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서울시 부랴부랴…강남역·도림천 빗물저류시설 다시 추진

입력 2022/08/10 17:53
수정 2022/08/11 09:51
市 '사후약방문' 대책

침수취약지역 공사 마무리 된
강남·동작·관악 폭우 못견뎌

100년 빈도 강우도 견디도록
배수용량 시간당 110㎜로 확대
빗물 펌프장 등 총 3조원 투입

故박원순 시장때 축소됐던
빗물터널 6곳 만들어 폭우대비
◆ 수도권 폭우 피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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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일 서울 지역을 강타한 폭우가 잠시 소강 상태에 접어든 사이 새마을운동중앙회 자원봉사자를 비롯한 군·관 관계자들이 집중호우로 큰 피해를 입은 서울 동작구 남성사계시장에서 침수 피해 복구 작업을 하고 있다. [박형기 기자]

10일 오세훈 서울시장이 도시의 치수관리 능력을 대폭 상향시키겠다고 발표한 것은 시간당 100㎜를 훌쩍 넘는 집중호우로 서울 강남·동작·관악구 일대가 큰 침수 피해를 입은 데 따른 대책이다. 하지만 대책 중 상당수가 2011년 서울의 집중호우 피해 직후 학계를 중심으로 지적됐던 사항이어서 이번 발표가 '사후약방문'이 아니냐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이날 오 시장이 내놓은 수방 대책은 빗물 배수시설의 수용 규모를 확대하고 대형 저수시설을 확충하는 것으로 요약된다. 우선 배수시설의 시간당 처리용량을 현재 95㎜ 기준에서 최소 100㎜로, 상습 침수 피해가 발생했던 강남 지역은 110㎜로 상향한다.


기존에는 30년 빈도로 내릴 수 있는 강우에 대비한 것을 최대 100년 빈도 강우를 견딜 수 있도록 바꾸는 것이다.

또 2011년 이후 중단됐던 상습 침수지역 6곳에 대한 빗물저류시설 건설을 재추진한다. 강남역과 도림천 일대, 광화문 일대 등에 설치될 예정으로 총 1조5000억원이 투입된다. 서울시는 2011년 폭우 피해를 입고 난 뒤 강남역을 비롯한 침수가 잦은 7곳에 대심도 저류배수시설 설치를 추진했다.

그러나 박원순 전 시장 재임 당시 이 계획은 백지화돼 양천구 신월배수시설을 제외한 6곳에는 설치되지 않았다. 오 시장은 "대심도 시설의 유효성은 금번 폭우 사태에서 명확하게 드러났다"며 "32만t 규모의 저류 능력을 보유한 신월 시설이 건립된 양천 지역의 경우 침수 피해가 전혀 발생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서울시는 기존 하수관로를 정비하고 소규모 빗물저류조와 빗물펌프장 등을 서울 곳곳에 설치할 예정이다. 강남역과 도림천, 광화문 일대 시설은 2027년 완공을 목표로 하고 사당동과 강동구, 용산구 일대는 2030년까지 설치할 예정이다. 치수 대책에는 총 3조원이 투입된다.


서울시는 이를 위해 재난기금 등 관련 재원을 즉시 투입하고 필요할 경우 지방채 발행도 고려하고 있다. 오 시장은 "대심도 터널공사는 대규모 재정 투자가 필요하고 현재와 미래 세대를 위한 중장기적 투자 사업"이라며 "정부에는 국비 지원을 요청했고 이에 대해 대통령 주재 회의에서 긍정적인 답변을 받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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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시간당 100㎜를 넘는 집중호우를 배수시설이 견디지 못한 게 이번 서울 침수 피해의 주된 원인인데, 이는 10여 년 전부터 지적이 나온 것이다.

서울시는 2011년에도 비슷한 규모의 집중호우로 물난리를 겪은 만큼 배수 능력 상향과 시설 확충은 늑장 행정이라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실제로 우면산 산사태로 수십 명의 인명 피해를 입은 2011년 중부권 폭우 사태 당시 서울 일부 지역에서는 시간당 최대 113㎜의 폭우가 쏟아졌다. 당시에도 학계에선 시간당 100㎜ 이상의 폭우에 대응할 수 있는 시설 확충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서울연구원은 2011년 8월 '기상이변에 대응한 서울의 수해방지전략' 보고서를 내놓으며 "약 50년 빈도의 시간당 100㎜ 강우량에 대한 침수 피해 방지를 목표로 하수관거 용량 확대, 저류시설 확충, 저지대 상습 침수지역 정비 등을 추진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그러나 서울시는 2011년과 2016년 수해 방지 대책을 발표하며 시간당 85~95㎜ 기준을 삼은 바 있다. 이러다 보니 수방 능력 상향과 시설 설치가 완료된 곳조차 이번 집중호우에 피해를 입을 수밖에 없었다.

강남·동작·관악구 등 피해 강도가 높은 지역은 앞서 침수취약지역으로 선정돼 관련 공사가 마무리 과정에 있다. 비 피해가 집중됐던 동작구의 시간당 최대 강우량은 141.5㎜에 달했고 강남구와 서초구 역시 각각 116㎜, 110㎜로 시간당 최대 강우 처리 용량인 85㎜를 훌쩍 넘어섰다.

서울시 내 침수취약지역 34곳 중 지난달까지 30곳에 대한 방재시설 확충·정비 사업이 마무리됐지만, 방재 대응력을 거뜬히 뛰어넘는 비가 쏟아지니 그간의 대비책이 무용지물이 될 수밖에 없었다.

전문가들은 수방 대책을 장기적 관점에서 접근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박선규 성균관대 건설환경공학부 교수는 "수해 방지 시설 등은 시민 안전과 연관된 만큼 100~200년을 내다보고 설계해야 한다"며 "도시계획 시 안전과 관련된 기준은 다소 보수적으로 삼고 최대한의 투자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류영욱 기자 / 박제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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