자 대상 종합 서비스 제공
출범 4개월 만에 3000명 지원
"남성 피해자도 7.4%나 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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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월 개관한 서울디지털성범죄안심지원센터는 디지털 성범죄 피해자에게 영상물 삭제를 포함해 수사·법률, 심리·치유 등 지원책을 통합 제공하고 있다. 센터는 개관 후 지난달까지 약 4개월간 162명에게 3041건의 피해자 지원 서비스를 제공했다. 또한 그 과정에서 경찰과 협업해 총 5건의 범죄 사건에 대한 가해자 검거를 이끌어냈다.


이효정 서울디지털성범죄안심지원센터장(사진)은 "디지털 성범죄는 현재 만 6세 이상~만 13세 미만 아동부터 60대에 이르기까지 전 연령대에서 발생하지만 주요 피해자·가해자 연령층은 점점 더 낮아지고 있다"며 "센터에 접수된 피해 지원 요청 사례를 살펴보면 남성 피해자 비율도 7.4%로 적지 않아 '누구라도 디지털 성범죄 피해자가 될 수 있다'는 사회적 공감대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 센터장은 디지털 성범죄의 큰 문제점으로 한 번의 범행으로도 추가 피해가 장기간 반복적으로 지속될 수 있다는 점을 꼽았다. 실제 디지털 성범죄 관련 지표는 시간이 지날수록 증가하는 추세다. 한국여성인권진흥원에 따르면 국내 디지털 성범죄 피해 발생 건수는 2018년 2289건에서 2021년 1만353건으로 집계되며 3년 만에 4.5배 이상 폭증했다.

센터의 주요 활동축으로 지지 동반과 피해 지원 설계 서비스가 꼽히는 까닭이다. 센터는 구성원 13명 중 5명을 서울디지털성범죄 피해지원관으로 임명해 디지털 성범죄 피해자의 일상 회복을 일대일 전담 방식으로 돕고 있다. 이들은 피해자 성향과 피해 유형에 따라 개인 맞춤형 지원책을 설계한다. 수사·법률과 전문 상담, 디지털 성범죄 피해 자료 삭제, 물리적 성폭력 등에 따른 전문 의료 서비스, 취업 지원 등 생활 지원 서비스 등이 여기에 해당한다. 서울시 네트워크를 활용해 관련 업무를 전담 기관에 연계하는 방식이다. 지난달에는 피해자가 재취업한 사례도 보고됐다.

디지털 성범죄 피해 자료를 삭제하는 일은 센터의 또 다른 활동축이다.


현재 5명으로 구성된 삭제지원팀은 피해 촬영물 유포 상황을 수기로 파악해 관련 콘텐츠가 올라온 사이트 등에 직접 삭제를 요청하고 있다. 삭제 요청 빈도는 성인 사이트가 약 43.5%로 가장 많지만, 사회관계망서비스(SNS)도 41.1%에 달할 만큼 피해 사례가 다수 발생하고 있다. 그중에서도 디지털 성범죄 판단 기준이 한국과 다른 국가에서 서버를 운영하는 경우 문제시되는 콘텐츠가 제대로 지워지지 않아 법적 사각지대가 나타나고 있다.

센터는 디지털 성범죄 특성상 단순히 유포 피해만 발생하지 않고, 이를 매개로 한 협박·스토킹 등 추가 범죄가 연계되는 만큼 이를 근거로 협조를 요청하고 있다.

서울기술연구원과 협업해 이르면 내년 상반기에 도입할 '인공지능(AI) 삭제 지원 기술'의 현장 접목을 기대하는 배경이다. 센터는 지난달부터 자체 시스템에 더해 경찰청 국가수사본부가 개발·운영 중인 '불법 촬영 추적 시스템'을 활용해 디지털 성범죄 피해 영상물을 삭제하고 있다. 그러나 AI 기술이 도입되면 기존의 수작업을 대체해 영상·오디오·텍스트 데이터를 기반으로 범죄 콘텐츠를 24시간 내내 자동 검출·삭제할 수 있어 효율성 향상을 기대할 수 있다.

이 센터장은 센터의 향후 과제로 메타버스 등 새로운 디지털 플랫폼 등장으로 빠르게 진화하는 범죄 양상에 대응하는 것을 꼽았다. 동시에 피해자 지원 플랫폼으로서 일선 지방정부에서 제공하는 피해자 지원 서비스의 정책 효율성을 높이겠다고 설명했다.

[이진한 기자 / 사진 = 한주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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